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멘토링
기업의 신입사원 인재육성의 관점에서 보면, OJT, 코칭, 멘토링은 선배에 의한 후배 지도의 측면에서 큰 차이가 없다. 이론적으로는 OJT는 현장에서 일을 통해 후배 지도 방법이고, 코칭은 가르쳐 주기 보다는 궁금한 점을 묻고 느끼게 하는 방법이며, 멘토링은 직무 역량 뿐만 아니라 인간관계와 심리적 갈등도 함께 공유하며 해결책을 알려주는 차이가 있다.
2005년 회사에 멘토링 제도를 도입하고, 사내 직원이 아닌 외부 HR 업무를 담당하는 과장 이하의 직원에 대해 개인 멘토링을 실시하였다. 초기에는 5명을 대상으로 철저하게 1:1 관계를 유지하며, 주 단위 과제를 부여했고, 매월 만나 특정 주제에 대한 이야기와 개인 상담을 병행하였다.
회사를 옮기고 지속하다가 매월 5번의 미팅을 갖기가 쉽지 않게 되었다.
결국 온라인으로 개별 멘토링을 진행하면서, 월 1회 만나는 것은 5명 전원을 한 장소에서 만나는 것으로 전환했다. 매월 식사 후 특정 주제에 대한 설명과 발표 및 질의응답을 하며 멘토링을 이어갔다.
2020년 코로나19로 인해 만남이 어렵게 되었다. 결국 작은 멘토링으로 만남 없이 메일을 통해 매주 회사 생활에 도움이 되는 5가지 질문에 답변하면, 멘토로서의 의견과 멘티들의 답변을 무기명으로 공유하는 방식을 취했다. 올해도 11명을 대상으로 작은 멘토링을 실시해 7명의 수료하게 되었다.
나이가 들면 자기 돈을 쓰며 봉사활동을 한다고 한다. 하고 싶은 일이기도 하고 그 과정에서 즐거움과 배움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재능 기부 차원에서 실시한 멘토링이 지금은 삶의 활력이 되며 이를 통해 더 많이 배우게 된다. 지금은 매주 3시간 정도 작은 멘토링에 소요되지만, 이 보다 10배는 더 큰 도움을 받는다. 개인이 하는 멘토링도 이렇게 의미가 있는데 회사가 주관하며 지원하는 멘토링은 얼마나 회사와 참석하는 멘토 멘티에게 도움이 되겠는가? 하지만, 실상은 실시하는 많은 회사들이 높은 성과를 보지 못하고 형식적으로 진행하거나 실시한 지 몇 년 되지 않았는데 폐지한 곳도 많다. 무엇이 성과를 창출하거나 폐지하게 하는가?
기업 멘토링의 성공 비결
멘토링을 실시하려는 A회사의 ‘멘토링 교육’에 강사로 참석했다. 멘토, 멘티가 모여 함께 멘토링이 무엇이며, 어떻게 진행 되며, 무엇을 해야 하는가에 대한 강의였다.
강의안을 준비하여 찾아간 강의장에는 멘티는 전원 참석했지만, 멘토는 절반도 안되는 인원이 참석했다. 업무가 바빠 못 왔다는 이유가 가장 많았고, 출장, 휴가 등 불참 이유는 다양했다.
강의 시작도 10분이나 지연되었고, 앉아 있는 자세도 바르지 않았다. 멘토가 없는 멘티들의 실망하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인재육성 담당자에게 이번 교육은 멘티들만 하면 어떻겠냐고 물었다.
인재육성 담당자가 서둘러 참석한 멘토들에게 양해를 구하고 멘티만을 위한 멘토링 강의를 진행하였다.
모든 일은 목표와 열정이 없으면 실패할 수밖에 없다. 사기가 떨어진 병사에게 “전진 앞으로”를 수없이 외친 들 달려 고지에 국기를 꽂겠다는 의지가 없다. 그냥 전사자만 늘 뿐이다.
