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경다양성(neurodiversity)을 아시나요?

다양성의 축(dimension)

“다양성(diversity)”이라 하면 대부분 젠더(gender), 다문화(cultural diversity), 성지향성(sexual orientation), 장애(disability) 이렇게 크게 네가지 축을 떠올릴거라 생각한다. 세상에서 가장 작은 단위의 다양성은 물론 개인 (individual)이다. 하지만 조직에서 다양성을 관리하는 관점에서 우선순위에 따라 범주화하는 것은 반드시 필요하고, 범주화된 다양성의 축에 따라 점진적으로 관리해 나가다 보면 결국 개인의 범주화되지 못하는 여러가지 ‘다름’을 품을 수 있게 성숙된다.

그동안 다양성 관리에 있어서 많은 관심을 받지 못했던 영역을 뽑으라면 장애 (disability) 라 말하고 싶다. 최근 EY에서는 장애를 다른 관점에서 바라보며 장애(disability)를 다양한 능력(diverse ability) 이라는 용어로 바꾸어 명명하며 기업내 다양성 관리에 새로운 바람을 불어넣고 있다.

휠체어를 타는 사람이 있다. 그 사람이 일하는 건물에 휠체어를 수용하는 엘레베이터, 화장실, 커피를 마시는 공간, 일을 하는 책상든 모든 환경이 휠체어를 타는 사람을 기준에 맞게 설계되어 있으면 적어도 그 환경에서 만큼은 장애가 아니다. 개인이 처한 ‘환경’이 개인이 가지고 있는 신체적조건을 장애냐 비장애냐로 결정지을 수 있는 것이다.

휠체어를 탄 사람에게 맞춰진 그 환경은 유모차를 끄는 아기엄마나 다리가 불편하여 목발을 사용하는 노인들에게도 도움이 되는 효과를 불러일으키는 데 이를 단차제거 효과라 한다 (The curb-cut effect). 이 효과를 통해 우리는 더욱 포용적인 일터환경과 문화를 상상할 수 있다.

눈에 보이지 않는 장애가 있다면? 

다리가 불편하거나, 시력이나 청력이 좋지 않으면 물리적인 해결책으로 도움을 줄수 있다. 하지만 어떤 사람이 가진 장애가 눈에 보이지 않는다면 문제는 좀더 복잡해진다. 내가 함께 일하고 있는 동료가 자폐성 장애가 있다고 생각해 본적이 있는가. 장애라고 분류되지는 않지만 ADHD 나 난독증 (dyslexia) 혹은 공항장애를 앓고 있다고 생각해 본적이 있는가. 있지만 드러내고 있지 않고, 숨기며 자신을 ‘정상’ 혹은 ‘보통사람’처럼 보이기 위해 남들에 비해 몇배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었다는 것을 안다면 어떻겠는가.

Neurodiversity 를 이야기 하다

내가 요즘 흠뻑 들여다보고 있는 다양성의 축은 신경다양성(neurodiversity)이다. 이는 자폐 스펙트럼, ADHD (Attention Deficit Hyperactivity Disorder), 난독증 (Dyslexia), 우울증 등의 정신 건강을 ‘장애’라고 보지 않고 ‘차이’로 인정하는 움직임이다. 차이의 인정은 이들이 가진 강점을 활용하여 잠재력을 폭발시킬 수 있다. 이들을 뉴로다이버전트 (neurodivergent)라고 부르며 이와 상대되는 개념은 뉴로티피컬(neurotypical)이다.

 

Neurodiversity 는 이와 같이 많은 증상들을 포괄하는 개념이다. 각 타입별 증상도 다르고 강점과 약점이 다 다르다. 출처: Geniuswithin.org

2016년 EY 미국 필라델피아 오피스에서 최초 시작된 Neurodiversity Center of Excellence (NCoE)는 뉴로다이버전트 인력을 소싱, 채용, 온보딩, 교육훈련, 직업매칭을 전문적으로 하는 센터이다. 채용에서부터 훈련까지 뉴로다이버전트 인력이 가진 특별함을 좀더 살리기 위해서 전문화된 별도 인력이 필요했기 때문에 NCoE는 업계에서 큰 화두가 되었다. 미국 텍사스에 150여명의 규모 센터를 설립했고 지금은  인도, 스페인, 폴란드, 영국 및 아시아에는 처음으로 일본 설립을 앞두고 있다.

