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 초급리더 육성하기 : 3. 신임리더가 리더임이 당연한 세계관 만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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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스탠바이랩 최고제품책임자와 인재채용을 맡고 있는 김민종입니다.
벌써 세 번째 글을 쓰게 되었네요. 이번 글을 올리게 되면 총 6회로 기획된 시리즈의 절반이 되는데요, 저에게도 큰 의미로 다가옵니다.

지난 글 말미에 리더는 태어나는 것이 아니라 만들어지는 것이라는 이야기를 하며 마무리를 했었죠? 오늘은 리더 후보자가 조직 내에 있다는 전제하에 조직 내에서 이 사람은 차기 리더가 되는 것이 당연하다는 인식을 주는 여러 방법 중 한 가지를 공유드리려 합니다.

 

[부여받은 권력도 약할 수 있습니다.]

‘부여받은 권력이 가장 정통성 있다’ 라는 말이 있어요. 조직에서 합법적 절차를 통해 리더가 되는 것이 가장 좋다는 의미인데요. 조직 내에서 인망이 두텁고, 실력으로 인정받고 있던 사람이라면 큰 통증없이 리더가 될 수 있겠지만, 기존 구성원 모두가 신임리더를 바로 리더로 인정하지 않아요. 특히 팀원이 리더와 비슷한 경력을 갖고 있거나, 한끗 정도 낮은 경우 조직의 2인자가 되면서 비협조적으로 나오게 되면 조직 내 불화가 생기게 되죠.

기존에 동등한 팀원이면서 비슷한 지위에 있던 사람들은 보통 그 사람들이 협조적이라고 하더라도, 같은 조직내에 있다면 협조와 동의를 얻어 함께 조직을 운영해나야가 하는 사람들이지 지위를 갖고 리더의 마음대로 조직을 운영하기는 어려워요. 정말 조직을 다 휘어잡고 리더십을 발휘하려면 현재 리더가 자신의 리더인 것이 당연한 사람들로 구성되어 있어야 해요. 현재 리더가 리더가 아니었던 시절을 기억하는 사람이 조직에 없는 것이 가장 좋다는 의미입니다. 그러려면 최소 1년에서 몇 년에 걸친 시간이 필요하죠. 리더에게 가장 좋은 상황은 팀원의 세계관에 리더가 리더인 것이 당연해야 한다는 것이에요.

이를 설명하기 위한 좋은 예가 있어요. 아마 군대를 다녀오신 분들이라면 실제로 겪어보았을 일이에요. 군대에 가면 소위, 신임 하사같은 초급 간부가 병사들에게 인정을 받지 못하는 경우를 많이 보았을거에요. 이건 단순하게 그를 인정받지 못한다는 것이 아니라, 실력의 문제이기도 해요. 실제로 그들이 실수한 부분을 병사들이 수습하기도 하고, 심지어는 실무에 대한 부분을 교육을 해주기도 합니다. 이런 과정은 초급 간부의 실무 역량향상 측면에서는 긍정적인 부분이지만, 리더십 측면에서는 마이너스가 되죠.

가장 중요한 것은 그렇게 직급은 위에 있지만, 어리바리한 모습을 보여준 사람들에게 역량이 조금 나아졌다고 리더로서 인정받고 영향력을 발휘하기가 쉽지 않다는 점입니다. 그들이 리더로서 인정받고 영향력을 발휘하는 시점은, 초급 간부가 어리숙한 모습을 보였던 병사들이 모두 전역한 이후가 될 것입니다.

제 이야기를 들으면서 영화의 흔한 클리셰인 믿음직한 베테랑 중사와 어리숙한 신임 소대장이 떠오르셨을텐데요, 이 상상 자체도 훌륭한 이해지만, 한 걸음 더 나아가서 ‘베테랑 중사조차 처음에는 인정받지 못했던 시절이 있었겠구나’ 생각하시면 됩니다. 베테랑 중사를 신뢰하고 따르는 병사는 사실 그의 능력있는 시절만 보았을테니까요.

 

[위대한 사람에게도 쉽지 않은 초기 리더십 구축]

예전 대학교에서 문화인류학 수업을 들을 때 교수님이 하셨던 이야기가 생각납니다. 우리가 알고 있는 위대한 종교적 선지자들조차 처음부터 자신의 고향에서 인정받고 성공한 사람이 없다는 이야기인데요, “어렸을 때 기저귀차고 오줌싸고 똥싸는 것을 다 본 어른들이 두 눈 시퍼렇게 뜨고 살아있는데, 머리 좀 컸다고 입 바른 소리하고 다니면 누가 그것을 인정하겠는가. 그래서 다들 고향을 떠나 다른 지역에서 종교적 꽃을 피울 수 있었다.” 라는 이야기입니다. 다른 지역에서는 종교적 선지자들이 낯선 이방인이며, 정말 하늘이 내린 신의 대리인으로 보였을테니까요.

