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 HR로 입사 후 제일 먼저 한 일은?

HR 조직이 처음으로 생긴 스타트업에 첫 HR로 입사했다. 당장 해야 할 일은 빠른 조직개편 및 조직 안정화, 주요 포지션 채용이었다. 그뿐만 아니라 사업의 빠른 진행을 위한 전반적인 지원 업무 및 인력과 자금 확보에 대한 책임이 주어졌다. 이전과는 확실히 다르게 일해야 할 스타트업 HR, 지금부터 시작이다.

‘You know nothing Jon Snow’

천신만고의 고민 끝에 몸담았던 조직을 떠나 스타트업으로 이직했다. 주위에 많은 사람들로부터 다양한 피드백을 들었고 마음의 준비도 단단히 했다. 나름 대기업에서 작은 이커머스 회사로 이직했을 때도 적응을 잘했다고 자부했다. 하지만 모든 노력을 무색하게 만들 정도로 ‘스타트업’이라는 곳은 생각했던 것과 매우 달랐고 매일 수도 없이 자신에게 왕좌의 게임의 유명한 대사를 되새기게 됐다.

스타트업에서 일해보지 않고 스타트업을 논하기는 어렵다. 스타트업에 대한 정의는 다양하지만 여기서 말하는 스타트업은 ‘50인 미만, 창업한지 5년 미만, 투자금 50억 미만, 매출 50억 미만의 정말 ‘start’ 하는 회사라고 정의’하겠다.

두 번째 직장도 입사 당시에는 스타트업이라고 대외 PR을 했지만 임직원도 2천 명 이상, 매출도 수천억, 투자금도 1조를 넘은 상황이었으며 지금 다니고 있는 스타트업과 비교하면 대기업이나 다름없었다.

현재 다니고 있는 스타트업에 와서 짧은 시간이지만 많은 일들이 있었으며 그 경험을 바탕으로 스타트업 HR로 입사해서 한 일들과 해야 할 일들 관련해서 정리를 하고자 한다. 이 또한 정답도 아니다. 회사마다 각기 다른 사정이 있기에 가벼운 마음으로 보시기 바란다.

 

 

무엇을 하기 앞서서 제일 먼저

본인이 채용된 상황에 대해 파악을 하는 것이 제일 중요하다. ‘왜 나를 뽑았을까?” 이것은 기대(Expectation) 하는 것과는 약간 다르다. 채용된 상황을 알면 기대치가 형성된 이유(Context)를 알 수 있다. 어떠한 포지션에 채용되는데 통상적으로 4가지 상황으로 구분할 수 있다.

1. 기존에 없던 자리/기능이며 신설됐다.

2. 기존의 고성과자가 퇴사/전배/전직을 하면서 생긴 공백을 채우기 위해 충원됐다.

3. 기존의 저성과자가 퇴사/전배/전직을 하면서 생긴 공백을 채우기 위해 충원됐다.

4. 내부 승진/전배/전직을 통해 맡게 됐다.

4번을 제외하고 나(HR)에 대한 기대치가 높은지, 낮은지, 없는지를 아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조직에 변화를 가져올 일을 추진하려고 할 때 앞서 언급한 맥락(Context)를 파악해야 더 쉽게 변화관리를 할 수 있다. 일례로 기존 인사담당자가 일하던 방식을 좋아하던 구성원들은 변화를 싫어할 것이고, 기존 방식을 좋아하지 않던 구성원들은 변화를 환영할 것이다.

그다음으로 본인(HR)에 무엇을 기대하는지 파악해야 한다. 역할에 대한 기대와 직급에 대한 기대가 있으며 역할에 대한 기대는 본인의 단기적인 목표이자 현재 조직의 문제(Problem Statement)이기도 하다. ‘인사담당자가 와서 새로운 평가/보상 제도를 만들어 주길 기대한다’라고 했을 때 HR 이슈 중에 기존 평가 보상 체계 및 방법에 대한 아쉬움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다만 문제가 있다고 해서 과거 경험을 바탕으로 바로 행동으로 넘어가서는 안 된다. 경영진뿐만 아니라 다양한 구성원으로부터 피드백을 들어서 직급/부서/조직별로 문제를 바라보는 시각차가 있는지 파악도 필요하다.

직급에 대한 기대도 중요하다. 본인이 경영진의 역할을 맡게 되는지, 팀장으로서의 역할을 수행해야 하는지, 일반 사원에 대한 기대치로 채용이 되었는지 알아야 한다. 기존 제도가 비효율적이어서 바꾸려고 하는데 본인에게 주어진 기대는 일반 사원 수준이라면, 제도 개선을 당장 실행하기에는 어려움이 있을 수 있다. 본인에게 주어진 기대 이상의 고민은 하되 의견 관철까지는 시간이 다소 필요할 수 있다는 점은 인지하고 있어야 한다.

필자는 현 회사에 인사실장(CHRO) 포지션으로 입사했는데, 그전에는 조직에 명확한 인사담당자가 있었던 적은 없었다. 입사 전에 CTO 교체가 있었으며 빠른 조직 개편 및 조직 안정화, 주요 포지션 채용이 시급했다. 회사의 경영진 중 하나이자 인사총괄로서 필자에게 사업의 빠른 진행을 위한 전반적인 지원 업무 및 인력과 자금 확보에 대한 책임이 주어졌다.

첫 주, 첫 달, 첫 100일

여느 이직자나 첫 100일은 긴장되는 기간이다. 대부분 회사는 수습 기간을 두기도 하지만 단기 성과를 내기 위해 많은 노력을 쏟는 기간이기도 하다. 미국 대통령이 새로 집권하고 첫 100일을 허니문 기간이라고 하며 지지율이 제일 높은 시기이기도 하여 많은 정책을 펼치고 선거 주요 공약에 대한 입법도 진행한다. 우스갯소리로 첫 백일 동안 제일 많은 일을 한 시간이라고도 한다.

