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발자 A씨의 ‘이직’ 이야기

지난 글에서 개발자 A씨의 퇴사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모든 개발자를 대변할 수는 없겠지만, 개발자 A씨의 입사부터 퇴사까지 겪은 상황들과 그로 인한 감정 변화에 많은 분들이 공감해주셨습니다 🙂

오늘 이야기는 지난 글에 이어 개발자 A씨의 이직 이야기입니다. 최근들어 개발 직군 채용이 과열되면서 회사 입장에서는 좋은 개발자를 데려오기가 정말 어려워졌는데요. 개발자 입장에서 어떤 채용 경험이 긍정적이었는지 구체적인 사례를 통해 들어볼 수 있도록 정리해보았습니다.

새로운 곳에서 환영받는 개발자 A씨

Interview

개발자가 이직을 준비한다! 했을 때, 가장 먼저 뭐부터 하셨나요?

일단은 보통의 업체들에서 개발자들을 채용할 때는 기술인터뷰를 많이 가져요. 개인적으로 아직 기술적으로 충분히 성숙했다기 보다는 주니어 개발자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러다보니 제가 이직을 할 때에도 가장 발목을 잡을 요인이 기술인터뷰라고 생각했고, 이걸 극복하기 위해 공부 하기 시작하면서가 첫 이직 준비였던 것 같아요.

그렇게 한 한달 정도 후 부터는 이력서를 쓰기 시작했고, LinkedIn 등의 채용 관련 채널 계정들도 정리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LinkedIn 통해서 회사들의 HR팀들이 DM으로 직접 연락이 와서 접근성이 높았습니다.

당시의 감정이 꽤 복합적이었을 것 같은데 좀 정리해볼 수 있을까요? 어떤 고민이 있었고, 또 어떤 과정을 통해 해소 되어왔을지 궁금합니다

일단은 이전 회사의 불만족스러운 부분이 쌓여서 이직을 한 거잖아요? 그러다보니 당시에 새로운 곳을 간다는 사실로 기대가 된다던가 이러진 않았던 것 같아요. ‘성장을 못해 아쉽다, 더 재밌게 일하지 못해 아쉽다… 라고 하지만 결국 그냥 내가 문제가 있어서 못견딘게 아닐까?’, ‘다른 회사를 간다고 정말 나아질 수 있을까? 회사는 어디나 다 비슷하지 않을까?’ 이런 식으로 이직이라는 선택에 그렇게 확신이 넘치지는 않았습니다.

결과적으로 보면 그냥 가만히 있어서는 해결할 수 없는 고민들이었던 것 같아요. 제 경우엔 이직을 준비하면서 다양한 회사의 HR팀들, 개발팀들과 이야기해보면서 제 상황을 더 객관화 시키고, 확신을 더할 수 있었습니다.

이제 공부도 하고, SNS계정도 정리했고. 그럼 본격적으로 업체들과 컨택이 있었을텐데, 인상 깊었던 케이스를 하나씩 들어보고 싶어요!

일단 정말 다양한 업체들을 통해 연락이 왔는데, 가장 인상 깊었던건 초반에 연락이 왔던 업체! ‘a사’라고 할께요. a사는 다른 곳에 비해서도 압도적으로 적극적이었어요. 보통의 업체들이 DM을 보내놓고 ‘이런 채용건이 있는데 한 번 고려해보고 관심있으면 연락 달라’라는 식의 뉘앙스였는데, a사는 ‘다 떠나서 일단 한 번 이야기해보고 싶다! 시간 되냐! 연락 한 번 해달라!’ 같은 느낌이었어요.

몇 번 대화를 나누면서 이전 회사에서는 제가 어떤 일을 했는지 등을 설명드리자, 기존에 생각했던 팀이나 포지션 외에 다른 케이스도 설명해주면서 이런 케이스도 어울릴 것 같은데 어떻게 생각하는지 역으로 제안도 해주셨습니다.

또 통화를 마치면서 좋았던건, 일단 이력서를 보내달라 이야기 했는데요. 보통은 ‘준비가 되면 이력서 제출해주세요’ 라 할텐데 여기서는 본인이 언제 다시 연락하면 될지 물어보더라구요. 되게 사소한 포인트였는데, 그런 디테일한 경험에서 ‘이 업체가 정말 나와 핏을 맞춰보고 싶어하는구나’라는 뉘앙스가 느껴진 것 같습니다.

이직을 처음 준비하는 입장에서는 일단 어떤 이야기든 듣고 싶거든요. 그런데 관심이 있더라도 처음이다보니 먼저 연락하는게 부담으로 다가오는데, a사는 먼저 적극적으로 나와주니 따라가기만 하면 될 것 같아 좋았습니다.

적극적으로 연락 온 케이스가 좋았다는 말이네요! 그럼 이렇게 적극적으로 다가온 업체들에게만 주로 반응하셨던건가요?