사람은 누구나 미숙하고 서투른 시절이 있을 순 있습니다. 하지만 그것과는 별개로 그런 시기를 옆에서 지켜본 사람들에게 리더십을 발휘하는 것은 역사와 종교에 이름을 남긴 사람들에게도 어려운 일이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서두가 장황하죠? 이렇게 서두가 장황한 이유는 딱 한 가지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어서입니다. 리더 한 명 새로 만드는데 필요한 시간이 적지 않다는 것입니다. 아마 읽으시면서 리더 하나 만드는데 세월이 참 오래 걸리네 라는 생각을 하셨을텐데요, 그 생각이 맞습니다.

한 명의 리더가 능숙하게도 아니고 많이 부족하지만 최소한의 인정을 받으면서 리더 역할을 하게 하는 데도 최소 1년 이상의 시간이 걸립니다. 이를 신임리더로 발표한 뒤 준비를 하면 이미 늦는 다는 것이고요, 사전에 리더육성체계를 마련하고 미리미리 준비를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렇게 준비를 해도 여전히 시간이 모자라고 오래 걸립니다!)

그래서 몇 가지 노하우를 전달드리려 합니다. 리더 후보자가 있다면 리더가 되기 전에 이미 내부적으로 이 사람은 차기 리더가 되겠구나, 인식을 주고 그에 맞는 영향력을 주어야 합니다. 마치 이성에게 하는 고백과도 같아요. 사귀자는 고백 또한 당사자가 모르는 상황에서 뜬금없이 갑자기 하는 것이 아니라, 이미 누가 봐도 고백만 제외하고 사귀는 상황임을 다 만들어놓고 형식적으로 하는 것이 정석이라고 하죠. 이과 같이 리더도 다 만들어놓고 임명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입니다.

 

[생애주기 취약점을 이용하세요]

인생에는 특별한 날이 있습니다. 어떤 날은 매 년 세시풍속처럼 돌아오는 날입니다. 명절, 발렌타인데이, 어린이날, 크리스마스 등이 이에 해당합니다. 해당 날짜 자체는 나와 아무 관계없는 날이지만 아무일도 발생하지 않으면 아쉬운 그런 날입니다.

또 하나는 나와 관련있는 날입니다. 생일, 학교졸업식, 결혼기념일, 입사 1주년 등등 세상 사람들에게는 의미없는 날이지만, 나에게는 의미있는 특별한 날이 있습니다. 따로 있는 용어는 아니지만, 저는 이 날을 ‘생애주기 기념일’ 이라고 합니다. 직원기준에선 현 직장과 어떤 시간이 의미가 있을까요?

처음 채용공고를 본 순간, 이력서를 넣고 처음 연락이 닿은 순간, 면접 시간, 입사 첫 날, 입사 1개월 차, 6개월 차, 1년 차 정도가 크게 의미있는 기억이 될 것입니다. (물론 이후 연차도 의미가 있지만, 본 글에선 의미가 없으므로 짧게 넘어갑니다.) 저는 리더이며 채용담당으로서 처음 회사에 입사한 팀원들에게 생애주기 기념일에 맞게 의미있는 기억을 만들어주려 노력을 합니다. (첫 회사일수록 그 기억은 더 강렬합니다. 마치 첫 연애와 같이 말이죠.)

근데 리더십 이야기하다 왜 뜬금없이 기념일로 주제가 넘어갔을까요? 바로 이 생애주기 기념일이라고 하는 부분에서 리더십을 키우기 위한 의미있는 지점이 두 군데 있기 때문입니다. 그 포인트는 바로 면접과 입사 첫날부터 1~3개월까지인 수습기간입니다. 저는 이 부분을 ‘생애주기 취약점’이라고 부릅니다. (설명을 쉽게 하기 위해 제가 지은 말이에요. 검색해도 안나옵니다. ^^;)

사람이 살다보면 가장 심리적으로 유약하고 작은 호의나 능력도 크게 느끼는 기간이 있습니다. 직장인 기준에선 바로 면접 시기와 입사를 처음 하고 적응하는 기간인데요, 이 기간을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합니다. 많은 회사가 면접관은 이미 리더인 사람이, 입사 후 온보딩 과정은 일반 팀원 중 일이 적거나 경력이 적은 사람이 하는 경우가 있는데요, 사실 이 기간은 전략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기간이기에 그냥 보내기엔 아까운 기간입니다.

 

[리더 후보자를 면접관으로 참여시키세요.]

면접관의 예를 먼저 들어볼까요? 직장을 대충 지원하고 대충 다니지 않는 이상, 면접이란 구직자에게 인생의 가장 중요하고 잊을 수 없는 사건 중 하나입니다. 그리고 다들 아시겠지만 100% 완벽한 면접이란 존재할 수 없습니다.