인사는 오히려 첫 100일 동안 새로운 정책이나 제도를 펼치기 어려울 수 있다. 기존 시스템 파악도 중요하지만 아직 경영진을 포함한 구성원들로부터 신뢰를 형성하지 못했기에 쉽사리 조직 변화를 진행하기 어렵다. 특히나 인사 정책/제도 변화에 따른 효과를 체감하기까지는 시간이 다소 걸려 단기간 성과에 집착하다가 뚜렷한 결과 없이 시간을 보내게 될 수 있다. 첫 주, 첫 달, 100일을 기준으로 향후 몇 년을 위한 준비 시간으로 가져가면 조금 더 효과적인 적응을 할 수 있다.

인사 업무를 잘 알려면 내부 구성원, 업무 프로세스, 산업에 대한 이해가 높아야 한다고들 말한다. 첫 주에는 내부 구성원, 첫 달에는 업무 프로세스, 100일 안에는 산업 파악하는 것에 초점을 맞춰서 움직이면 좋다.

입사 후 일주일 첫 주는 빠르게 조직 내부 상황을 파악하는 데에 집중하는 것이 좋다. 임직원 이력서를 미리 받아 보는 것을 추천한다. 입사 전에 확인한 기대치 및 문제 상황을 바탕으로 구성원 피드백을 받는 것 또한 중요하다. 필자가 스타트업에 합류했을 때 첫날부터 전 구성원 일대일 면담을 진행했는데 26명을 진행하는 데 일주일을 꼬박 사용했다. 구성원 면담뿐만 아니라 본사 외 사업장 방문도 빠른 시일 내 하는 것이 중요하다.

입사 후 한 달 2주 차까지 본인 및 부서의 업무 프로세스 파악을 완료하고 첫 달까지 조직 전반의 업무 프로세스 파악이 중요하다. 특히 재무회계 관련 프로세스를 파악하는 것을 추천한다. 스타트업 특성상 인사와 재무가 완벽히 분리되어 운영되는 경우는 적고 경영지원 제반 업무를 아는 것이 유리하다. 특히 대부분의 스타트업에서는 전체 비용 중에서 인건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높을 확률이 높아 바쁘더라도 최소한 경영지원 업무 관련 전반적인 이해도를 높이는 것이 필요하다.

입사 후 100일 100일이 지나면 회사에 적응도 어느 정도 됐고 본인 이후에 신규 입사자도 있을 것이다. 본인의 업무도 파악이 끝나 어느 정도 효율도 나오고 있을 시기이다. 이때 본격적으로 향후 반년, 1년, 3년 계획 구체화가 되어있어야 한다. 3개월 남짓 파악한 조직의 상황 및 업무 프로세스에 대한 개선 사항들이 리스트 업 되어야 하고 세부 액션 플랜을 세워져 있어야 한다. 관리자 이상의 역할을 부여받았다면 인력 계획 및 채용 전략, 핵심 인재의 리텐션 강화, 전반적인 인사제도 기획/개선안 정도가 있어야 한다.

 

 

필자는 다음과 같이 첫 100일을 지냈다. 입사 전 대표이사와 두 차례 미팅을 해서 조직에 대한 상황을 듣고 미리 이력서를 받아서 내부 구성원 및 조직에 대해 공부를 했다. 입사하자마자 1:1 면담을 진행했으며 필요한 경우에는 두 번도 진행했다. 놓쳐서는 안 되는 핵심 인력과 조직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사람 구분을 했으며 평가 보상 체계가 명확하지 않아 우선적으로 처우 개선이 시급한 분들에 대한 평가를 진행했다. 동시에 조직 안정화 및 개선을 위해 빠르지만 최소한의 변화를 가져올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그 후 사업 계획에 따른 인력 계획을 세우고 채용 전략을 세웠다. 공고 리뉴얼을 하고 서치펌들도 만나 싱크업 진행을 했다. 여기까지가 한 달이었다.

그다음 두 달 동안은 Series A 투자유치가 겹쳐 관련 업무 서포트를 하면서 격주로 타운홀 미팅을 진행하면서 지속적으로 회사의 방향에 대한 공감대 형성 및 목표 수립에 힘썼다. 대표는 항상 사업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Human, Vision, Money 가 필요하다고 했고 Human을 위한 채용, 리텐션, 조직 설계를 했고, Vision에 대한 이해도 상승, Money를 얻기 위한 투자유치를 했다.

100일이 지나고 사무실 이사도 했으며 채용 성과가 나기 시작했다. 본격적으로 회사 인력의 규모가 늘어나기 시작했으며 5개월이 지날 때쯤 회사는 2배로 커졌고 주니어 중심의 인력 구성에서 고르게 분포된 조직으로 탈바꿈했다.

50명을 바라보고 있는 현시점에서 아직 해야 할 일은 많이 있다. 입사 당시 있던 문제들을 다 해결한 것도 아니다. 하지만 뒤돌아보면 6개월 전 퍼플랩스와 지금의 퍼플랩스는 완전히 다른 회사로 성장했고 이전 보다 훨씬 더 사업에 대한 확인도 올라갔다.

이슈는 끊임없이 생기고 앞으로도 생각하지 못한 일들이 생길 것이지만 두려워하지 말고 지속적으로 이슈 파악을 하고 우선순위 설정을 해서 하나씩 해결해 나가면 잘 될 것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 힘들 때도 많겠지만 절망을 하지 말고 본인이 성공할 수 있는 토대를 처음에 잘 쌓으면 해결 못할 이슈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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