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회사의 회의에서 보는 기업문화

결론이 무엇인가?

A회사의 매주 월요일 실시하는 경영 회의는 크게 4개의 순서로 진행된다.
첫째, 지난 주까지 끝났어야 할 일이 끝나지 않았을 때, 그 리스트가 펼쳐진다.
제일 위부터 본부장이 언제까지 마무리할 것인가 이야기한다. 이야기의 시작은 “죄송합니다”이다.
이유는 필요 없다. 마감 날만 정하면 된다. 만약 마감일이 CEO의 마음에 들지 않으면, 구체적인 마감일을 정해준다.
둘째, 그 주의 주제 발표이다. 통상 담당 임원 또는 팀장이 발표를 진행한다.
10분 정도 발표가 끝나고 본부장들은 시행여부와 고려사항 및 제안을 이야기한다.
모두가 자신의 일인 것처럼 많은 토론과 의견이 나온다.
결정적 문제가 있을 때에는 강하게 하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모든 토론이 끝나고 CEO는 결론을 낸다.
셋째, CEO 지시사항이다. 주 단위 계획 또는 CEO가 생각한 일에 대한 질문과 지시가 이어진다.
어떤 지시가 떨어질지 모르기 때문에 긴장이 돈다.
CEO는 지시와 강조 사항을 끝내고 이견이 있냐고 묻는다.
지시사항 중 문제가 있으면, 본부장은 그 자리에서 자신의 의견을 말하고 재고를 요청한다.
그 의견이 타당하면 CEO는 그 자리에서 수정한다.
넷째, 회의에서 결정된 사항에 대한 공지이다.
경영 회의 주관부서 팀장 또는 담당자가 첫째 미진업무부터 CEO지시사항까지의 일, 마감, 주관 부서를 명시한 자료를 그 자리에서 올린다. 마감이나 주관부서가 정해지지 않은 일은 바로 결정한다.
이렇게 매주 경영 회의가 진행되고 끝난다.

B회사도 매주 경영 회의를 한다. A회사와는 다르게 금요일 실시하며 순서가 다르다.
본부장들의 자리에는 주간 실적과 차주 계획 자료가 셋팅되어 있다.
CEO가 착석하면, 본부별 순서에 의해 주간 실적과 계획을 발표한다.
한 명의 발표가 끝나면 CEO의 표정을 살피고 특별한 말이 없으면 다음 본부의 발표가 이어진다.
발표 중 CEO가 질문을 하면 답변을 하고, 잘못된 일이 있으면 지적이 이어진다.
10분 이상 질책이 이어지면 분위기는 가라앉게 되고 다음 발표를 해야 할 본부는 긴장을 하게 된다.
질책이 길어지는 날은 다음 본부 발표를 하지 못하고 끝나는 경우도 있다.
본부별 발표가 끝나면 경영 회의도 끝이 난다. 주간 실적과 계획 공유라고 하지만, 해야 할 일 중에 상호 지원하거나 요청을 할 사항이 없다.
했고 하겠다는 말만 있을 뿐 왜 해야 하는지, 어떤 성과가 창출 되었나 확인이 없다.
결정된 것은 없고 본부별 알아서 하면 된다.

기업문화는 CEO의 철학과 원칙이 크게 좌우한다.
기업 문화는 한 순간에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다.
오랜 기간 회사와 구성원이 해온 생각과 행동의 관행이 굳어진 것이다.
회사는 CEO의 생각과 결정 그리고 행동에 영향을 많이 받을 수밖에 없다.
CEO의 생각과 언행은 그 회사의 제도뿐 아니라 문화에도 영향을 준다.
CEO가 아닌 것을 하게끔 하려면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반대로 CEO가 하라고 하는 것을 하지 않는 것도 쉽지 않다.

CEO가 사업과 회사에 기대하는 것은 한 가지이다.
조직과 구성원이 성장하여 회사가 이익을 내고 지속 성장하는 것이다.
CEO는 출근, 회의, 미팅 등에 구성원들이 자발적이고 주도적으로 아이디어를 내고 적극 실천해 성과를 내 주길 바란다. 하지만, 조직과 구성원이 자발적이고 주도적으로 일을 기획하고, 실천하여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CEO와 경영층의 관심과 참여 그리고 동기부여는 매우 중요한 요인이다.

A회사의 CEO는 방향 제시와 결론을 내어준다.
하나의 주제에 대한 토론을 지켜보며 공유와 협업이 가능하도록 분위기를 조성하고 성과 지향적 회의를 한다. 자칫 논의만 있고 결론 없는 회의가 되지 않기 위해 반드시 마감과 주관 부서를 분명히 한다. 이 회사의 조직문화는 결론 있는 회의, 마감이 분명하고 실행 중심으로 일이 추진된다.

B회사의 CEO는 점검 위주의 경영을 한다.
발표 과정에서 잘한 것은 당연한 일이고, 잘못한 것에 대한 지적만 있다.
이러한 CEO의 생각과 언행은 회사의 조직문화를 바뀌게 한다.
실패를 인정하지 않기 때문에 실패할 일을 시도조차 하지 않는다.
지금까지 해왔던 일을 해온 방식으로 해야만 한다.
새로운 시도는 위험부담이 없어야 하며 성과가 확실할 때가 아니면 추진할 수 없다.
타 조직에 대한 조언을 할 수가 없다. 나도 너의 조직의 일에 상관하지 않으니까 너도 나의 조직 일에 상관하지 말라는 생각이 강하다.
만약 누군가 회의 석상에서 내 조직의 일에 잘못했다고 지적하면, 보이지 않는 갈등이 생기며, 나아가 극단의 이기주의를 보이게 된다. 이러한 경영층의 회의 문화는 조직 하부로 전염된다.
팀장이 회의를 주관해도 팀원들이 발언을 하지 않는다. 결국 팀장이 시키거나, 그 누구를 정해 지시한다. 업무를 지시 받은 팀원은 기분 나쁜 상태가 되고, 나머지 팀원들은 자기 자리로 돌아가 아무 말도 하지 않는다. 나만 아니면 된다는 문화가 형성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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