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의 사례를 통해 본 뉴노멀 시대의 재택근무

2022년 1월, 쿠팡은 포스트코로나를 염두에 둔 새로운 재택근무제도를 런칭하였다. 나는 인사기획팀장으로서 해당 제도를 직접 기획하였고, 이 과정에서 다양한 회사들의 재택근무제도들을 벤치마킹하며, 관련해선 나만의 노하우와 전문성을 쌓을 수 있었다. 이번 칼럼에서는 재택근무제도가 가지는 장단점과 이를 왜 도입해야만 하는지에 대해서 나의 생각을 공유해보고자 한다.

먼저 쿠팡의 스토리부터 전달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쿠팡은 설립 이후 자유로운 재택근무와 유연한 근무를 구성원들에게 권장해 왔다. 특히 재택근무와 관련해서는 2018년부터 “주 1회 재택근무를 할 수 있다”라고 지침을 마련, 구성원 누구라도 눈치 보지 않고 이를 활용할 수 있도록 독려 했고, 2022년부터는 ‘와우 프롬 애니웨어(wow from anywhere)’를 원칙으로, 국내 어디서든 근무할 수 있는 정책을 도입했다.

쿠팡의 자율적인 근무 문화를 구성하는 두 축은 자율에 기반한 재택근무제도 그리고 월 기준으로 정해진 근로시간을 채우는 형태로 하루 최소 근무시간을 4시간으로 규정한 유연근무제도인데, 많은 기업들이 규정과 실제로 일하는 방식이 다른 반면 쿠팡의 경우는 실제 규정과 일하는 문화가 일치한다는 측면에서 두 축이 쿠팡만의 자율에 기반한 근무문화에 기여하는 바는 매우 크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실제로 해당 제도가 구성원들의 근무 만족도에도 상당한 영향을 주고 있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조금 더 구체적으로 2022년 1월부터 새롭게 적용한 쿠팡의 재택제도를 소개하자면, 기본원칙은 주 3일 회사 출근하는 것을 기본으로 삼되, 실제 대면근무가 별도로 필요 없는 팀의 경우 팀장의 재량하에 근무제도를 자유롭게 운영할 수 있다를 기본 방침으로 두고 있다. 즉, ‘주 3회 이상 출근을 권장하지만 팀별 업무 성격에 따라 셀프 디자인한다’라고 정리할 수 있다.

코로나가 언젠가는 종식이 될 것이기 때문에, 쿠팡의 2022년 재택제도를 도입함에 있어, 주 며칠을 사무실 근무로 해야 하는지를 두고 내부적 논의가 굉장히 많았다. 하지만 비대면환경보다 대면환경이 효과적인 팀에게 기준을 마련해 주지 않으면 사무실 출근을 권장했을 때 구성원들이 혼란을 느낄 수 있기에 기준을 주 3일 출근으로 정했다. 하지만, 팀장의 재량하에 팀별 제도를 셀프 디자인 할 수 있기 때문에, 이러한 기준은 모든 팀에게 일괄 적용하지 않고, 팀별로 가장 최적화된 업무형태를 스스로 찾아갈 수 있도록 자유롭게 운영할 수 있게 하였다. 내가 관리하는 인사기획팀의 경우에도 재택이 기본적으로 권장되며, 개인이 최선의 근무성과를 달성함에 있어 필요한 근무형태를 스스로 정할 수 있게 가이드하고 있다. 개인에게 근무 방식을 셀프 디자인할 수 있는 권한을 줌으로서 자율과 책임에 기반한 조직문화를 자연스럽게 형성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여기까지가 쿠팡의 스토리였다. 그렇다면 왜 쿠팡은 2022년부터는 ‘와우 프롬 애니웨어(wow from anywhere)’를 원칙으로, 국내 어디서든 근무할 수 있는 정책을 도입하였을까? 그리고 왜 재택 근무가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서 말하는 뉴노멀이 될 수 있다는 것일까? 여러가지 이유가 있을 수 있겠지만, 재택근무제도의 정책입안자로서 3가지 이유를 들고 싶다.

 

  1. 다양하고 우수한 인재의 채용과 유지가 쉬워진다.

지방에서 인재를 채용하는 것과 서울에서 인재를 채용 하는 것은 Talent Pool 관점에서 엄청난 차이가 있다. 서울 내에서도 강남역/선릉역 등 교통이 편리한 오피스 밀집 지역에서 인재를 채용하는 것과 서울 외곽 지역에서 인재를 채용 하는 것 또한 채용할 수 있는 Talent Pool 관점에서 큰 차이를 불러온다. 이러한 차이가 발생하는 이유는 내가 살고 있는 지역에서 내가 지원하는 회사에 출퇴근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럼 재택근무가 메인이 되는 회사에서 인재를 채용할 때는 어떠한 현상이 발생할까? 회사와 우리 집의 위치가 더 이상 중요하지 않기 때문에, 출퇴근 거리는 해당 회사의 지원여부를 결정하는 고려요소가 되지 않는다. 다시 말해, 지원자의 수가 늘어나게 되며, 동시에 보다 우수한 인력을 채용할 확률 또한 높아지게 된다. 더 나아가, 100% 재택을 지향할 경우, 해외에서 상주하고 있는 인력까지 채용 대상 인력으로 삼을 수 있게 되며, 이를 통해 해외 비즈니스 확대 또는 우수한 해외 인력의 채용 등 다양한 부수적인 효과까지 누릴 수도 있다.

