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년차 재경 담당자의 조직문화 입문기

제목을 보고 이런 생각을 하셨을지도 모르겠어요.

 

재경 담당자가 웬 조직문화…?

그리고 왜 인살롱에…?

 

긴가민가 하는 마음으로 혼자 조직문화 스터디를 시작한 게 작년 9월이네요. 관련된 책들을 읽고, 사내 칼럼을 쓰고, 일터의 변화를 위해서 제가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고민하면서 조직과 사람에 대한 나름의 관심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저는 조직문화에 대한 올바른 이해와 관심이 모든 직장인들의 필수교양이 되어야 한다고 믿습니다. 구성원으로서 조직의 문화적인 전환을 소화하고 이끌어가는 능력이 특정 업무에 대한 전문성만큼이나 중요하고 독립적인 역량 중 하나로 조명 받아야 하는 시대가 되었다고 생각해요.

앞으로 이 공간에서 나누게 될 이야기들을 통해서 조직의 리더도, HR담당자도 아닌 저 같은 보통의 직장인들이 조직문화라는 주제에 더 많은 관심을 갖게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습니다. 첫번째 글이니 만큼, 오늘은 제가 이런 생각을 갖게 된 과정에 대한 얘기를 조금 해보려고 합니다.

 

 

제가 7년의 직장생활을 통해서 경험한 조직문화는 항상 일과는 동떨어진 주제였습니다. 그저 일하는 데 지장이 없도록 관리해 줘야 할 대상, 또는 업무에서 비롯된 피로감을 조금 덜어주는 정서적인 보상의 영역 정도로 여겨지는 게 보통이었죠.

그런 저에게 완전히 새로운 관점을 갖게 해준 건 스터디 첫 번째 책으로 읽었던 김성준 교수님의 「조직문화 통찰」이었습니다. 조직문화는 회사가 전략을 수행하는 데 걸림돌이 되는 비이성적인 요소가 결코 아니며, 오히려 일하는 방식을 좌우하고, 좋은 전략을 싹 틔우는 조직의 토양과 같다는 이야기를 처음 접했습니다. 그동안 복지, 조직진단, 소통행사 같은 피상적인 단어들을 통해서 이해해왔던 조직문화라는 단어의 무게감을 다시 한번 생각해보게 된 계기가 되었어요.

 

조직문화는 기업이 자신의 사업을 실행하는 방식을 결정짓는 가치관, 신념, 가정 등의 복합체다.

– 경영전략 학자 제이 바니 (Jay Barney)

 

실제로 기업문화를 핵심 동력으로 시장에서 탁월한 성과를 만들어내고 있는 회사들이 있다는 것도 알게 됐습니다. 이미 저에게도 너무 익숙한 넷플릭스나, 토스의 운영사인 비바리퍼블리카 같은 곳이 아주 핫 하더군요.

그들은 직원들의 자율적인 몰입과 혁신적인 성공의 비밀이 자유와 책임을 강조하는 자신들의 기업문화에 있다고 말하고 있었습니다. 수백만 불이 넘는 시나리오의 입찰을 담당자가 최종 결정한다거나, 직원들이 자발적으로 모여서 회사 대표도 반대한 재난지원금 서비스를 이틀 만에 런칭해 냈다는 등의 이야기는 항상 회사에서 시키는 일을 하고, 리더의 의사결정을 기다리는 데 익숙한 저에게 너무나 흥미롭게 다가왔어요. 조직문화가 회사의 일하는 방식과 전략을 결정짓는다는 책 속의 이야기를 현실에서 아주 뚜렷하게 증명하고 있는 것 같았습니다.

 

“통제가 아닌 맥락으로 직원들을 이끄는 데 초점을 맞추는 기업문화 덕분에, 우리는 지속적으로 성장하며 세상이 변하는 속도에 맞춰 같이 변화를 모색할 수 있었다.”

– 넷플릭스 CEO 리드 헤이스팅스, 책 「규칙없음」

 

“토스팀에게 문화는 생존 전략이자 동시에 승리 전략입니다.”

– 토스 조직문화 담당자의 토스피드 인터뷰

 

두 회사가 내세우는 가치를 단순한 채용 브랜딩 정도로 치부하는 사람들도 많은 듯했습니다. 하지만 저는 그들의 일관된 메시지와 사업을 통해 보여주는 행보에서 진정성을 느꼈던 것 같아요. 특정 회사를 찬양하려는 의도는 없습니다. 다만 그동안 ‘직장생활은 다 거기서 거기’라는 말을 진리처럼 믿고 지내왔는데, 그게 아닐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처음으로 하게 되었다는 점에서 이 두 회사의 이야기는 저에게 큰 의미가 있었어요.

 

 

세간의 주목을 받는 조직문화 성공사례들을 하나씩 접하다 보니 지금 다니고 있는 직장의 모습과 자꾸만 비교를 하게 되었습니다. 좀 더 경쟁력 있는 문화와 리더십을 경험해보고 싶다는 욕심이 들기 시작했어요. 게다가 당시에 스터디를 하며 읽은 책들은 하나같이 전통적인 관료조직의 수직적인 문화는 더 이상 생존하기 어렵다는 이야기를 하고 있었습니다.

 

지난 산업화 시대에 성공을 견인한 관료제는 이제 더 이상 효과적인 성장 동력으로 기능할 수 없습니다.

– 에이미 에드먼슨, 책 「두려움 없는 조직」

 

테일러리즘의 수명은 그 끝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이미 많은 기업인들이 근 한 세기 이상을 지배한 패러다임이 더 이상 실질적인 성과를 가져다주지 않고 조직 구성원에 대한 동기부여를 제대로 하지 못한다는 것을 여실히 느끼고 있다.

– 장재웅, 상효이재, 책 「네이키드 애자일」

 

수직적인 문화는 더 이상 지속될 수 없다.

– 김성남, 책 「수평조직의 구조」

 

마치 지금 당장 회사를 옮겨야 한다고 말해주는 것 같았어요. 하지만 이직이 뭐 쉽나요. 그냥 적당히 먹고 사는 데 문제만 없다면 커리어에 특별한 욕심이 없던 저였는데, 뒤늦게 사춘기가 찾아온 것 마냥 직장생활에 대한 고민이 깊어지기 시작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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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략 3개월 전의 이야기입니다. 그래서 결국 이직을 했느냐? 아니요. 자소서 한 장 쓰지 않고 여전히 같은 직장을 다니고 있습니다. 그렇다고 현실에 안주하기로 한 것도 절대 아니에요. 주변의 도움 덕분에 다행히 제 나름의 답을 발견하고, 유례 없이 건강하고 발전적인 마인드로 직장생활을 하고 있는 중입니다.

한 템포 쉬고, 그 이야기는 다음 편에서 이어갈게요. 많이 부족한 글인 걸 알지만 적어도 한 분 정도는 다음 이야기를 궁금해 하실 거라 믿고! 힘을 내서 조금 더 떠들어보겠습니다. 하하 🙂

 

>> 2편 읽으러 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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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개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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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sio1010
멤버
casio1010
7 개월 전

NonHR이지만 조직문화를 누구보다 고민하는 모습이 좋네요! 저도 조직 내에서 조직문화를 만들어 갈 수 있는 방법을 고민 중인데요. 앞으로의 글을 응원하겠습니다!

jhYob
필진
jhYob
7 개월 전

hr 담당자가 아니신데 이렇게 스터디그룹에 칼럼까지~ 멋지세요. 응원합니다 ^^

monoshine
멤버
monoshine
8 개월 전

1.
너무 성의 없는 첫번째 댓글 일까요? 시작을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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