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PA 도입과 HR의 역할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소식을 살펴보다 보면 RPA 도입에 대한 이야기가 자주 등장합니다. 특히, 금융, IT, 사무 분야에서는 이미 국내 도입 사례가 많고, 계속해서 늘어나고 있습니다. RPA, ‘Robotic Process Automation’이라는 용어는 2000년대 초반에 등장했습니다. 한국말로 번역하면 로보틱 처리 자동화라고 해야 되겠네요. RPA는 주로 사무 업무를 효율화하고 자동화합니다. 인간을 보완하여 업무를 수행하기 때문에 단순한 소프트웨어 솔루션을 넘어 디지털 동료 또는 가상 노동자라고 불리기도 합니다. 그래서인지 ‘로봇 비서’라는 말로 불리기도 합니다.

  사람 대신 로봇이 일을 한다고 했을 때 여러 가지 장점을 떠올려 볼 수 있습니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일 중에 ‘단순 노가다’라고 표현하는 일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엑셀 파일을 여러 개 다운로드하여서 그 숫자를 하나하나 입력하는 것들을 말합니다. 저처럼 꼼꼼하지 못한 사람들은 그런 일을 할 때면 꽤 답답하게 느껴집니다. 그런데 기계는 그런 일을 계속해서 해도 지치거나 지루해하지는 않죠. 당연히 사람보다 더 빠르게 할 수 있습니다. RPA도입 효과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아래 표를 봐주시기 바랍니다.

<출처 : RPA 도입과 서비스 혁신, 삼정 KPMG 보고서>

   RPA가 언제나 효과적인 것은 아닙니다. RPA는 규칙이 규정된 반복적인 단순 업무를 자동화하여 빠르고 정밀하게 수행하는 솔루션입니다. 모든 것을 자동화해주는 것은 아니고 아래의 3가지 조건이 충족될 때 효과적입니다.

첫째, 규칙이 규정된 업무(Rule based)

둘째, 많은 업무량(Heavy Workload)

셋째, 반복적인 업무(Repeated)

  예를 들어 매일 엑셀로 작성하는 매출 현황 보고서가 있다고 해봅시다. 양식은 매번 동일하고, 숫자만 바뀝니다. 매출과 관련된 숫자는 각각 다른 ERP 시스템에서 엑셀로 다운로드하여서 셀을 복사하거나 시스템 필드에 있는 값을 복붙 해야 합니다. 이러한 업무는 사람이 하면 눈이 빠질 것 같지만 RPA는 불평 없이 실수 없이 수행할 수 있습니다.

   RPA 도입에 숨은 효과는 업무를 표준화하는 것입니다. 그동안 어지럽게 엉켜있던 업무 프로세스를 재정의하는 과정을 통해 처음에는 100건의 로봇 조작이 필요해 보였던 일을 40건을 줄여나가는 것입니다. 이런 과정을 거쳐 개발 소요도 줄어들지만 현업의 업무 프로세스도 상당 부분 정리가 가능합니다.

   RPA는 틀림없이 유용한 솔루션입니다. 그런데 요즘 RPA 도입이 대세이다 보니 “올해 RPA 몇 개 도입!” 과 같은 목표를 세우는 회사가 있어요. 이런 말은 조금 이상합니다. 앞서 말했듯이 RPA는 특정 상황에서 효과를 내는 소프트웨어 솔루션일 뿐이고, 우리가 추구하는 목표는 업무 자동화가 되어야 합니다. 그러니까 “OO분야에서 업무 자동화 50% 진행”을 목표로 삼을 수 있지만 RPA이 목표가 되어서는 곤란합니다. RPA는 도입 못지않게 사후 운영관리가 중요하기 때문에 단순히 도입을 목표로 삼아서는 첫 스텝부터 엉키게 됩니다. 많은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관련 보고서에서 이미 강조한 것처럼 기술은 수단인 것이죠.

