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용 프로세스에 대해 물었다
A회사 채용 면접관으로 참여하였다. 블라인드 면접이기 때문에 회의실에 PC 한 대만 놓여 있었다.
진행자에게 메모지를 부탁하고, 지원자에 대한 자료를 30분 전이 아닌 1시간 전부터 볼 수 있는가 물었다.
규정상 30분 전에 볼 수 있다고 한다. 5개조 3명씩 15명의 지원자 자료를 30분 안에 본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면접 시간을 보면 한 조가 끝나고 다음 조가 시작되는 시간은 5분 여유 밖에 없었다.
면접 시간은 조별 30분이었다. 진행자가 들어와 면접 진행 안내를 실시한다.
지원자의 이름도 없는 상황에서 주의 사항 중심으로 설명한다. 외부 면접관 입장에서는 궁금한 점이 많다.
하지만, 시간이 촉박한 관계로 누가 처음과 마지막 인사말을 할 것이며, 질문의 순서를 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진행자에게 금번 회사의 선발 직무와 어떤 지원자가 합격했으면 좋겠는가 질문했다. 답변이 없다.
합격 후 지원자는 무엇을 할 것인가 물어도 모른다고 한다.
인사 부서의 채용 담당자가 아닌 면접 진행을 위한 아르바이트생이었다.
면접이 진행되고, 인사 부서가 준비한 구조화된 면접이 아닌 면접관이 궁금한 점에 대한 개별적 질문이 이어진다.
조별로 질문이 다르고, 어느 조는 30분을 지나 50분 가까이 가기도 하고 어느 조는 질문 자체를 하지 않는다.
면접이 다 끝나고 합격자와 불합격자를 정하자고 한다. 면접의 프로세스와 면접에 임하는 면접관과
진행자의 문제가 많은데, 올바른 선발이 될까 마음이 불편했다. 면접을 마치고 인사 부서장을 만났다.
간략하게 소감을 이야기하니, 옳은 말이지만 현실적으로 어려움이 많다고 한다. 채용 담당자가 1명인데,
면접 시 면접장에 있을 수 없는 상황이고, 면접관도 모시기가 너무 어렵다고 한다.
심한 경우, 면접 시작하기 1시간 전에 결정되기도 한다고 한다.
인사 부서장에게 회사의 면접 프로세스에 대해 물었다. 현업의 충원 요청을 받아 정리해 CEO에게
보고하여 채용 규모를 확정하고, 채용 공고, 입사지원서 접수 및 심사, 인적성 검사, 2차 면접,
신체검사 후 합격자 발표로 진행된다고 한다. 개선해야 할 일이 많겠다는 말을 남기고 회사를 나왔다.
채용의 시작과 끝
채용이라는 직무에 대해 담당자와 인사 부서는 어떤 마음가짐을 가져야 할까? 1980년대 휴대폰이 없었고,
전화하기도 받기도 어려웠던 시절, 철책에서 근무할 때이다. 초소의 전화가 울린다.
받으니 A그룹의 채용 담당자이다. 며칠 면접이고 잘 준비하고 합격하길 바란다는 내용이다. 감동이었다.
2개 그룹에 합격하여 같은 날 면접이 있어 어느 곳을 갈까 망설이고 있었는데 전화 한 통이 결정하게 하였다.
A그룹 면접장에서 채용 담당자를 만났다. 첫 말은 이제 곧 전역 축하하며, 여러분은 이 그룹의 미래 경영자이다
한다. 함께 합격한 동기들은 채용 담당자의 이 말에 감동을 받아 다른 회사 선택을 그만뒀다는 말을 한다.
그 당시 입문 교육부터 가장 많이 들은 이야기는 ‘열과 성을 다해 일에 임하는가?’ 였다.
회사에서 처음 만난 채용 담당자는 자신의 일에 혼을 바친 사람이었다.
인사실무과정을 진행하면서 채용 영역을 설명하며, 참석자에게 채용의 시작과 끝에 대해 질문했다.
채용의 시작은 채용계획 수립이란 답변이 가장 많았다. 어떻게 생각하는가? 채용 계획을 수립하기 전에 해야
할 일이 있다. 바로 인력운영계획의 수립이다. 인력운영계획은 3년 중기 인력 수급을 본부 사업 전망에 따라
직무 단위로 설정해야 한다. 중기 인력운영계획이 수립되면, 당해년도 인력운영계획을 본부별 직무 중심으로
세심하게 작성한다. 퇴직 인력, 이동 인력, 충원 인력을 고려하여 충원해야 할 직무, 인원, 역량 수준, 시기 등을
정해 인사 위원회에서 최종적으로 내 외부 충원을 결정해야 한다. 이 결과 외부 충원이 채용 규모의 결정이다.
이 채용 규모의 결정에 따라 채용 계획이 수립된다.
채용의 마지막 단계는 합격한 인원에 대해 합격 통보를 하는 것, 입사 당일 회사에 오도록 하는 것,
입사 당일 현업 부서까지 안내하는 것이라고 한다. 채용의 끝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채용의 끝은 수습기간이 끝나고 한 명의 제 몫을 다할 수 있도록 조기 전력화 되는 그 날까지라고 생각한다.
물론 인재육성 담당, 현업 부서장의 책임이 더 중요하다. 하지만, 채용 담당자로서 이들이 제대로 성장하도록
지원하고 지켜 봐줘야 한다. 나는 선발했으니까 그 이후는 인재육성 부서와 현업 부서에서 알아서 해라는
식으로는 곤란하다. 선발한 인원이 현업 부서와 직무에 잘 맞고 적응하며 배우며 즐거워하는 가를 살펴야 한다.
주기적 간담회나 면담을 통해 애로 사항을 청취하고 도움을 줄 수 있는 한 지원해야 한다.
회사에서 처음으로 만난 미래의 경영자들임을 잊지 말고 성과를 낼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특히, 경력으로 선발한 인력에 대해서는 더 많은 배려를 해야 한다. 현업에 가서 바로 일을 해야 하기 때문에
문화와 분위기, 일의 프로세스, 조직과 기존 인력과의 융합을 위해 많은 배려를 해야 한다.
멘토와 조직장을 통해 관심을 갖고 지켜보고 지원하도록 해야 한다.
한 명의 지원자의 마음 속에 회사의 이미지, 이 곳에서 성장하여 성과를 내겠다는 불씨를 심어주는 사람이
채용 담당자이다. 기계적으로 채용 계획을 세워 공고하고, 입사 지원서를 받아 현업에 맡기고,
선발 과정을 거쳐 합격 통보를 하고 내 일이 끝났다는 영혼 없는 일을 하는 사람이면 곤란하다.
채용의 의미를 알고, 한 명 한 명을 소중히 여기며 그들에게 꿈과 열정을 심어주며, 옥석을 가리는 사람이
채용 담당자가 되어야 한다. 나는 진행자라는 생각을 버리고, 지원자의 언행을 지켜보며 회사가 필요로 하는
인재가 합격되도록 해야 한다. 당연히 회사에 맞지 않는 지원자는 그 자리에서 탈락시킬 수 있는 권한이
있어야 한다. 신입 1년차 채용 담당자 보다는 회사와 구성원이 신뢰하고 인정하는 뛰어난 인사 담당자가
채용을 담당해야 할 이유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