  1. 비즈니스 운영비를 절감할 수 있다.

작은 규모의 비즈니스 일수록 고정비로 발생하는 사무실 임대료는 무시하기 어려운 운영비용이다. 특히 창업 초창기의 경우, 어느 정도의 규모로 사무실을 임대해야 하는지 판단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은데, 재택근무제도를 도입할 경우, 사무실 운영 규모에 있어 상당한 유연성을 확보할 수 있다. 특히 성장하고 있는 비즈니스의 경우, 지속적인 채용을 위해 사무실의 규모를 선제적으로 확충해 나가야 하는데, 재택근무제도를 도입할 경우 사무공간의 확보에 있어 어느정도 여유를 가질 수 있다. 더 나아가, 이를 극단적으로 활용하여 영구재택근무제도를 도입할 수도 있다. 즉, 사무실의 자체를 없애는 것인데, 국내의 경우 ‘직방’을 대표적인 사례로 들 수 있을 것 같다. 미국 등 해외의 경우 이미 수 많은 회사들이 영구재택근무제도를 도입하고 있는 만큼 재택근무가 더 이상 코로나 시대의 부산물로만 보기는 어려울 것 같다. 기성세대들에게 출근은 매우 당연한 것이었지만, MZ세대에게 출근은 선택이 되고 있는 시대이다. 직원들이 출근과 퇴근에 들여야 만하는 시간적 그리고 물리적 비용까지 합산한다면, 재택근무제도 도입을 통해 회사와 직원이 절감할 수 있는 비용은 상당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1. 업무효율성을 극대화할 수 있다.

재택근무를 했을 때, 대면근무 대비 업무효율이 떨어질 것이라고 생각하는 분들이 의외로 많은 것 같다. 물론 대면 업무가 보다 효율적인 직무들도 분명히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나는 지난 2년 동안 쿠팡에서 재택근무 기반으로 업무를 수행하며, 업무효율이 떨어진다고 생각해본 적은 단 한번도 없다. 물론, 특정 과업을 수행하기 위해 팀원과 만나서 업무를 처리한 적도 있지만, 대부분의 경우 비대면으로 진행하였고, 팀원 스스로 재택 또는 출근을 선택하게 함으로써 자율과 책임에 기반한 조직문화를 만들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특히, 출퇴근 시간, 점심 이동 시간, 회의를 위한 사내 이동 시간 등을 모두 절감하면서 실제 업무에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을 더 많이 확보할 수 있었고, 이를 통해 나 스스로도 더 높은 성과를 달성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처음부터 비대면근무가 익숙하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MS쉐어포인트, MS팀즈, 줌 등 다양한 비대면 협업 툴에 익숙해지고, 이러한 툴들이 제공하는 다양한 기능들을 활용할 수 있게 되면 대면과 같은 환경에서 실제로 협업하는 것이 가능해진다. 그리고 이를 통해 성과와 자율 중심의 효율적인 근무환경 또한 자연스럽게 형성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위에서 제시한 3가지 장점 외에 재택근무제도가 가지는 다양한 장점 및 고려해야만 하는 한계점 또한 분명히 있을 것이다. 특히 팀 빌딩, 소속감 제고, 재택근무가 익숙하지 않은 신규입사자의 온보딩, 회사 내부자료의 외부 유출 등은 추가적인 노력을 통해 극복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해당 제도가 가진 한계가 이 제도가 가진 무수한 장점들을 상쇄하기는 어렵다고 본다. 그렇기 때문에, 다양한 관점에서 재택근무제도를 도입 또는 확대하는 것을 추천한다. 재택근무는 구성원에게 휴식을 부여하는 제도가 아니다. ‘어떻게 하면 가장 효율적으로 일할 수 있을까’, ‘고성과를 낼 수 있을까’라는 고민에서 시작된 하나의 솔루션이다. 만약 재택 근무를 하고 있지 않다면, 특정 팀을 선택하여 파일럿 형식으로 운영하거나, 주1회 또는 월1회 등 제한적으로 해당 제도를 도입하여 우리 회사에 재택이 맞는지를 한번 테스트해보는 것은 어떨까? 이 글을 통해 여러분이 재택근무제도에 대해 가졌던 걱정 또는 고민이 조금이라도 해결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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