  먼저 업무 자동화가 필요한 과제를 찾고, 해결방법을 탐색하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위에서 언급했던 일일 매출 보고서의 RPA 전환 사례를 다시 얘기해보겠습니다. 위 사례는 RPA로 효과를 낼 수 있었지만 몇 가지 상황이 바뀐다면 다시 생각해 볼 여지가 있습니다. 만약 자료가 다 엑셀이고 보고서도 엑셀 양식이라면 굳이 RPA 도입까지 가지 않고, 매크로를 활용해서 간단하게 처리할 수도 있습니다. 만약 이러한 보고서를 보는 사용하는 사람이 많다면 API 연동을 통해 다른 시스템의 데이터를 불러와서 한 화면 내에서 보고서 양식을 구현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어쩌면 매일매일 매출 현황을 보고하는 절차 자체가 비효율적이고, 대시보드를 만들어서 공유하고 특별한 사항에 대해서만 모니터링을 하는 방법이 나을 수도 있습니다. 각 상황에 맞는 최적안을 찾아야 하는 것이죠.

  자, 이제 이차 저차 해서 RPA를 도입을 했습니다. HR 트렌드 관련 자료에서는 그동안 사람 4명이 하던 일을 이제 RPA 3대, 사람 2명 이런 식으로 바꿀수 있게 대비하라고 합니다. 맞는 얘기이긴 합니다. 하지만 아직 국내에는 조직 설계를 바꾸는 단계까지 진행된 곳은 많지 않습니다. 오히려 ROI가 나오지 않아서 고민인 곳이 많을 것입니다.

  그보다 먼저 HR에서 해야 할 일이 있습니다. 바로 직원이 RPA를 다루는 능력을 갖도록 하는 것입니다. 아직 많은 회사들이 전문 개발자 중심의 RPA도입에 머물러있습니다. 이렇게 해서는 사내의 자동화 요구에 모두 대응하기 어렵습니다. RPA를 빠르게 확산시키려면 개발자 풀을 크게 늘리는 것이 중요합니다. 결국, 현업에서 PRA를 개발할 수 있는 인력을 파악하고 양성해야 합니다.

  RPA솔루션을 엄밀히 나누면 단독 데스크톱 구성으로 개별 컴퓨터에 설치하는 RDA, Robotic Desktop Automation와 서버에 의한 집중 관리를 통해 프로세스를 시스템화하는 RPA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직원들이 내가 하는 업무를 스스로 자동화하는 RPA수준의 자동화 즉,  ‘나만의 봇 만들기’가 가능하다면 자연스럽게 부서 전반의 업무 자동화가 가능할 것입니다.  저는 DT에 있어서 HR의 중요한 역할이 전문 개발자와 데이터 사이언티스트와 협업할 수 있는 시민 개발자(CitizenDeveloper), 데이터 사이언티스트(Citizen Data scientist) 양성이라고 생각합니다.

  혹시 HR 담당자 중에 RPA에 대해 더 자세히 알고 싶은 분이 계시다면, 직접 배워보시는 것도 권해드립니다. RPA 솔루션 중에는 스크립트 기반의 개발자 친화적인 솔루션도 있지만 Uipath나 블루프리즘처럼 드래그 앤 드롭 방식을 지원하는 사용자 친화적인 솔루션도 있어서 생각보다는 어렵지 않게 배울 수 있습니다.(쉽다고는 안 했어요).

  지금까지 RPA에 대해 간략히 살펴보았습니다. 읽으시면서 HR 담당자가 적극적으로 개입할 여지가 많다는 것을 느끼셨기를 바랍니다. HR 담당자는 직무분석 경험도 있고 사내의 모든 업무 프로세스를 전반적으로 잘 알고 있습니다.  RPA 도입의 사전단계인 과제 분석, 업무 표준화와 RPA확산에 중요한 시티즌 개발자 양성 모두 HR에서 기여할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해요.  그럼 이번 달도 화이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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