제대로 대답을 못하기도 하고 엉뚱한 대답을 하기도 하고, 이전 직장에서 엘리트였던 구직자도 면접에선 긴장하고 서투른 모습을 보일 수 밖에 없는 자리입니다. 어쩌면 흑역사가 될 수도 있는 자리에서 나를 평가하는 자리에 있던 사람은 입사 이후에도 절대 가볍게 여길 수가 없습니다. 심지어 그 사람이 그 면접에서 나를 평가하고 내 목숨줄을 쥐고 있었다는 것을 잊기 쉽지 않습니다. 결국에 좋은 점수를 주었기에 입사를 했을것이고요.

입사 전 면접에서 한 번은 만나보았다는 내적친밀과 여러가지 복잡한 감정을 갖고 입사를 했을 때 같은 팀에 나의 면접관이었던 직원이 있다는 것은 다른 직원과는 차원이 다른 관계를 맺고 시작하는 것입니다. 면접관이었던 사람은 구직자의 입장에서 경력이 더 많은 경력직으로 입사했더라도 함부로 대할 수 없는 것이지요. 둘이 면접을 보았던 한 시간은 둘만 공유할 수 있는 특별한 추억이기도 합니다.

 

[리더 후보자를 온보딩에 참여시키세요.]

입사 첫 날부터 수습기간도 마찬가지입니다. 다들 입사 첫 날을 떠올려보세요. 얼마나 많은 긴장을 하고 입사를 했는지. 정수기나 화장실이 어디있는지도 몰라 물도 혼자 마실 수 없었던 정신없는 첫 날, 그리고 한 명 한 명 소개받던 직장 동료들의 얼굴 등등. 이 시기도 심리적으로 단단하지 않은 시기이기 때문에 한 명 한 명의 호의가 크게 다가오는 시기입니다.

조직 내에 리더 후보자가 있다면 온보딩을 리더 후보자에게 맡기는 것이 좋습니다. 이 시기에 좋은 케어를 한다면 리더 후보자가 행한 선행의 양보다 더 많은 심리적 빚을 온보딩 대상자에게 줄 수 있습니다. 딱히 다른 단어가 생각나지 않아 빚이라는 단어를 사용하긴 했지만, 안 좋은 의미로 사용한 것은 아닙니다. 주는 사람은 1을 주었는데 받는 사람은 2를 받았다고 느끼는 것 뿐입니다. 그렇게 체계적으로 쌓아올린 관계는 추후 리더 후보자가 리더가 되었을 때 관계를 잘 쌓은 팀원의 지지로 인해 3으로 돌려받을 수 있습니다. 그렇게 만들어진 리더십과 안정적인 관계를 구축한 조직의 성과를 낼 것이고 기업은 4로 돌려받겠죠.

 

[리더십 육성에 성공한 조직만 살아남는다는 마음으로 준비해야해요.]

‘리더 후보자면 안그래도 조직에서 유능하고 할 일도 많을텐데 어떻게 그렇게 많은 시간을 낼 수 있나요?’ 라고 반문할 수 있어요. 일이란 1. 오늘 당장 해야할 중요한 일, 2. 오늘 당장 해야할 덜 중요한 일, 3. 덜 급하지만 중요한 일, 4. 덜 급하고 덜 중요한 일로 나뉘어집니다. 저는 기업과 조직의 장기적 흥망은 덜 급하지만 중요한 일을 얼마나 잘 하느냐로 결정된다고 생각해요. 리더를 육성하는 것은 몇 명만 노력하는 것이 아니라, 전사가 달라붙어 노력해야 하며 대상 조직 또한 일부 팀이 아닌 전사적이어야합니다.

가끔은 제가 제시한 방법 이상 가성비 있는 방법이 있을까 생각을 합니다. 많은 기업이 이런 체계를 갖추지 못했고, 혹은 빠르게 해결하고 싶어 외부리더영입을 위해 노력을 하고있고, 반대 급부로 외부에서 영입한 리더가 기업문화에 적응하기도 전에 성과를 내야해서 많은 문제가 발생하는 모습도 보았습니다. 그제서야 리더를 내부에서 육성해야한다 말은 하지만, 그게 쉬웠다면 외부에서 영입하지 않았을거에요.

 

한 명의 초급리더를 만들기 위해 리더 후보로 선정하여 리더로 임명하고 제대로 조직을 장악하여 성과를 내기까지 걸리는 최소 기간이 2년이라고 생각해요. 그 기간을 드라마틱하게 줄이려면, 리더 육성의 일상화가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아마 리더를 쉽게 뚝딱 육성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면 그 사람은 노벨경제학상이나 그에 버금가는 상을 받을 수 있지 않을까요.

오늘도 제 글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아내의 출산예정일이 이틀 남았네요. 곧 아들이 태어납니다. 다음 글은 정말 정신없는 와중에 쓸 것 같아요. 날이 많이 따뜻해졌네요. 다들 행복한 봄을 즐기시기 바라며 이번 글을 마치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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