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적 안전감이 오히려 조직을 망칠 수도 있다. (feat. Dark side of Psychological Safety)

(이미지 출처 : https://blog.jostle.me/blog/7-ways-to-create-psychological-safety-in-your-workplace)

팀 안에서 편안하게 자신의 의견을 표현할 수 있는 개인적 느낌(Kahn, 1990)’으로 정의되는 심리적 안전감(Psychological Safety)이 국내 기업들의 OD(Organization Development)영역에서 매우 중요한 개념으로 조명 받고 있다. 지난 한해 펜데믹 상황에서 비대면/대면 상황에 맞춰 수시 협업하는 구조로 업무가 추진되다 보니 기존 보다 훨씬 더 빠르고 수평적인 커뮤니케이션이 강조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 외에 불확실성이 가중되는 경영 환경에서 직원들의 자유로운 아이디어 제시가 중요하다는 것도 매우 당연한 이유 중에 하나이다.)

구글의 아리스토텔레스 프로젝트(Project Aristotle)로 더욱 유명해진 심리적 안전감은 조직에 있어 매우 중요한 개념임은 분명하다. (그래도 궁금하신 분을 위한 TMI: 세계 최고의 천재들을 모아놓은 구글이란 집단에서 어떤 팀은 개개인들이 모여 성과를 내고, 어떤 팀은 오히려 혼자만도 못할까에 대해 통계학자, 사회학자, 조직심리학자 등으로 구성된 프로젝트 팀이 구글 180 팀에 대하여 4년간 연구한 결과 좋은 팀의 조건 5가지를 밝혀냈고, 5가지 다른 4가지의 밑바탕이 되는 것이 심리적 안전감이었다는 내용. 이상 스피드웨건이었음.)

하지만, 과연 심리적 안전감이 모든 조직에 효과적일까? 그리고 모든 맥락에 만병통치약처럼 사용될 수 있을까? 유행하는 개념을 무비판적으로 추종하기 전에 반드시 우리 조직의 상황에도 잘 맞는지 고려하여 도입해야 한다. 지금부터 심리적 안전감이 부작용을 일으키는 2가지 상황에 대해서 소개하고자 한다.

번째는 연구사례다.

미국 대학에서 3인으로 구성된 126개팀을 대상으로 연구를 수행한 결과, 팀원들의 공리주의(utilitarianism) 성향이 강할수록 비윤리적인 의사결정/행동을 할 확률이 높은데, 여기서 심리적 안전감은 그 효과를 더욱 증폭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오히려 심리적 안전감 수준이 낮을수록, 부정행위를 억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미지 출처: 참고문헌 중 3번째 논문)

쉽게 말해서, ‘무조건 돈만 벌면 장땡인, 이익이 그 무엇보다 최우선인’ 조직에서 구성원들의 심리적 안전감 수준까지 높으면 편법적인 아이디어도 거침없이 쏟아내서 비윤리적인 행동을 할 확률이 높아진다는 것이다. 아마도 이 글을 읽는 독자분들 머릿속에 떠오르는 기업들이 있을 것이다. 비단, 그런 극단적인 부패 기업 외에도 이익을 최우선 가치로 추구하는 조직은 우리 주변에 생각보다 많다. 당장 이달의 판매성과가 다음달 급여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세일즈 조직 등 같은 기업 내에서도 하위 조직의 역할에 따라 Sub Culture가 다르게 형성될 수 있고, ‘관례’라는 미영 하에 공공연한 부정행위가 자행되고 있을 수 있다. 심지어 그런 편법 행위를 창의적 아이디어로 시상하는 경우도 종종 목격하곤 한다.

번째는 기업 사례다.

국내 4대 그룹 중 한곳에서 승승장구하던 A전무가 사업계획 시즌 경영전략을 논하는 경영층 회의에서 호기롭게 CEO의 의견과 반대되는 자신의 생각을 말한다. 그리고 뒤이은 정기 인사에 조용히 퇴임을 ‘당’한다. 조직 내엔 이런 가정(Assumptions)이 생긴다.

‘우리 회사는 말 한마디 잘못하면 집에 간다.’
‘회사 생활 오래하려면 입 다물고 있는 게 상책이다.’

