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무형 팀장이 가져야 할 리더십

‘실무로 너무 바빠서 팀원들을 만날 시간이 없어요’

‘몰라서 못하는 게 아니라 현실적으로 진짜 바빠서 어쩔 수 없어요’

리더십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면 가장 많이 듣게 되는 어려움은 바쁘다는 것이다. 특히 스타트업이나 빠르게 성장하는 조직에서 이런 이야기를 자주 듣게 된다. 단순히 팀원들을 잘 관리하는 것만으로는 성과가 보장되지 않기 때문에 리더가 실무의 최전방에서 뛰어다니고 있다. 당연히 이렇게 바쁜 리더들은 팀원들을 돌아볼 여유가 없다. 일주일에 팀원의 얼굴을 마주하고 진지한 이야기를 할 수 있는 시간이 현실적으로 몇 번 없다.

이것이 리더십의 현실적 상황이다. 하지만 냉정하게 이런 현실 뒤에 이어지는 결과도 자명하다. 팀원들은 생각처럼 따라주지 않고 성장을 멈춘다. 해결해야 하는 과제는 많은데 팀원들의 시선은 싸늘하게 굳어져 리더는 완전히 고립된 상태에 이른다. 이런 상황에서 구성원들이 더이상 리더가 되는 것을 꿈꾸지 않는 것은 당연한 일인 것 같다.

실무형 리더의 리더십 발휘 방법

이런 현실적인 답답함 속에서 어떻게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을까? 어쩌면 의외로 답은 간단하다. 리더의 가장 본질적인 역할에 충실해지는 것이다. 글로벌 헤지펀드 브리지워터(Bridgewater)의 창업자 레이달리오는 그의 저서 『Principle』에서 “조직은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한 기계”라고 말했다. 다소 비인간적으로 느껴질 수 있겠지만 모든 조직은 특정 목적성을 위해 존재한다. 그것이 사회적 가치일 수도 있고 수익일 수도 있다. 분명한 것은 목표(Goal)가 존재하고 이것을 결과(Outcomes)로 만들어 내기 위한 장치(Machine)로 조직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 장치는 구조와 사람으로 이루어져 있다. 여기에 리더의 본질적인 역할이 담겨 있다.

구조와 사람을 연결시키는 것여기서 말하는 구조는 비즈니스 모델일 수도 있고, 일하는 방식일 수도 있고 성과목표일 수도 있다. 중요한 것은 이러한 구조에 사람을 연결시켜 결과를 내도록 만드는 것이 리더의 역할이라는 것이다. 만약 리더가 실무에 바빠서 구성원들이 조직의 구조에서 떨어지게 방치한다면 리더로서 존재할 이유가 없다. 바빠서 이 일을 할 수 없다면, 리더의 역할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거나 우선순위의 문제가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 경우 리더가 부재한 실무자만 존재하는 팀이라고 할 수 있다.

물론 때로는 구조적으로 그런 팀이 존재할 수도 있다. 초기 스타트업의 경우 모두가 리더이거나 모두가 리더가 아닌 경우도 있다. 아무도 구조를 만들지 않으며 모두가 구조를 만들기도 한다. 하지만 만약 한 조직을 이끌고 있는 리더라고 생각된다면 이러한 역할에 대해 반드시 스스로 자문해봐야 한다.

‘우리 팀원들은 조직의 구조와 연결되어 있는가?’

리더십에는 수많은 정의와 역할들이 있다. 하지만 정말 바쁜 팀장이라면 이 역할에 집중해야 한다. 실무를 하지 말아야 한다고 이상적인 이야기를 하는 것이 아니다. 다만 우선순위를 정해야 한다. 구조와 사람을 연결 시키는 역할을 하지 않고 자신의 실무로 바쁜 것은 위험하다. 일시적으로 그 역할을 비워둘 수 있지만, 아예 부정할 수는 없다. 즉, 선택이 아닌 리더의 책무이다. 그 역할은 아무도 대신해줄 수 없다. 모순적이지만 이를 수행해야 실무도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사무실에 들어왔는데 해야 할 일, 소통해야 하는 것, 결정해야 할 중요한 이슈들이 쌓여 있다고 가정해보자. 그럴 때 가장 먼저 살펴봐야 하는 것은 팀원들이 조직의 구조와 잘 연결되어 있는지 살펴보는 것이다. 단 10분이어도 괜찮다. 팀원들에게 다음과 같이 물어보라.

‘현재 집중하고 있는 목표는 무엇인가요?’

‘현재 어떤 결과를 기대하고 있죠?’

‘이것에 장애요소가 되는 것이 있나요?’

조직의 구조와 연결된 진짜 자신의 일을 할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한다. 물론 이 과정에서 정말 문제가 많은 팀원을 발견할 때도 있을 것이다. 이런 경우는 시간을 더 많이 써야 할 수도 있다. 하지만 팀원이 자신의 진짜 일을 모른 채 방치되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돌아오는 후폭풍은 감당할 수 없게 커진다. 중요한 프로젝트가 부러지는 것을 만나게 될 수도 있고, 중요한 고객의 이탈을 경험하게 될 수도 있다.

