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학식이나 졸업식 등과 같은 공식적인 행사에서 빠지지 않는 것이 있다. 일종의 축사(祝辭)다. 결혼식에서의 주례사(主禮辭)나 상급자에 의한 훈시(訓示)도 약방에 감초와 같이 들어가는 경우가 많다.

이와 같은 말들은 대개 리더의 역할을 수행하는 이들의 입을 통해 전달된다. 그리고 하나같이 듣는 이에게 필요하고 좋은 말들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그런데 또 다른 측면에서의 공통점도 있다. 말하는 사람은 열심히 준비해서 말하지만 듣는 사람은 잘 안 듣거나 듣는 척한다는 것이다. 듣고 난 후에 기억나지 않는 것은 물론, 들었던 내용을 실행으로 옮기는 경우는 그리 많지 않다는 것도 공통점에 속한다.

 

이와 같은 문제는 말하는 사람의 잘못일까? 아니면 듣는 사람의 잘못일까?

말하는 사람이나 듣는 사람 모두의 잘못일 수 있지만 대부분 말하는 사람이 문제에 더 많은 무게가 실린다. 이는 말하는 사람이 의도한 메시지를 제대로 전달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즉, 말하는 사람의 스피치(speech)가 문제다.

 

스피치가 잘 안되는 이유는 여러가지다. 내용적인 측면도 있고 기술적인 측면도 있다. 하지만 그 전에 말하는 사람이 자신이 하고 싶은 말만 한다는 것에서 그 이유를 찾아볼 수 있다. 조금 더 심한 이유를 찾아보면 말하는 사람 스스로가 자신이 하고 싶은 말이 정확히 무엇인지 모르기 때문이기도 하다.

자신이 하고 싶은 말만 하고 자리를 떠나는 리더 그리고 자신이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도 모르는 리더의 입을 통해 나오는 말을 구성원들이 잘 이해하고 공감하며 행동으로 옮겨줄 것이라고 생각한다면 그것은 대단한 착각이다.

 

따라서 스피치를 하게 된다면 말하는 사람이 아니라 듣는 사람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준비하는 것이 먼저다. 이는 물고기를 잡고자 할 때 어떤 미끼를 준비할 것인지에 대해 생각해보는 것과 비슷하다. 분명 낚시꾼이 평소에 즐겨먹거나 익숙한 것을 준비하지는 않을 것이다.

 

그렇다면 무엇을 어떻게 준비해야 할까?

먼저 전달하고자 하는 핵심 메시지를 결정해야 한다. 이 메시지는 듣는 순간 바로 이해가 되어야 한다. 이렇게 되려면 메시지는 간결하고 단순해야 한다. 마틴 루터 킹 목사의 “나에게는 꿈이 있습니다.”, 윈스턴 처칠의 “승리를 위해 제가 드릴 수 있는 것은 피, 노고, 땀 그리고 눈물뿐입니다.” 등이 예가 될 수 있다.

핵심 메시지가 결정되면 그 메시지를 보다 잘 표현할 수 있거나 이해를 도울 수 있는 내용들을 선별해야 한다. 사례나 비유는 물론, 데이터 등과 같은 근거를 찾아야 한다.

 

다음으로 이렇게 핵심 메시지를 중심으로 내용이 구성되면 전달하고자 하는 내용의 순서를 정할 필요가 있다.

이와 같은 메시지를 통해 듣는 이들에게 비전이나 방향성 등에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 그리고 이에 더해 울림을 주거나 공감을 불러일으킬 수도 있어야 한다. 이렇게 되려면 말하는 이의 진정성이 묻어나야 하는 것은 두말할 나위도 없다.

 

만일 리더의 스피치에 이와 같은 내용이 부족하거나 없다면 구성원들은 반응하지 않게 된다.

그리고 리더가 하는 말에 대해 구성원들이 반응하지 않는다면 구성원들은 소속된 조직에 대해 불신하거나 실망감을 느끼게 되고 무관심해지는 등과 같은 조직 냉소주의(organizational cynicism)에 빠지게 되기 쉽다.

그래서 리더의 스피치는 중요하다. 특히 구성원들과의 첫만남의 자리라면 더욱 그렇다. 따라서 리더라면 스피치의 중요성에 대해 이해하고 언어적, 비언어적 스킬에 대한 학습이 필요하다. 그 다음은 연습이다.

 

어떤 주제에 대해 10분 정도의 스피치를 해야 하는 경우라면 적어도 주어진 시간의 10배 정도의 시간을 할애해서 연습해볼 필요가 있다. ‘하면 되지.’ 정도의 안일한 접근으로 말하고 나서 후회하지 않으려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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