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가는 단순해야 한다

A공기업의 평가 체계
공기업의 성과 관리 교육을 요청 받았다. 공기업은 정부의 지침에 따라야 하는 부분이 있어 독자적인 운영에 제한이 있다. 많은 공기업과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라 생각했지만, 성과 관리 교육인 만큼 회사에서 운영하고 있는 체계를 보내 달라고 부탁했다.

일단 공기업은 성과 관리라고 하지 않고 평정이라고 한다. 평정 자료를 보니 수십년 이 업무를 해온 필자도 실행하기 어렵게 복잡하다. 업적 평정을 하는데 평정 요소, 가중치와 계산 방법, 1차 평정자와 2차 평정자의 점수 부여와 배분 방법, 인원에 따른 상대 등급 방법, 조직 평정을 마쳤을 때, 공정성을 가져가는 방법, 다면 평가 등 PC의 도움 없이는 평정을 할 수가 없을 정도이다.
역량 평정은 달랑 종이 한 장에 항목과 행동지표에 대한 자기평가, 상사 평가로만 구성되어 있는데, 항목이 30개 수준이었다. 1점짜리 평가항목과 행동지표를 수우미양으로 구분할 때, 수가 1점이면 양은 0.2점 수준이다. 역량 목표도 없으니 면담과 같은 과정관리는 하지도 안했을 것이다. 비중도 높은 중요한 역량을 달랑 종이 한 장을 놓고 대상자를 머리 속 인식을 기반으로 평정하는 것이다. 공정할 수가 없다.

강의장에 모인 평정자인 참석자에게 평정 시, 무엇이 가장 힘들게 하는가 A4 용지에 적으라고 했다.
압도적으로 많은 답변이 바로 ‘서열 매기기’이다. 다들 열심히 했는데 서열을 매겨야 하는 어려움이 가장 부담이 된다고 한다. 점수 차를 많이 낼 수가 없어 높은 평균점에 낮은 점수차를 부여한다고 한다. 6명의 점수 최고와 최저가 2점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다.
평정의 항목과 내용, 계산하는 방식은 너무나 복잡했지만, 그 결과는 거의 차이가 없었다.
점수 차이는 없지만 순서는 분명했다.

우리 회사는 성과 역량보다도 상사와의 관계가 더 중요해요.
B회사는 평가의 공정성을 위해 제도를 개선했다. 각 조직의 평가 관대화를 방지하기 위해 조정 계수를 사용하여 평가를 조정했다. 자기 평가는 개개인들의 자신에 대한 관대화 심리 때문에 참고자료로만 활용했다. 종전의 1차 평가자 70%, 2차 평가자 30%의 비중을 1차 평가자의 경우, 고참 팀원에 대한 평가에 대해 관대하다고 평가 비중을 낮추고, 임원의 평가 비중은 높였다. 중간 점검과 피드백을 전부 점수화하여 이를 기준으로 개개인의 차를 5점 단위로 평가하라고 했다. 많은 노력을 했지만, 구성원들은 여전히 성과와 역량보다는 상사와의 관계에 의해 평가가 이루어진다고 생각한다.
구성원이 평가가 투명하지 않고, 공정하지도 않다고 생각하는 원인은 무엇일까?

불만만 야기하는 평가 해야만 하는가?
상대평가를 실시하는 회사는 10명 중 1명만 평가 결과에 만족한다. 좋은 평가를 받은 직원은 탁월한 평가를 받지 못한 것에 대해 불만이다. 오히려 가장 낮은 등급인 D등급의 직원 불만이 적다. D등급 직원은 최소한 자신이 잘했다는 말은 하지 않는다.
회사에서는 불만만 야기하는 평가를 지속해야 하는가 하는 논란에 빠졌다.
구성원들이 평가 무용론을 제기했기 때문이다. 조직장들도 다들 열심히 하는데 누구를 좋게 평가하고, 누구를 낮게 평가하는 상대평가를 하지 안 했으면 하는 의견이 많다.

HR담당자와 경영자에게 2가지 질문을 한다. 평가를 통해 얻고자 하는 것이 무엇인가?
평가에 대해 공정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평가를 통해 얻고자 하는 것은 대부분 보상과 승진이라는 말만 되풀이 한다. 평가를 통해 얻고자 하는 바는 복잡하다.
가장 큰 목적은 조직과 구성원의 성장이고, 다른 하나는 회사가 지속 성장하도록 성과 창출에 있다. 부수적 목적은 회사의 수준을 아는 것, 인력 유형별 목표 부여와 방안을 찾는 것, 자신의 강약점을 알고 강점을 강화하는 것, 보상과 승진 등 차별적 처우를 가져가는 것, 잠재역량을 찾아 적재적소 배치를 하는 것 등 다양하다.

