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십 모델 가운데 상황적 리더십 모델(situational leadership model)이 있다. 허시(P. Hersey)와 블랜차드(K. Blanchard)에 의해 제시된 이 모델의 핵심은 직무수행 의지와 능력에 기반한 팔로워의 성숙도에 따라 리더십 스타일의 변화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와 같은 모델은 비단 리더십에만 적용되는 것은 아니다. 구성원들의 성장을 위한 학습 솔루션을 개발하고 제공하는 것에 있어서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많은 조직에서는 구성원들의 역량이 곧 조직의 역량이라는 생각으로 구성원들의 역량 개발과 향상을 위한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예를 들면 조직이나 직무에 새로 유입되는 인원을 대상으로 시행하는 온보딩(on boarding) 프로그램을 비롯해서 승진자를 위한 교육 그리고 나날이 새로워지고 변화되는 직무와 관련된 교육도 빠지지 않는다.
더군다나 교육의 방법도 교수자 중심의 내용 전달에서 벗어나 학습자 중심의 경험 공유 등으로 변화되고 있다. 이는 자연스럽게 구성원들의 자기주도적인 학습에 대한 기대로 연결되기도 한다.
이와 관련 조직 내 HRD의 역할도 변화되고 있다. 요구분석을 통해 각종 교육과정이나 프로그램을 개발하여 지원하는 것과 같은 직접적인 지원을 넘어 조직별 학습문화 조성과 학습조직 구축 그리고 이를 위한 학습 플랫폼을 제공하는 등과 같은 간접적인 지원이 확대되고 있다.
그런데 조직이나 HRD에서 생각하고 지원하는 것에 비해 구성원들의 자기주도적인 학습은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그 중 하나는 앞서 제시한 상황적 리더십 모델에서 힌트를 얻을 수 있다. 즉, 학습자의 스타일에 따른 차이를 반영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당연한 말이지만 모든 구성원들이 자기주도적 학습을 할 수 있는 스타일은 아니다. 이는 개인별 학습능력의 문제도 일부 있겠지만 각각의 구성원들이 처한 상황, 직무, 환경 등의 변수가 많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자기주도적 학습이 가능한 상태에 있는 학습자가 있는 반면, 그렇지 않은 학습자도 존재하는데 이를 간과할 경우, 학습에 대한 의지와 실행력을 기대하기 힘들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학습자의 스타일은 어떻게 구분해 볼 수 있을까?
정형화되거나 일반화된 구분은 아니지만 학습자의 성격과 상호작용 정도에 따라 콘텐츠 소비자(consumer), 추천자(curator), 개발자(creator) 그리고 전달자(instructor) 등과 같이 네 가지 정도로 구분해 볼 수 있다.
먼저 콘텐츠 소비자(contents consumer)는 내성적이면서 상호작용에 대해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는 학습자 스타일이다. 이와 같은 스타일의 학습자는 전통적인 교실수업에 적합하다. 이른바 잘 정리된 내용을 교수자에 의해 전달받는 과정 속에서 학습이 이루어진다.
다음으로 콘텐츠 추천자(contents curator)는 내성적이지만 상호작용에 대해서는 나름의 의미를 부여하는 학습자 스타일이다. 이러한 스타일의 학습자는 자신이 접하는 수많은 자료 중 양질의 자료를 선별하고 이를 동료들에게 공유하는 과정을 통해 학습하게 된다.
콘텐츠 개발자(contents creator)는 외향적이기는 하지만 상호작용에 대해서는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는 학습자 스타일이다. 이런 스타일의 학습자는 자신의 관심 분야나 하고 있는 일과 관련된 내용을 스스로 정리하고 콘텐츠화하는 과정을 통해 학습한다.
마지막으로 콘텐츠 전달자(contents instructor)는 외향적이면서 상호작용에 대해서도 큰 의미를 부여하는 학습자 스타일이다. 이들은 자신이 직‧간접적으로 접한 내용을 강의, 발표, 토론, 토의 등과 같은 활동을 통해 여러 사람들에게 알리는 과정 속에서 학습이 이루어지는 경우다.
물론 임의적으로 구분해 본 학습자 스타일이지만 각기 다른 접근방식이 달라져야 한다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
특히, 거의 모든 분야에 걸쳐 수요자 중심(on demand)과 최적화(customization)에 대한 요구가 빈번해지고 있는 상황을 고려하면 학습 역시 학습자의 스타일에 기반해서 접근할 필요가 있다.
학습자의 학습 스타일은 마이어스-브릭스 유형 지표(Myers-Briggs-Type Indicator, MBTI)와 같이 나쁜 스타일은 없다. 단지 자신에게 보다 적합한 학습 스타일이 있을 뿐이다.
따라서 HRD에서는 조직 구성원들이 자신에게 맞는 학습 스타일이 무엇인지를 확인해 볼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아울러 각각의 스타일에 적합한 학습방법을 제공해주기 위한 고민과 노력을 기울여 볼 필요가 있다.
그리고 조직 내 각기 다른 학습 스타일을 보유한 구성원들이 저마다의 학습방법으로 조직학습이 이루어질 수 있는 환경을 선제적으로 구축하고 필요한 지원을 전개해나가야 한다.
조직에서 구성원들에게 기대하는 자기주도학습은 각각의 구성원들이 지닌 다양한 학습 스타일이 자연스럽게 순환되어 질 때 이루어질 수 있다. 그리고 이와 같은 순환은 곧 조직의 학습문화 정착을 위한 기반이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