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데믹 상황에서 슬기로운 재택근무

Wang, B., Liu, Y., Qian, J. & Parker, S. K. (2021). Achieving effective remote working during the COVID-19 pandemic: A work design perspective. Applied Psychology: An International Review, 70(1), 16-59.

 

고용노동부에서 인사담당자 400명을 대상으로 작년 9월 실시한 재택근무 관련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코로나19 종식 이후에도 재택근무를 전사적으로나 일부 근로자에 한해 시행할 예정이라는 기업이 51.8%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재택근무를 달가워하지 않는 반대 의견도 만만치 않다. 재택근무가 오히려 직원들의 생산성을 떨어트리고 직원간의 협업과 학습을 저해한다고 믿기 때문이다. 실제 넷플릭스를 비롯한 미국의 주요 기업들은 백신 접종 후 사무실 복귀 계획을 수립하거나 이미 사무실 근무를 시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아직까지 백신 접종률과 일일 확진자 수를 고려했을 때 우리나라는 아직 재택근무가 선택의 문제가 아니기에 효과적인 재택근무에 대한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는 논문 한 편을 소개하고자 한다.

상하이 대학의 Wang 교수와 그의 연구팀은 그동안 재택근무와 관련된 연구 결과는 재택근무가 일반적인 근무 형태가 아니던 코로나19 이전 상황을 배경으로 하고 있으며, 연구대상이 당시 재택근무가 가능했던 일부 선택받은 근로자에 한정되어 과거 연구 결과를 현재 코로나로 인하여 비자발적으로 재택근무를 하고 있는 상황에 일반화 할 수 없다고 주장하였다. 따라서 Wang 교수는 두 차례에 걸친 연구를 통해 코로나로 인한 비자발적인 재택근무의 특성과 성과와 만족도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 등을 밝혀내고자 하였다.

첫 번째 연구는 팬데믹 동안 재택근무를 한 39명의 중국인 정규직 근로자를 인터뷰하여 재택근무의 특성과 어려움을 파악하였다. 연구팀에서 인터뷰 내용을 분석한 결과 코로나로 인하여 비자발적으로 재택근무를 하고 있는 근로자들은 지연행동(미루는 습관), 비효율적 커뮤니케이션, 일-가정 갈등, 외로움과 같은 어려움을 겪고 있었으며 이는 업무 성과를 떨어트리는 주요 요인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사회적 지원, 업무 자율성, 감시(감독), 업무량이 비자발적 재택근무의 특성으로 확인되었으며 자제력(self-disciipline)은 성공적인 재택근무를 위한 중요한 개인적 요인으로 밝혀졌다.

연구진은 첫 번째 연구를 바탕으로 두 번째 연구에서는 재택근무 특성과 재택근무의 어려움, 그리고 재택근무 특성과 성과와의 관계를 알아보았다. 코로나19 이전에 수행된 재택근무와 관련한 연구들은 재택근무가 구성원들에게 업무 자율성을 보장하고 일-가정 갈등을 완화하는데 도움이 된다고 주장하였다. 그러나 실제 코로나19로 재택근무를 하고 있는 근로자 522명을 대상으로 연구를 수행한 결과 근로자들은 일-가정 갈등을 겪고 있었으며 업무 자율성은 일-가정 갈등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회적 지원은 전반적으로 영향력이 큰 재택근무 특성으로 확인 되었다. 사회적 지원은 업무 지연, 일-가정 갈등, 외로움을 낮추어 주며 업무 성과와 삶에 대한 만족도를 높여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조직의 구성원 감독(감시)는 직원들의 지연행동, 외로움을 낮추는데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못했고 업무 성과와도 관련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직의 감독(감시)과 유일하게 유의한 관련성을 보인 요소는 일-가정 갈등이었는데 조직의 감시로 인하여 근무시간 외에도 업무를 하는 등 근로자로서의 역할이 가정에서의 역할을 방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 밖에 업무 성과에 가장 높은 영향력을 미치는 요인은 지연행동이었으며 그 다음으로는 일과 가정의 경계 모호성, 비효율적 커뮤니케이션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관계들은 개인의 자제력에 따라 결과가 조금씩 바뀌기도 하였는데, 자제력이 낮은 근로자들의 경우 사회적 지원이 업무 지연행동을 줄이는데 많은 도움이 되지만 자제력이 높은 근로자들에게는 별 영향을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대로 자제력이 높은 근로자들은 사회적 지원이 외로움을 줄이는데 많은 도움이 되지만 자제력이 낮은 근로자들에게는 별 도움이 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연구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는 재택근무가 모든 사람들에게 좋은 것은 아니며 재택근무 상황에서 구성원들의 업무 성과를 향상 시키기 위해서는 구성원을 감시하거나 관리, 감독하기 보다는 오히려 사회적 지원에 힘써야 한다는 것이다. 일부 조직은 구성원을 관리한다는 명목으로 재택근무 중에 화상 카메라를 켜놓고 근무할 것을 요구하기도 하는데 조직의 이러한 관리감독은 오히려 서로간의 불신만 조장할 뿐 성과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을 수 있다.

재택근무 상황에서 관리자들은 직원들의 성과와 몰입도 향상을 위하여 관리감독 보다는 사회적 지원에 힘써야 한다. 구성원들과 비대면으로라도 자주 소통하여 회사에서 일어나고 있는 상황이나 변화들을 꾸준히 업데이트 해 주어야 한다. 정기적인 비대면 회의를 통해 업무관련 대화 뿐만 아니라 비공식적 일상 대화도 나누면서 구성원들이 고립되어 있다는 느낌을 갖지 않도록 해야 한다. 개인마다 재택근무 상황이 모두 다를 수 있는 만큼 재택근무 중 어려운 점은 없는지 살펴보고 어려움이 있다면 지원 방안을 함께 논의하는 것 역시 필요 하다. 특히 자제력이 부족한 구성원들의 지연행동을 최소화 하기 위하여 목표를 세분화 하고 꾸준하게 피드백을 주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

팬데믹으로 인하여 모두가 준비되지 않은 상황에서 재택근무를 시작하였지만 이 시간을 슬기롭게 보내 성과와 몰입 그 어느 것도 놓치지 않으셨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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