평가가 투명하지도 공정하지도 않고 수용할 수 없다고 불만하는 요인 중 가장 높은 비율은 불충분한 점검과 피드백의 면담이다. 면담을 통해 목표를 점검하고 맞춤형 피드백을 하지 않기 때문에 불만의 소리가 높다. 매주 아니 매월 개인적으로 목표 대비 진척, 잘하고 있는 점, 고민되는 사항, 다음 달의 계획을 논의하며 피드백을 해 준다면 불만의 대부분은 사라질 것이다.

평가는 단순해야 한다.
회사 사업의 특성, 전반적인 분위기와도 맞지 않고, 평가 담당자가 봐도 복잡한 평가 체제와 방식을 컨설팅사가 제안한다. 다양하고 복잡하고 화려하기 때문에 어렵지만 잘하면 좋은 성과가 창출될 것 같다. 하지만 담당자도 이해하지 못하는 내용을 어떻게 조직장이 알 것인가?
팀원이 어려운 내용을 이해하고, 목표와 계획, 악착 같은 실행을 통해 성과를 창출할 것이라 기대하는가?

평가 체제는 매우 단순해야 한다. 업적 목표도 실행 과제 중심으로 결과물이 분명해야 한다.
팀원들의 평가 항목과 중요도, 비중은 달라야 한다. 직급이 높을수록 중요도가 높은 많은 과제들을 해결해야만 한다. 목표설정이 끝나면 바로 실행하여야 한다.
결과물 중심으로 점검과 피드백을 하고 개별 면담을 통해 월 단위 일의 내용과 수행 정도를 알아야 한다. 가장 유념할 점이 있다. 평가 그 자체가 매우 단순해야 한다.
월별 결과물에 대해 평가를 받아야 한다. 다음 달 계획에 대해 피드백을 받아, 시행하는데 앞만 보고 달리게 해야 한다. 양식에는 목표, 실행 과제, 실행 결과물에 대한 월별 보고와 최종 보고의 기한을 분명하게 하는 것이 옳다. 구성원들은 자신이 한 일에 대해 즉각적인 피드백을 받고, 할 일에 대해 사전에 조언을 받는 것을 좋아한다.

평가체계는 복잡한 수식이 아닌 목표 대비 월별 결과물에 대해 확인하는 과정이 되어야 한다.
월별 수시로 부여되는 일들은 목표에 수명 과제로 등록되어 인정받아야 한다.
월별 업적과 역량 결과물의 평가가 누적되어 년말 업적과 역량 등급으로 결정되면 된다.
결과물에 대해 팀원들이 전체 모인 상태에서 주 또는 월별 발표를 하면 투명하게 된다.
결과물이 명확하고, 발표를 하고, 주 또는 월별 개별 면담을 통해 점검과 피드백을 보완하면 평가의 투명성은 보장된다. 사람의 역량 수준을 고려하여 공정하게 평가하기만 하면 된다.
복잡한 점수가 아닌 팀별 순서를 정하고, 이 순서를 고려하여 최종 평가자가 등급 가중치에 따라 등급을 결정하면 평가는 매우 단순해 진다.

공유하기

Share on facebook
Share on linkedin
Share on twitter
Share on email
0 개의 댓글
Inline Feedbacks
View all comments

인살롱 인기글

crocus, flowers, spring-7079550.jpg

직장인의 ‘행복’에 관하여

직장인에게 ‘행복’이란 무엇일까? 이 글을 시작하기에 앞서, ‘직장인에게 과연 행복이라는 단어가 어울리는걸까?’라는 생각이 든다. 내 주변 친구들만 봐도, 동료들만 봐도 늘

성장을 이끄는 핵심가치 피드백

직장인이라면 누구나 일을 잘하기 위한 노하우와 백서를 찾아보면서 Level Up을 꿈꾼다. 대다수가 일 잘하는 방식을 개선/발전시키기 위해 직장생활 관련 책과

error: 컨텐츠 도용 방지를 위해 우클릭이 금지되어 있습니다.

로그인

인살롱 계정이 없으세요? 회원가입

도움이 필요하신가요?

문의사항이 있다면 알려주세요

로그인
벌써 3개의 아티클을 읽어보셨어요!

회원가입 후 더 많은 아티클을 읽어보시고, 인사이트를 얻으세요 =)
인살롱 계정이 없으세요? 회원가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