이런 상황에서 기업문화팀이나 교육팀에서 최근 중요한 개념이라면서 심리적 안전감을 구성원들에게 강조하고 이와 관련한 워크숍/교육 등을 시행한다면 어떻게 될까?

조직문화의 대가 에드가 샤인이 이야기한 조직 문화의 세가지 차원에 대입해보면, 심리적 안전감을 강조하는 것은 표방하는 가치에 해당한다. 그 밑에는 구성원 모두가 지극히 당연하게 믿는 암묵적인 기본 가정(Assumptions)이 존재한다. ‘우리 조직은 자유로운 발언과 토론이 경쟁력이야라는 것이 깔려 있어야, 추구하는 가치(Value)인 심리적 안전감을 조성하는 것이 어색하지 않고, 그를 위한 제도 및 사무환경 등 인공물(Artifact)들이 제 기능을 한다.

(*이미지 출처 : https://renewal.globalnoc.iu.edu/2019/03/18/who-are-we-5-new-rules-that-define-the-globalnoc-culture/)

가장 최악의 상황은 추구하는 가치(이상적인 문화)와 기본적인 가정(현실 문화)이 정면으로 충돌하는 순간이다. 그 순간 문화는 왜곡되고, 불신 정서가 암세포처럼 퍼진다.

추구하는 가치와 현실 가치가 충돌하여 망한 사례는 우리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다. 듣기 좋은 가치를 내세우고 실제는 정반대로 움직이는 경우가 여기에 해당한다. 기업사기 및 분식회계로 망한 엔론(Enron)의 4가지 핵심가치에는 진실성(Integrity)이 포함되어 있었고, 자체 기술 없이 허위 매출로 망한 모뉴엘(Moneual)도 그 무엇보다 기술혁신을 핵심가치로 내세웠었다. 아직 망하진 않았지만, 국민적인 공분을 사고 있는 한국토지ㅇㅇ공사 역시 놀랍게도 임직원이 갖추어야 할 기본역량으로 ‘공정과 공익’을 중요하게 강조한다.
심리적 안전감을 강조하기 전에 우리 조직의 기본 가정은 무엇인지 곰곰 살펴봐야 한다. 그리고 조직문화 관련된 업무를 한다면 유행하는 개념을 도입하기 전에 반드시 ‘어떤 가정을 만들어가고 싶은지’를 먼저 고민해봐야 한다.

그리고 무엇보다 무작정 심리적 안전감을 높이기 보다는 조직 침묵현상을 극복하고, 건설적 발언행동을 높이는 것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아무 말이나 서슴없이 하다가는 인간관계에 돌이킬 수 없는 상처를 남길 수 있다. 따라서, ‘건설적인 발언 행동(constructive voice behavior)’을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

조직에서의 침묵은 단순히 발언의 부재가 아니라, 그 자체로 의사표현의 의미를 담고 있다. 의견이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침묵하는 경우가 아니라, 좋은 의견이 있음에도 침묵하는 근본 원인이 무엇인지를 파악해야 한다. 다음 칼럼에서는 조직 침묵 현상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고 어떻게 하면 근본 원인을 파악하여 해결해나갈 수 있는지 다뤄볼 예정이다.

 

* 참고문헌

Edwards, M. S., Ashkanasy, N. M., & Gardner, J. (2009). Deciding to speak up or to remain silent following observed wrongdoing: The role of discrete emotions and climate of silence. Voice and silence in organizations, 83-109.

Kahn, W. A. (1990). Psychological conditions of personal engagement and disengagement at work. Academy of Management Journal, 33, 692-724

Pearsall, M. J., & Ellis, A. P. (2011). Thick as thieves: the effects of ethical orientation and psychological safety on unethical team behavior. Journal of Applied Psychology96(2), 401.

Schein, E. H. (1990). Organizational culture (Vol. 45, No. 2, p. 109). American Psychological Association.

Dyne, L. V., Ang, S., & Botero, I. C. (2003). Conceptualizing employee silence and employee voice as multidimensional constructs. Journal of management studies40(6), 1359-13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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