다행인 것은 길게 대화하지 않아도 괜찮다는 것이다. 구구절절 팀원들의 고충 상담을 들어주는 그런 코칭&피드백의 대화를 하라는 것이 아니다. 이런 대화가 필요할 때도 있지만 실무로 바쁜 리더들에게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1시간 이상 경청하면서 코칭하는 것은 매우 어렵고 감정적 소모도 많은 일이다. 리더가 가지고 있으면 좋은 자질이기는 하지만 본질적인 역할은 아니다. 오히려 팀원들이 조직에 잘 연결될 수 있도록 목적성 있는 대화를 짧게 하는 것이 낫다. 심지어 팀원들도 그런 대화 속에서 더 실질적인 커뮤니케이션을 했다고 느낀다.

리더는 어떤 위치에 있을 것인가?

조직의 구조와 팀원들을 잘 연결 시켜 주기 위해 리더는 자신의 위치를 잘 설정할 필요가 있다. 기존의 수직적 조직문화 안에서 리더는 늘 목표와 팀원들 사이에 위치했었다. 조직의 목표를 리더가 선점하고 이것을 팀원들에게 일방적으로 지시하거나 할당하는 방식으로 일했다. 하지만 이러한 방식으로 일하는 것은 리더에게 불필요한 에너지를 쏟게 만든다. 모든 목표에 대해 일일이 관리하고 마이크로 매니지먼트를 하게 만든다. 팀원들은 목표의 맥락을 이해하지 못한 상태로 일하게 되고 불필요한 요구나 불만을 리더에게 갖는다.

더욱이 자신의 생각을 솔직하게 이야기하는 MZ세대가 들어오면서 이러한 일하는 방식은 잦은 갈등을 야기한다. 맥락 없는 일방적인 지시는 더이상 효과적이지 않으며 팀의 경쟁력을 약화 시킨다. 단순히 MZ세대이기 때문도 아니다. 건강한 조직문화와 합리적인 일하는 방식 안에서 경쟁력을 갖추고 싶은 자생적인 움직임 때문이다.조직의 구조와 팀원들을 이어준다는 것은 리더가 목표와 구성원 사이에 끼어드는 것이 아니다. 팀원이 리더만 바라보고 의지하게 만드는 것이 아니다. 팀원이 목표를 지향하게 만들어 주는 것이다. 그래야 리더 자신이 바쁘더라도 조직을 움직이는 리더십을 행사할 수 있게 된다. 팀원이 목표에 도전하고 집중하는 것처럼 리더 자신도 목표를 향해 나아갈 수 있다.

리더는 팀원들이 목표를 지향하는 구조를 만들고 팀원들의 도전과 집중을 지원해야 한다. 그러면 팀원들간의 협력구조도 자연스럽게 만들어 질 것이다. 팀원들이 리더 한사람에게 인정받기 위해서가 아닌 같은 목표를 이루기 위해 서로 협력할 수 밖에 없어지는 것이다. 이러한 일하는 방식을 만들어 내는 것이 실무로 바쁜 팀장이 탁월하게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는 최선이다.리더는 최전방에서 함께 일하고 있다

4차 산업혁명, AI, 리모트워크 등은 조직을 더 단순하고 기민하게 만들었다. 이런 조직에서 리더는 최전방에서 함께 일하고 있다. 더이상 지휘봉만 들고 지시만 하는 지휘소에 머물지 않는다. 총과 칼을 들고 최전방에서 같이 일하고 있다. 때문에 팀원들 스스로 목표를 향해 뛰도록 도와주는 리더십을 발휘해야 한다. 성과지표를 압박하고 업무 하나 하나를 책임지는 마이크로 매니지먼트는 더이상 유효하지 않다. 특별히 실무로 바쁜 리더라면 더욱 그렇다.

이 역할을 하고 실무를 하는 것과 자신의 탁월성만을 자랑하며 실무를 하는 리더는 분명 다르다. 조직마다 요구되는 리더십 역량과 자질은 다를 수 있지만, 실무로 바쁜 리더라면 지속적으로 자문해보면 좋겠다.

‘팀원들은 현재 스스로의 목표를 향해 뛰고 있는가?’

‘조직의 구조와 팀원들은 잘 연결되어 있는가?’

김봉준 |  태니지먼트 대표

이 글을 쓰신 김봉준님은 이랜드그룹 인재개발팀장을 거쳐 리더스레더 브랜드 런칭 및 사업본부장을 경험했고, 현재 태니지먼트 대표이사를 역임하고 있습니다. 강점검사 도구를 개발하여 강점기반의 조직문화 구축 컨설팅을 하고 있고, 리더십과 인재주의에 대한 글을 쓰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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