아 그건 아니에요! 요즘 개발자 구하기가 어려워서인지 다양한 업체들에서 DM을 보내면서 적극적으로 컨택을 시도했는데, 이 중 모든 업체에 다 반응하지는 않았어요. 다양한 케이스들이 있었는데 제가 속한 개발자 커뮤니티에서 안좋은 이야기를 많이 들었던 경우도 있었고, 아니면 DM을 받고 나서 블라인드 같은 곳에서 재직자 리뷰를 확인했는데 부정적인 평이 너무 많은 경우도 있었습니다. 이런 경우는 거의 반응하지 않았어요.

구직자 입장에서 느끼기에, 채용팀이 적극적이라는게 동시에 2가지 의미로 다가오는 것 같습니다. ‘인사팀이 정말 열성적으로 일을 하는 구나’, 그리고 ‘혹시 퇴사자가 많아서 채용이 너무 급한건가?’ 라는 생각이 동시에 떠오르게 되더라구요. 후자의 경우에는 요즘에는 워낙 개발자 커뮤니티가 광범위하게 형성되어있기도 하고, 재직자 리뷰 사이트도 잘 되어있어서 이런 부정적인 평은 이제 쉽게 접할 수 있는 것 같습니다.

제 경우에는 더 좋은 곳으로 가고 싶어서 이직을 준비하는 것이었으니 이런 부정적인 평이 지배적인 케이스는 가급적 배재하면서 준비를 했었습니다.

그렇군요. 인사팀 외에 실무자를 만나 이야기해본 적도 있나요?

마찬가지로 DM으로 연락이 왔던 업체 중에 b사가 있었습니다. a사를 비롯해서 몇몇 업체들과 통화를 갖고 나니까 그 뒤로는 통화하면서 이야기하는게 제가 더 편하더라구요. b사에서 연락이 와서 직접 통화해도 되겠냐 물었더니 테크 리크루터 분과 연결이 되었습니다.

30분 정도 통화를 하면서 좋았던 점은 밖에서는 알 수 없는 그 회사의 문화적인 부분들을 간접적으로나마 체감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성장을 추구하는 개발자 분들은… 물론 연봉도 중요하지만..? ㅎㅎ 그 회사가 일하는 방식, 개발 문화가 어떻게 자리잡고 있는지 등을 중요시 여기는 경향이 있는데, 이런건 사실 회사 밖에서는 알기 어려워요. 그리고 회사에서 아무리 ‘우리는 이렇게 일합니다~’라고 홍보해도 쉽게 와닿지 않는 부분입니다.

테크리크루터 분이 설명해주시는 b사의 문화가 맘에 드셨나보네요?

그 업체의 문화가 정말 좋다! 여기서 일하고 싶다! 라는 것 보다는 ‘내가 생각 못했던 이런 부분도 경영진에서 파악하고 있고, 챙기려 노력하는구나’라는 인상을 준게 컸던 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로는 CTO가 어떤 분인지 이야기 해주신게 좋았어요. 지금 있는 CTO 분이 왜 합류를 하시게 됐는지, 그 분은 어떤 개발 문화를 가져가고 싶어 하는지와 같이 경영진이 의도하는 점 뿐만 아니라 실제로 회사 정책 적인 측면에서 이런 의도가 어떻게 반영되고 있는지 구체적인 예시가 있을 때 더 진정성이 와닿았던 것 같습니다.

예를들면 b사 같은 경우에는 개발자들이 하고 싶어하는걸 많이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 싶어 했어요. 이를 위해 마이너한 기술스택을 기반으로 프로젝트가 진행되기도 합니다. 근데 그렇게 기술스택이 특이하면 사실 많은 개발자를 채용하기가 더욱 힘들어져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개발자들이 다른 소수 언어도 시도해보고 배워볼 수 있는 환경을 만들기 위해 일부는 이런 기술스택을 채택했다고 합니다. 회사 입장에서는 큰 리소스를 투자한 셈이죠.

또 한편으로 회사 내에 문화적인 부분에서 더 투자가 필요할 것 같다 판단해 애자일 코치를 영입했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애자일 코치가 필요했던 배경부터 오게 되면 어떤 일을 맡을 예정인지와 같은 부분에서 실제로 회사가 어떤 문제를 경험하고 있고, 어떻게 해결해나가려 하는지와 같은 부분들을 들어볼 수 있었습니다.

참고로 개발자 A씨는 이직 고려중인 회사에 직접 찾아가 직원분들 하루 회고모임에 함께하고 올 정도로 열정맨

어떻게 보면 문화적인 부분이 마음에 들었다기 보다는 경영진에서 개발팀의 상황을 얼마나 디테일한 수준까지 파악하고 있는지, 그리고 개선 의지를 얼마나 강하게 내비치는지와 같은 부분이 좋으셨던 것 같네요.

그런데 사실 개발 문화라 하는 부분은 아마 모든 개발자들이 궁금해하지만 반대로 채용팀 입장에서는 전달하기 정말 모호한 개념인 것 같습니다. 이번에 이직을 하시면서 이런 부분들을 잘 파악할 수 있는 노하우같은걸 얻은게 있을까요?

