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원이 만드는 심리적 안정감

     저는  회사에서 재무 담당자로 일하고 있지만, 개인적으로 조직문화에 관심을 갖고 관련된 책을 읽거나 글을 쓰고 있습니다.

     사실 조직문화라는 주제에 관심을 갖는다는 게 마냥 유쾌한 일은 아니었습니다. 제가 소속된 조직의 현상을 이해하게 되는 과정은 흥미로웠지만, 소위 좋은 문화를 가지고 있다는 다른 회사의 사례를 접할 때마다 자꾸만 제 현실과 비교하게 되는 게 싫었거든요.

     게다가 대부분의 책들은 조직의 리더나 HR 담당자를 겨냥한 메시지를 전하고 있었습니다. 회사로부터 부여받은 공식적인 직책이 없는 저로서는 능동적으로 조직의 변화를 만들어 갈 방법이 없는 것 같아 답답했어요. 혼자 책을 읽고 글을 쓰면서도 이거 해서 뭐하나- 하는 찝찝함이 마음 한 켠에 항상 있었습니다.

     이런 생각을 이겨내는 데 에이미 에드먼슨의 책「두려움 없는 조직」이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리더십, 조직문화 분야에서는 너무나 유명한 책이지요. 직원들이 자신의 생각을 솔직하게 표현해도 안전하다고 믿는 마음인 ‘심리적 안정감’이 일에 대한 몰입감을 높이고, 조직의 탁월한 성과와 혁신의 원동력이 된다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흔히 심리적 ‘안전감’이라고도 하지만 책의 표현을 그대로 따랐습니다.)

    마찬가지로 경영자나 조직의 리더가 주 타겟인 책이지만, 저자는 책의 마지막 장에서 “조직의 대표가 아닌 일반 구성원도 심리적 안정감을 만드는 데 기여할 부분이 있을까요?”라는 질문에 답하면서 이런 말을 덧붙입니다.

리더에게 주어진 역할은 구성원이 최선을 다해 일할 수 있는 문화를 만들고 이를 키워나가는 것이다. 따라서 이 과정에 기여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그 순간만큼은 ‘리더’였다고 인정해줘야 마땅하다. (218p)

    이렇다 할 권한이 없는 팀원으로서 조직의 변화를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을지 고민하고 있던 저에게 정말 큰 힘과 위로가 되는 말이었습니다. 저자는 조직의 심리적 안정감을 높이기 위해 구성원이 시도해볼 수 있는 구체적인 방법 또한 제시하고 있는데요. 크게 세 가지입니다.

1. 동료에게 좋은 질문을 하라

     질문은 상대에게 목소리를 낼 수 있는 기회가 됩니다. ‘당신의 의견을 듣고 싶다’는 진심을 담아 질문하는 순간, 그 사람에게는 자기 생각과 의견을 말할 수 있는 작은 심리적 안전지대가 만들어지는 것이지요. 물론 질문에만 그쳐서는 안 됩니다. 답변에 대한 경청, 표현해준 노력에 대한 감사와 인정으로 상대방의 존재를 온전히 환영해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2. 내가 직시한 업무의 문제점을 공유하라

     업무의 문제점을 공유하는 행위는 동료들에게 보내는 일종의 SOS입니다. ‘이런 어려움이 있고, 이거 나 혼자서는 해결할 수 없어’라는 메시지를 통해서 문제 제기의 벽을 낮추는 것이죠. 해결방안을 제시하는 동료에게는 1번에서 강조한 것처럼, 내용의 효과성과 무관하게 진심 어린 경청과 피드백으로 그 사람에 대한 존중의 마음을 표현해주는 게 중요합니다.

3. 자신의 취약함과 상대에 대한 관심을 표현하라

 

“잘 모르겠습니다.”

“도움이 필요해요.”

“제가 실수했군요.”

“죄송합니다.”

     누구나 실수를 할 수 있는 나약한 존재라는 인식을 동료들에게 전파할 수 있는 말들입니다. 심리적 안정감이 조직에 이미 존재하는 것처럼 행동하는 것인데요. 자신의 취약함을 드러내는 표현이기 때문에 동료들 간의 경쟁 분위기가 만연한 조직이라면 부담이 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저자는 조직 안에 있는 두려움을 극복하려는 의지를 가진 사람이라면 초반의 위험은 어느 정도 감수해야 한다고 조언합니다.

“제가 뭐 도울 건 없나요?”

“어떤 부분이 힘든가요?”

“어떤 부분이 고민이죠?”

     상대에게 관심을 나타내는 이런 표현은 서로 협력하는 분위기를 형성합니다. 아직 조직 전체는 아닐지라도 좁은 관계에서부터 심리적 안정감 만들어가는 데 도움이 되는 질문입니다.

     직무와 직책에 관계없이 누구나 당장 시도해볼 수 있는 것들입니다. 조직의 리더나 회사에서 정한 HR 담당자가 아니더라도, 자신의 자리에서 조직의 심리적 안정감을 높이는 데 기여할 수 있습니다.

     물론 기대하는 만큼의 반응이 뒤따르지 않을 수도 있겠지요. 하지만 조직이 금방 바뀌지 않는다 하더라도, 내 옆자리 동료 한 명이 쉬어 갈 수 있는 작은 심리적 안전지대 하나를 꾸려내는 것도 충분히 큰 의미가 있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사실 조직의 변화보다 더 중요한 건 내가 어떤 사람이 되느냐 이기도 하고요.

     저는 오늘도 머리로 알게 된 이런 내용들을 회사에서 어떻게 써먹을지 고민하고 있습니다. 조직의 변화를 바라고, 그 모습에 어울리는 인재가 되기 위해 애쓰고 있는 저 같은 보통의 직장인 분들에게 이 글이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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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개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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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희
앰버서더
김승희
1 개월 전

좋은 팀장만 있다고 좋은 팀이 될 수는 없는 것처럼, (리더의 중요성에 대해서는 두말할 필요도 없지만) 팀을 만들어 가는 구성원들의 역할도 그에 못지 않게 중요한 것 같다는 생각을 다시 한 번 하게 됩니다. (Non-HR로서 조직문화에 대해 써주시는 이야기들이 참 좋아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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