미국 텍사스 달라스에 설립된 Neurodiversity Center of Excellence 의 직원들이다. 출처 EY Neurodiversity page: cdn.ey.com

혁신의 열쇠, neurodiversity

왜일까? 자선단체도 아닌 전문 컨설팅 비지니스를 하는 법인에서 뉴로다이버전트 인력을 고용한 것은 혁신의 관점에서 나왔다. 기술의 급격한 발달로 정보보안, 머신러닝, 자동화, 데이터 분석 등의 영역에서는 테크니컬한 업무를 수행할 인력이 턱없이 부족했고, 이를 해결할 솔루션으로 고용률이 현저히 떨어져 있는 인력에 주목했던 것이다. 미국 오티즘 인디케이터 리포트에 따르면, 77%이상의 자폐 스펙트럼에 있는 사람들이 무직이며 51%이상의 자폐성 스펙트럼에 있는 분들이 자신들이 가진 기술이 실제 업무요구 수준보다 높다고 응답했다. 이들이 가진 재능에 비해 사회에서 이들을 받아들이는 정도가 턱없이 낮았던 것이다. 한국도 예외가 아니다. 발달장애인의 취업률은 23.3% (2020년도 기준) 으로 지체장애인의 취업률(44.4%) 에 비해 턱없이 낮다.  개인적으로 한국사회는 다름에 대한 수용성이 낮고 성공 모델에 대한 기준이 편향되 있다고 느끼기에 이들이 겪는 자기효능감의 문제가 특히 더 깊게 다가온다.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의 시도

글로벌 조직에서 일하는 가장 큰 장점으로 다른 나라에서 먼저 시도된 사례를 통해 배우는 것이다. 지금 우리 팀 (APAC FSO Diversity, Equity and Inclusiveness) 팀에서는 뉴로다이버시티를 다양성 관리의 최우선 순위로 두고 첫번째 발걸음을 시작하려고 한다. 시작은 우리 조직내 구성원들의 인식을 높이는 것이다. 작년 세계장애인의 날을 기념하여 최초로 diverse ability 세션을 진행하였고 세션에는 난독증을 가진 동료를 초대하여 자신의 경험 스토리와 함께 뉴로다이버시티에 대한 개념을 일깨워 주는 시간을 가졌다.

난독증이 있는 그 동료는 긴 글을 읽는데 남들에 비해 두세배의 노력을 필요로 했고, 보이지 않는 곳에서의 노력이 점점 힘에 부칠때쯤 매니저에게 그 사실을 이야기 했다고 한다. 그것을 이야기 하지 않았으면 이메일 커뮤니케이션에서 보이는 오탈자, 빠르지 못한 커뮤니케이션 대응능력 등으로 평가에 불이익을 받을수도 있었을거라고 했다. 집중력이 없거나 주의깊게 소통하지 않는 사람으로 오해 받은 경우도 있다고 한다. 자신이 난독증이라는 것을 이야기 하면서 동료와 상사에게 나와 일을 할 때에는 짧은 불렛포인트로 써주면 우리가 좀더 효과적으로 일을 할수 있을것이라고 했고 이는 팀의 생산성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었다고 한다. 지난해 11월에 진행했던 세션은 실무에 있는 비지니스 리더들에게 아이오프닝의 기회를 주었고 차기 프로젝트 설계에 자신감을 불러일으켜 줬다.

포용적인 일터로 가는 촉매제

사실 난독증이라고 굳이 명명하지 않아도 된다. 긴글을 읽을때 너무 많은 에너지 소모가 필요하기 때문에 불렛포인트 정리를 해주면 좋겠다 이정도도 괜찮다. 누구나 다른 사람들이 알지 못하는 특이점, 다른점, 혹은 이상하다고 보여질수 있는 어떤 점이 있을수 있다. 그것을 심리적으로 불안하지 않은 상태에서 이야기 할수 있고, 내가 이점이 부족하기 때문에 이렇게 도와주면 나는 더 잘 할수 있다고 얘기할수 있는 그런 상태가 바로 포용적인 일터 환경이다.

앞으로 신경다양성 인식개선 교육, 신경다양성 학생들을 위한 인턴쉽 프로그램, 사내 커뮤니티, 신경다양성 전문 코치 등의 이니셔티브를 통해 많은 것들을 바꾸어나갈것이다.

새로운 시도는 항상 사람들이 많이 다니지 않은 길이라 조금은 험난할수 있다. 하지만 누군가 길을 터주고 안내문을 붙여 놓으면 내 뒤에 오는 사람들이 더 많이 따라 올수 있을거라 확신한다. 앞으로 많은 기업들이 뉴로다이버시티의 가치를 알아보고 함께 했으면 하는 바램이다.

* 본 글은 저자가 속한 회사와는 독립적으로 저자의 개인적인 견해를 바탕으로 작성되었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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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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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이
필진
재이
4 개월 전

다양성에대한 또다른 지평을 알려주셨네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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