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급 체계 일원화 실인가? 득인가?

직급 체계 단순화 경향
국내 10대 그룹의 팀원 직급 체계를 살피면, 전부 단순화를 지향하고 있다. 직급 체계 단순화 이전은 8또는 9직급체계를 가지고 있었다. 사원1(고졸), 사원 2(전문대졸), 사원 3(대졸), 주임, 대리, 과장, 차장, 부장, 담당이 9직급체계의 전형적 모습이다. 회사마다 주임 직급이 없거나 마지막 담당 직급이 없다. 이러한 8 또는 9직급 체계를 2~3직급 체계를 가져가고 있다.
삼성은 이나마 직급 체계를 하나로 통일했다.

직급 체계 단순화는 HR의 타 영역에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 가장 큰 영향을 받는 것은 승진이다.
9직급체계에서는 대졸입사자는 6번의 승진 기회가 있다. 하지만, 직급체계가 단순화 되면 한번 또는 두번의 승진을 하게 된다. 근무를 하며 승진이라는 동기부여 내지는 성취감을 맛볼 기회가 그만큼 줄어든 것이다. 승진까지 8~10년이 넘게 소요되기 때문에 위계 질서가 많이 완화되게 된다. 보상도 영향을 많이 받는다. 승진이 이루어질 때마다 승진 가급이 발생한다.
승진 가급은 어느 구간 승진 했는가에 따라 금액의 차이가 있지만, 승진을 하면 기본급이 오르게 된다.
직급 체계 단순화가 임직원 입장에서는 회사가 인건비 절감을 위한 수단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오는 이유이다. 평가도 영향을 받는다. 직급 체계를 통합하여 일원화하게 되면 1년차부터 20년차까지 팀원은 같은 평가를 받게 된다. 인재육성도 영향을 받는다. 많은 기업들이 직급별 역할과 역량 그리고 교육체계를 수립해 육성을 해왔다. 높은 직급의 팀원이 낮은 직급의 팀원을 가르치는 ‘선배에 의한 후배’ 전통을 가져갔으나, 동일한 직급이 되면서 이도 어렵게 된다.

직급 체계 단순화는 수평 문화, 팀장 중심의 책임 경영, 능력과 성과 중심의 인사를 펼칠 수 있는 계기가 되기도 한다. 역량과 성과가 높으면 남들 보다 1~2년이 아닌 4년 이상을 발탁할 수 제도의 수립이 가능하다. 직무와 성과 중심의 인사제도를 운영하므로 차별화된 보상제도를 가져갈 수 있다.
연공이 반영된 과도기적 연봉제도가 아닌 역량과 성과 중심의 차별화된 개별 연봉제를 운영할 수 있다.

우리 회사의 직급 일원화 실인가? 득인가?
직급 체계를 일원화할 것인가? 단순화할 것인가? 기존 체계를 유지할 것인가? 선택의 기준은 무엇인가? 여러가지 요인이 있다.
첫째, 사업의 특성이다. 전통 제조업인 A회사와 건설업을 하는 B회사는 직급 체계 일원화에 대한 우려가 크다. 현장에서는 선배들의 지식과 경험이 후배들에게 전수되어야 하며, 위험 요소가 많아 안전이 유지되기 위해 위계가 중요하다고 한다. 하지만, 직급이 같다면 이러한 후배 지도와 위계가 어렵게 될 수 있다는 우려이다.
IT 기반의 게임 회사와 기술의 속도가 빠른 전자 회사의 경우에는 선배에 의한 지도보다는 누가 어떤 역량과 성과를 창출하느냐가 중요하다. 디지털 환경에서 선배들이 가지고 있는 지식과 경험이 후배들에게 크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 오히려 선배들의 지식과 경험이 새로운 창의와 개발을 가로막는 경우도 있다. 꽉 짜인 위계의 환경에서는 창의적 아이디어와 신 제품 개발을 하기가 어렵다. 직급체계를 통합하여 위계가 아닌 열린 소통과 협업이 이루어 지도록 하며, 성과가 높은 사람이 금전적 보상과 발탁이 되도록 하는 것이다.
둘째, 회사의 규모와 구성원의 역량 수준이다. 우리나라 기업의 99%는 중소기업이다.
30여명 이하의 기업에서는 직급 체계 단순화가 의미가 없다. 개개인을 너무나 잘 알고 있고, 형 아우의 문화가 강하게 자리잡고 있다. 직급이 갖는 의미는 성취감과 선배라는 자부심이다.
급여 상승과 일에 대한 전문성, 회사에 대한 로열티이다. 생산공장의 직급 체계를 사무직과 다르게 가져갔지만, 마지막 직급을 대리로 한 회사가 있었다. 생산 현장에서 정년을 맞이하는 직원들의 직급은 대부분 대리였다. 일부 생산에서 교대팀을 거쳐 사무직이 된 직원은 차장과 부장으로 퇴직을 하는 경우가 있다. 대리로 퇴직하는 분들의 회사에 바라는 바는 과장까지 직급 체계를 만들어 달라는 것이었다. 퇴직 후 사회에서 대리로 정년을 맞이했다고 부끄러워 말을 못한다고 한다. 과장이면 회사에서 인정받았다는 자부심이 생긴다고 한다.
직급 체계는 이들에게는 인생이기도 하다.

HR의 선택
‘회수 남쪽의 귤을 회수 북쪽에 옮겨 심으면 탱자가 된다’는 남귤북지의 고사성어가 있다.
물과 토양이 다르기 때문에 같은 나무이지만 열매의 맛과 향이 다르다. 제도도 마찬가지이다.
이 회사에서 성공한 좋은 제도라 해도 그대로 가져간 다른 회사에서는 갈등을 조장하고 팀워크를 해치며 성과를 낮추는 제도가 되기도 한다. 사업의 본질이 다르고, 제품과 서비스가 다르다. CEO와 임직원의 생각과 역량도 다양하다. 조직의 문화도 다르다.
그러므로 회사에 맞게끔 제도 설계에 신중해야 한다.
직급 체계 일원화할 것인가? 기존 직급 체계를 유지할 것인가? HR의 선택은 신중하고 현명해야 한다.
사업, 회사, 임직원의 생각과 역량, 문화 등을 고려하여 길고 멀리 바라봐야 한다.
HR담당자의 통찰력과 전문성이 높아야 하는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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