이 회사가 지금 어떤 변화의 단계를 겪고 있는지를 파악하는게 중요한 것 같아요. 저도 처음에는 ‘이 회사가 갖고 있는 문화는 어떤걸까?’ 라는 식으로 접근했던 것 같은데, 여러 회사들을 접하고, 같은 회사에 대해서도 다양한 의견들을 듣게 되면서 바뀐 생각은, 우리는 ‘문화’라고 쉽게 퉁쳐버리는 이 개념은 사실 고정적인게 아니라는 점입니다. 문화라는건 회사가 처하는 상황에 따라 계속 바뀌는 것 같아요.

예를 들어서 앞서 이야기했던 b사의 경우, 당시에 b사가 갖고 있는 이미지가 어떠했던 간에 b사는 지금 뭔가 변화를 주려 시도하고 있었잖아요. 경영진의 의지와 행동이 계속된다면 몇달 후, 몇년 후의 b사는 그 때와 전혀 다른 회사가 되어있을 것 같아요.

그렇기 때문에 어떤 회사의 분위기나, 추구하는 핵심 가치 등의 문화적인 부분이 알고 싶으면 지금 이 회사가 어떤 고민을 갖고 있는지, 어떻게 해결하려 하는지를 아는게 중요한데, 그 고민의 결과가 표면적으로 들어나는건 HR적인 변화를 참고하면 도움이 많이 됩니다. 당장 어떤 인력을 채용하고 있는지, 조직을 어떻게 구성하고 있는지를 통해서 지금 회사가 바뀌려는 방향을 짐작해볼 수 있었습니다.

이제 마지막 질문입니다. 결과적으로 지금은 이제 이직 절차를 마무리 하셨는데, 어떤 기준으로 회사를 선택하셨나요?

이직의 과정을 가지면서는 아무래도 당장 다음 단계의 직장도 중요하긴 하지만 그 이상의 좀 더 큰 범위에서의 커리어에 대해 고민을 가졌던 시기였습니다. 정보가 필요하니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게 되고, 그러면서 알게되는 것, 보이는 것이 더 넓어지고. 자연스럽게 지금 내가 하는 직무에 대해, 내가 무엇을 추구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도 전면적으로 다시 고민할 수 있었네요.

일단은 저는 아직 주니어 개발자니까 개발자로서 더 성장할 수 있는 곳을 찾아다녔습니다. 개발자로 성장할 수 있는 곳이라 판단한 곳은 좋은 프로덕트를 잘 만들고 있는 곳이었어요. 제가 생각하는 좋은 프로덕트는 사용자들의 필요를 충족시키고 있으면서, 사업적인 성과를 보이는 것입니다. 몇몇 가고 싶었던 회사들은 직접 제품을 뜯어보고 그 제품을 사용하는 고객들을 만나가면서 이게 어떤 점에서 좋은지 물어보고 다니면서 개발팀이 얼마나 고민을 많이 했을지 가늠해봤었어요.

개인적으로 생각하기에 ‘좋은 프로덕트를 만드는 회사’라는 기준이 개발자 입장에서는 꽤 괜찮은 지표인 것 같습니다. 사실 모든 회사에서 개발팀이 핵심이 되어 일할 수 있는게 아니잖아요. 회사 구조상, 업종 특성상 핵심이 되는 팀이 어디나 다 다를텐데, 개발자 입장에서는 보다 주도적으로 결정을 내려서 회사의 방향에 크게 기여할 수 있는 곳에서 일하고 싶어하죠.

좋은 제품이라는 것 자체가 쉽게 만들어질 수 있는게 아니다 보니, 이런걸 만들어낼 수 있는 회사라면 적어도 회사 내에서 개발팀이 좀 더 주도적으로 일할 수 있는 환경이 갖춰져있구나 라는 추정을 할 수 있었습니다.

인터뷰에 참여해주셔서 감사합니다 🙂

새로운 곳에서 행복한 개발자 A씨

마무리

이직, 퇴사를 하는 동료들의 이야기, 얼마나 깊게 들어보셨나요? 개인적으로 많은 이야기들을 듣지만, 항상 이야기의 겉부분만 긁어 듣는 것 같은 아쉬움이 있었습니다. 인생에서 중요한 선택인만큼 단순히 한 두 가지의 이유로 이직과 퇴사가 결정되지는 않았을텐데, 그 이상의 깊은 이야기는 뒤로하고 인사를 건네야 했는데요.

그래서 이번 기회에 두 편의 글을 작성하면서 누군가의 입사 후 퇴사까지의 결심이 생기는 과정, 그리고 이직을 하게되는 과정을 구체적으로 정리해 보았습니다. 이 글을 통해 이직과 퇴사를 고민하시는 분들에게 공감이, 그리고 내부 직원들을 관리하고 신규 직원을 채용하는 HR팀에게는 좋은 자료가 될 수 있기를 기대하면서 글을 마무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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