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낀대’들이 살아남는 방법 세 가지

출근길이 마냥 즐겁고 행복한 직장인이 세상에 얼마나 될까?

팀장인 나 또한 상사가 없는 게 아니고, 일이 없는 게 아니므로 출근하는 발걸음이 마냥 가볍진 않다. 상사의 눈치뿐 아니라 팀원들의 눈치도 보이고, 뭐 하나 진행하려 해도 모두를 만족시키기 쉽지 않다. 그뿐이랴. 싫은 소리 듣는 게 싫은 우리도 어지간히 어렵고 힘들다.

그러나 이런 이해를 팀원들에게 바라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위와 아래에 끼어 있는, 흔히 ‘낀대’라 불리는 우리네 팀장들이 팀원들의 이해를 얻기 위해서는, 우리가 먼저 노력을 해야 한다. 여기 팀장들이 살아남을 수 있는 방법 세 가지가 있다.

 

 

첫째, 개구리 올챙이 적 시절을 잊지 말자.

욕먹는 상사들의 가장 큰 특징은 올챙이 적 시절을 너무 쉽게 잊는다는 것이다. 본인이 팀원일 때 싫어했던 팀장의 행동을 너무 쉽게 잊는 사람들이 있다. 그럼 똑같은 사람이 되는 것인데도! 예전 팀장 중에 우리가 아이디어만 내면 ‘그거 내가 십 년 전에 해봤어’라고 말하는 이가 있었다. 하루가 다르게 급변하는 시대에 무슨 십 년 전 얘기를 하고 있단 말인가? 물론 경험과 연륜은 팀장 같은 관리자들이 훨씬 많을 것이다. 하지만 자고로 젊은이들의 의견과 감각에 귀를 기울여야 트렌드에 맞고 효과적인 방안을 마련할 수 있다. 이를 우리 팀장들은 명심해야 할 것이다.

 

둘째, 팀원들은 내 얘기가 궁금하지 않다는 사실을 깨닫자.

반성해야 할 것은 우선 나부터도 말이 너무 많다. 팀원들이 일단 내가 ‘팀장’이라는 이유로 얘기를 잘 들어줄 뿐더러 호응도 잘 해주니 더욱 신나 말이 많아진다. 집에 돌아오는 길에는 매번 나만 너무 떠든 것 같아 미안한 마음이 들 정도다. 팀원들은 사실 내 얘기가 전혀 궁금하지 않다. 나의 뛰어난 정보력으로 수집한 회사의 ‘비화’ 같은 것들을 차치하고는 나의 개인적 얘기들이 궁금하지 않다. 근데 자꾸 그 사실을 잊어버려 큰일이다. 나도 매일 다짐하는 것이 있다. 팀원들과의 자리에선 최대한 짧게 앉아 있되, 말은 줄이고 대신 예산은 넉넉하게 지원해주는 것. 이게 환영 받는 팀장이 되는 길이라고 단언컨대 확신한다!

 

셋째, 팀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의 책임은 팀장에게 있다.

지난번 글에서 언급했듯이 친해지는 것과 신뢰를 얻는 것은 차원이 다른 문제다. 워낙 친화력이 좋은지라 팀원들과 친해지는 데에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지만, 신뢰를 얻는 것은 유머러스함이나 친근함이 해결해 줄 수 있는 부분이 아니다. 팀에서 어떤 문제나 이슈가 발생하면 팀장인 내가 오롯이 책임지겠다고 항상 얘기하지만 팀원들이 그 말을 얼마나 신뢰할는지 알 수 없다. 하지만 나는 여러 가지 다양한 문제 상황들이 발생했을 때, 매번 실제로 오롯이 책임지기 위해 노력했고 직원들을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했다. 언젠가 예기치 못한 송사에 휘말렸을 때에는 팀원들을 지키기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 하고, 지원을 이끌어냈다. 혹여 경찰이나 법원에 출두할 때에도 결코 혼자 두지 않았다. 이런 나의 노력들이 송사에 휘말린 팀원뿐만 아니라 모든 팀원들에게 전달되었고 나는 든든한 신뢰를 얻을 수 있었다. 팀원들이 주는 신뢰가 무슨 소용이냐고? 팀원들이 팀장을 온전히 신뢰할 때 비로소 조직은 하나의 뜻으로 (이탈자 없이) 효율적으로 운영될 수 있는 것이다. 팀원들이 열심히 근무하는 것을 당연시 하는 팀장의 미래는 밝지 못하리라고 감히 확신한다.

 

 

아무래도 직책이 올라갈수록 그에 따른 권한도 늘지만 책임도 는다. 감히 단언컨대 대표이사님들도 출근길이 신나지만은 않을 것 같다. 수많은 보고를 받고 결정을 해야 하고 원하든 원치 않든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 조정하고 협의해야 하는 일이 쉽지만은 않아 보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상사의 위치에 있는 우리들은, 그동안 직장생활을 해온 경력만큼 조금 더 성숙한 태도를 보일 필요가 있다. 명심하자. 우리 모두 월급을 받는 직장인의 위치에 있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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