멘토링을 진행하며 “멘토링에 참여한 것이 올 해 가장 잘한 일이었다”는 소감을 듣기 위해서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 크게 5가지로 살펴볼 수 있다.
첫째, 멘토의 열정이다.
처음부터 멘토링을 잘하는 멘토는 없다. 후배에게 주어진 기간 동안 무엇을 심어 줄 것인가
확고한 목적의식을 갖고 매주 과제를 부여하고 점검하며 피드백 해주는 열정이 있어야 한다.
바쁘지 않은 직원은 없다. 멘토링이 일의 중요한 우선순위가 되어야 한다.
멘토로서 어떤 역할을 해야 하며,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가 명확하게 알아야 한다.
관심을 갖고 지속적으로 추진해야 한다. 멘토의 솔선수범과 모범이 멘티를 감동시키게 된다.
멘티의 마음 속에 간직된 멘토가 되었다면 멘토링은 의미 있는 성과를 낼 수밖에 없다.
둘째, 조직장의 관심과 동기부여이다.
조직과 구성원 육성은 조직장의 중요 역할이며 책임이다. 멘티에 대한 교육을 멘토에게 위임했다고 방관하라는 것이 아니다. 끝까지 목표한 바를 이룰 수 있도록 관심을 갖고 지켜 보며 점검하고 잘하고 있는 점을 인정과 칭찬하며 동기부여해야 한다. 조직장이 관심을 갖고 동기부여하면 멘토와 멘티는 당연히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멘토링의 성과가 높을 수밖에 없다.
셋째, 멘티의 배우고 성장하겠다는 마음과 실천이다.
사실 배우고 성장하고 싶지 않은 사람은 없다. 특히, 신입직원의 경우, 더욱 배움에 대한 욕구는 강하다.
하지만, 사무실 분위기는 누구에게 묻고 싶다고 물을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다들 바쁘고 정적이 흐른다. 한 두 번은 선배와 상사를 찾아가 궁금한 것을 묻고 가르쳐 달라고 하겠지만, 일정 기간이 지나면 묻는 것도 어렵다. 자신이 알아서 한다고 하지만 한계가 있다.
일이 어렵고 성과가 낮으면 자연스럽게 흥미도 떨어지며 불안하게 된다. 멘티가 멘토에게 열린 마음으로 묻고 배우는 것을 당연하게 생각해야 한다. 시도 때도 없이 질문하고 배워야 한다.
자신이 성장하고 있음을 표현하고 감사하는 마음을 전할 때 멘토는 더 열심히 함께 하게 된다.
멘토 중에는 “멘티가 배우려고 하지 않아요”라는 말을 자주 한다. 두드리지 않으면 열리지 않는다.
넷째, 주관부서의 점검과 피드백이다.
성숙도가 높은 조직과 구성원은 방향과 추구하는 바가 명확하면 맡겨 놓아도 잘한다.
하지만, 대부분 조직과 구성원은 당장 주어진 일이 우선이고 중요하다.
멘토링은 뒷전에 있을 가능성이 높다. 조금 여유 있을 때, 하라고 하니까 하는 수준이다.
현업 자율과 주도적으로 정착되기까지는 주관부서가 관심을 갖고 주기적 점검을 해야 한다.
잘하는 조직과 개인은 칭찬하고 홍보하며, 잘 안되는 조직과 개인은 원인을 찾아 방안을 마련하거나 방해 요인을 제거해 줘야 한다. 전체 현황을 보고하여 소속 관리자와 경영자가 인지하고 참여하도록 해야 한다. 지원 제도를 정비하고 홍보에도 많은 노력을 해야 한다. 멘토 교육을 통해 의미 있는 내용이 전달되도록 하고, 각종 이벤트를 통해 멘토와 멘티가 정을 돈독하게 해야 한다.
멘토링 결과 발표회 등을 통해 최고 경영자가 칭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멘토링 과정과 결과가 조직내 학습조직으로 이어지도록 주관부서가 할 일은 무궁무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