사람 중심인가? 직무 중심인가?

사람 중심의 인사
일제 강점기가 끝나자 마자 6.25 전쟁으로 부존 자원이 없는 우리나라는 전 세계에서 가장 못사는 나라 중 한 곳이었다. 1950년대와 1960년대에는 먹고 사는 것이 최대의 목적이었다.
정부 중심의 경제개발 5개년 계획이 추진되며, 한국의 기적이라는 경제성장을 이룩했다.
여기에는 정부의 길고 멀리 바라본 정책, 나는 배운 것 없지만 자식만큼은 가르치겠다는 부모, 무에서 유를 창출한 기업가 정신, 무엇보다도 근면 성실과 인내와 희생의 근로자가 있는 기업이 있었다. 지식, 기술과 경험이 없던 직원들을 고용해 배워 일하면서 이끌어낸 산업화가 지금의 경제적 풍요로움을 누리게 하는 기초가 되었고, 세계 무역 10위를 달성했다.

우리나라가 전자, 철강, 화학, 조선, 자동차, 기계 사업에서 경제 성장을 하는 과정은 철저한 Catch up(따라잡기) 전략이었다. 그리고 2000년까지 우리의 인사제도는 철저한 사람 중심의 인사제도였다. 정부와 대기업 중심의 노동시장에서 젊은 노동력, 조직 응집력, 팀워크로 높은 생산성을 이끌어갔다. 평생 직장의 집단주의 문화와 고성장 경제에서 선배에 의한 후배 지도가 강한 고용 안정 및 결집력을 강화하였다.

사람 중심의 인사제도 특징을 10가지로 살피면 다음과 같다.
1) 공채 중심의 신입사원 채용과 배치로 ‘내 직원은 내가 채용하여 키운다’는 생각이 강함
2) 신입사원의 채용 기준으로 인성과 태도를 중시
3) 남성 중심의 상명하복의 문화
4) 개인 적성과 전문성보다는 회사 주도의 배치 이동(스페셜리스트 보다 제너럴리스트)
5) 기수와 철저한 직급(계급) 문화
6) 개인의 창의와 성과보다는 집단의 성과 중시
7) 회사 주도의 계층별, 직무별, 글로벌 교육의 강화
8) 연봉과 복리후생에 개인 성과 차등 보다는 연공 비중이 높음
9) 승진 시, 개인 성과 결과물 못지않게 고려되는 근속 기간 반영
10) 정(情)의 문화와 노동 시장의 경직

사람 중심의 인사는 ‘사람이 경쟁력이고 답이다’란 철학으로, 역량 있는 인재를 선발하면 스스로 기회와 과제를 만들어 성과를 창출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리더는 올바른 방향과 의사결정을 하고, 팀워크와 협업이 중요하다.
선배에 의한 지도와 실행이 강한 특징이 있다.

직무 중심의 인사
편의점에서 아르바이트 직원을 구하는데 어떤 기준으로 선발할 것인가? 근면 성실은 기본이고 제품의 종류와 위치를 알고, 진열, 재고조사, 계산 등의 직무를 할 수 있는 직원이라면 금상첨화일 것이다. 조금은 단순한 일이기 때문에 아무 것도 모르지만 가르친다는 생각으로 성실한 직원을 선발할 수 있다. 하지만, 이력서에 아르바이트 경험이 있고 해야 할 일에 대해 명확하게 설명하며, 이전 편의점 사장의 추천까지 있다면 어떻게 하겠는가?

중소기업에서 대기업으로 갈수록 직무가 더 세분화된다.
직무의 전문성이 기업의 경쟁력이 된다. 국내에서의 경쟁이 아니고 글로벌 경쟁우위 전략으로 제품과 서비스의 품질과 디자인, 가격, 납기, 생산성 등의 경쟁력이 성장과 생존을 결정한다.
이제는 전문성을 가진 우수인재들의 창의성이 제품과 서비스의 경쟁력과 초 일류기업의 조건이다.

직무 중심의 인사제도 특징을 10가지로 살피면 다음과 같다.
1) 직무 중심의 수시 경력 채용과 배치
2) 직무별 경력 개발과 전문가 육성
3) 남녀 구분 없는 수평 문화
4) 직무에 대한 차별적 가치와 직무 성과에 따른 보상의 차별
5) 직무 담당자의 개성과 전문성 존중
6) 직무 중심의 역할과 책임 강조
7) 집단의 성과 보다는 개인의 창의와 성과 중시
8) 개인의 역량, 성과에 따른 선별적 교육과 자기 주도의 육성 심화
9) 평가, 승진, 연봉, 복리후생의 시장 가치에 따른 차등 심화
10) 성장과 전문성이 이직의 주요 요인

직무 중심의 인사는 기본적으로 해야 할 일이 무엇인가를 정하고 이에 가장 적합한 인재를 찾아 배치하고 성장하도록 하는 것이다. ‘직무의 가치가 다르면 보상도 달라야 하며, 같은 직무를 수행하면 보상 수준도 같아야 한다’는 생각이 깔려있다. 직무에 대한 분류와 직무 가치를 평가하는 기준을 설정하여 직무평가를 실시하는 것이 기본이다.
직무평가 후 직무 단계를 정해 단계별 채용, 배치, 교육, 평가, 승진, 보상, 이동 등이 추진되도록 해야 한다.

사람 중심에서 직무 중심으로의 변화는 시작되었다.
대부분 중소기업의 채용은 입사하여 바로 현장에서 일할 수 있는 경력사원을 선호한다.
해야 할 직무가 있고 이를 수행할 적합한 인재를 선발한다.
직무 중심의 변화는 대기업 인사제도를 보면 확연하게 느낄 수 있다.
① 그룹 공채 중심의 특정 시기에 대규모 신입사원을 채용하던 대기업의 채용 방식은 직무 기반의 수시채용으로 변한 지 오래이다.
② 2~3년 한 직무에 근무하고 다른 직무로 이동하는 ‘직무순환제도’를 운영하는 국내 대기업은 없다.
③ 인재육성에 있어서도 전 직원의 상향 평준화 교육을 실시하기 보다는 일정 역량이나 성과를 보유한 특정 직원에 대한 선발형 교육이 대세이다. 직무 전문가 육성으로 직무별 단계에 따른 지식 경험 자격 등을 정해 체계적으로 육성과 심사를 진행한다.
④ 평가도 목표와 결과물 중심의 기록에 의한 투명하고 공정한 평가로 가고 있다.
‘성과 있는 곳에 보상 있다’는 논리로 성과가 높은 조직과 개인에 대한 보상의 차별화가 크다.
특히, 직무에 대한 가치에 따라 보상이 다른 직무급을 도입하는 추세이다.
⑤ 연공 중심의 직급체계는 단순화로 가며 연공서열의 승진제도는 직무 역량과 성과 중심으로 획기적으로 변화되고 있다.

아직도 많은 중소기업은 직원 한 사람이 해야 할 직무의 범위가 넓고 다양하다.
한 직무에 전문성을 쌓고 성장해 가기 보다는 여러 직무를 경험하며 관리자와 경영자로 성장해야 한다. 선배에 의한 후배 지도가 매우 절실하다. 직무중심의 인사제도의 방향은 옳으나 조직과 직원의 성숙도가 받쳐주지 못하는 상황인 곳이 많다.
중소기업이 중견기업으로 성장하면서 사람 중심의 인사는 자연스럽게 제도의 틀을 구축하며 직무중심의 인사로 전환될 것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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