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상 수준, 회사의 비전, 직무 만족도 등 직원이 조직을 떠나는 사유는 다양하지만,
퇴사를 고민하게 하는 가장 직접적인 이유는 ‘리더’의 문제일 때가 많습니다.
직장인이 1년 365일 중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사람은 가족도 친구도 아닌 바로 직장 동료입니다.
그 중 가장 밀도 높은 커뮤니케이션을 나누는 상대는 직속 상사일 경우가 많습니다.
그 상사와의 소통이 불편하고 어렵고, 때로는 두렵기까지 하다면 인생 대부분의 시간이 스트레스로 가득 찰 가능성이 아주 높죠.
그렇다면 리더는 어떻게 소통해야 할까요?
감히, 팀원의 입장에서 이런 주제로 글을 쓴다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코웃음을 칠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제가 경험한 가장 탁월한 커뮤니케이션 전문가인 김호 대표님의 말을 빌려 나머지 글을 이어가고자 합니다.
(구체적인 내용은 Youtube 영상을 참고해 주시길 바랍니다. [질문의 힘! 겸손하게 질문해야 성공한다구요?! | EBS비즈니스리뷰 김호 (1/4)편])
조직에는 크게 세 가지 종류의 소통이 있다고 합니다.
- 위로하는 소통
- 수평적 소통
- 아래로 하는 소통
세 가지 소통 중에서, 그 조직이 어떤 문화를 가지고 있는지 가장 잘 알 수 있는 방법은 ‘아래서 위로하는 소통’을 파악하는 것입니다.
직원들이 상사에게 어떻게 소통하는지 보면 그 조직의 문화를 정확하게 알 수 있습니다.
직원이 상사에게 질문하거나 / 제안하거나 / 다른 의견을 제시하는 데 있어서 두려워하는지 아닌지에 따라 그 조직이 어떤 문화를 가지고 있는지 알 수 있는 것이죠. 따라서 조직의 문화를 개선하고 싶다면 아래서 위로 하는 소통이 바뀌어야 합니다.
제가 요기요로 이직 후 가장 놀랐던 부분 중 하나도 아래서 위로하는 직원들의 소통 방식이었습니다.
리더가 무언가 요청하거나 질문할 때, 어려운 건 어렵다고 얘기하고 불가능한 것은 안된다고 거절하는 직원들을 보며 신선한 충격을 받았습니다. (라고 말하면… 제가 너무 라떼를 살았던 티가 나겠지만… 아무튼 그랬습니다.)
단, 아래서 위로하는 소통을 바꾸기 위해서는 위에서 아래로 하는 소통이 먼저 개선되어야 합니다.
상사가 부하 직원에게 하는 소통은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습니다.
- Telling (ex. “너 이렇게 해” 하는 단언)
- Ask (겸손한 질문)
Telling(텔링)은 정해진 답을 요구하거나 지시하는 소통입니다. 이 방식은 새로운 정보나 통찰을 얻기 어려운 방식의 소통입니다.
리더십 도서로 유명한 <원온원 일 잘하는 팀장의 대화력> 에서도 정답이 리더에게만 있을 때 원온원은 실패한다고 말합니다. 정답이 리더에게 있다는 말은 “리더의 관점으로만 바라본다”는 의미이죠.
이때 팀원은 자신의 생각과 의견을 이야기하지 못하고 리더의 말을 메모하기에 바쁘며, 성장은 멈추게 됩니다. (p.99)
기업들이 신년사에서 “상사에게도 No라고 할 수 있는 조직문화가 만들어져야 합니다.” 라고 수백번을 말한들 경직된 문화가 없어질 수 있을까요? 혹은 정해진 답을 요구하던 리더에게 No라고 말하는 것이 직원들 입장에서는 가능한 일일까요?
그보다는 리더가 먼저 겸손한 질문을 던지는 것이 조직문화를 개선하는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합니다.
겸손한 질문이란 내가 답을 전부 알고 있지 않을 수도 있다는 것을 인정하는 태도입니다.
(아마 대부분의 리더들이 가지고 있지 않는 태도일 것입니다.)
문제 발생 시, 해결책이 필요하거나 여러 대안 사이에서 정답이 고민이 될 때 “우리가 알아야 할 게 또 뭐가 있을까요?”, “어떻게 해서 이 상황에 이르게 됐을까요?” 라고 질문을 던지게 되면 새로운 아이디어들이 더해져 더 효과적인 해결책을 얻을 수 있습니다.
이 때 직원들이 본인의 생각이나 의견을 자신있게 표현하기 위해서는 심리적 안전감이 지켜져야 합니다.
심리적 안전감이란 조직 내에서 서로 상대방을 믿고, 도움을 주고, 도움을 요청하는 것이 안전하다고 느끼는 신뢰* 관계를 말합니다. 즉, 리더와는 다른 의견을 내어도 적극 수용되며, 상반된 의견이라도 무시 받거나, 그 의견이 흘려지지 않을 것이란 믿음입니다.
*신뢰에는 두 가지 뜻이 있습니다.
1) 예측 가능성으로서의 신뢰 : 예를 들어 동료가 몇 년 간 같이 일했기 때문에 서로의 의중을 쉽게 알아차릴 수 있는 상태를 말합니다.
2) 취약성 기반의 신뢰 : 팀 내 회의에서 “저 이거 잘 모르겠어요.”, “저 질문이 있어요.”, “저는 의견이 달라요” 라고 취약성을 드러내도 상대방이 내 뒤통수를 치지 않을 거라는 믿음을 말합니다. 다른 말로는 심리적 안전감이라고 할 수 있으며, 조직 경영 전문가 패트릭 렌시오니는 취약성 기반의 신뢰가 진짜 신뢰라고 말합니다.
특히, 사람들은 상대방이 얼마나 자신을 케어하고 위하는지 느끼는 순간부터 상대방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게 됩니다.
그리고 리더가 직원들을 케어한다고 보여주는 것이 바로 겸손한 질문인 것이죠.
겸손한 질문을 통해 조직의 문화를 개선해 나갈 수 있으며, 일상에서도 긍정적인 변화를 경험할 수 있을 것입니다.
저는 아직 리더가 아니지만 겸손한 질문을 던지는 리더와 함께 일하고, 심리적 안전감이 느껴지는 조직에서 소통할 때 업무의 효율성이 매우 높아지는 것을 체감하고 있습니다. 두려움 없이 의견을 전달해 건전한 피드백을 받고, 이런 과정을 통해 업무의 질적 성장도 함께 이뤄가고 있습니다.
이 글을 읽는 분이 리더라면, 본인은 직원들에게 겸손한 질문을 던지고 있는지 자문해 보시면 좋겠고,
아직 리더가 아니라면, 나는 심리적 안전감을 줄 수 있는 동료인지 되돌아 보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