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조직문화를 원하는가?

CEO가 원하는 조직 문화
이른 아침, CEO가 정문을 통과하는데 보안담당자가 없다. 보안 해제를 하고 사무실에 들어가는데
쓰레기 통이 넘쳐 주변이 지저분하다. 커피 한 잔 하려고 탕비실에 가니 설거지가 되지 않은 빈 잔과 컵이 가득하다. 화장실에 가니 너무나 더러워 그냥 나왔다. 화장실 담당이 아직 출근 전이다.
사무실을 돌며 직원 책상을 돌아 보았다. 깨끗하게 정리된 직원의 책상은 거의 없다.
직원 휴게실에 가니 먹다가 남긴 컵라면부터 해가 지난 잡지가 탁자 위에 놓여 있었다.
정리가 하나도 되어 있지 않았다.

출근 시간이 되어 경영관리실장을 불렀다.
함께 화장실부터 회사 한 바퀴를 돌았다. 창고에 작년에 산 안마 기계가 구석에 있고, 가는 곳마다 모니터와 PC,
의자가 여기저기 놓여 있었다. 제품 창고에는 출고할 제품뿐 아니라 쓰레기 하차장 수준이었다.
제품 코드 번호가 붙어있지만, 내용물은 없고 못쓰는 PC와 의자, 몇 년 된 작업복이 놓여 있다. 생산 공장은 5S운동으로 인해 정리 정돈이 어느 정도 정착되고 있지만, 사무동의 정리 정돈 상태는 한심한 수준이었다.

CEO가 생각하는 조직문화는 회사가 지속 성장하도록 효율적이고 효과적으로 일하며, 성과를 올리는 일하는 방식의 혁신을 이끄는 조직문화이다. 직원들이 기본을 지키며, 자신의 역할을 다하고, 일을 통해 성과를 창출하길 바란다. 조직과 임직원 모두가 올바른 방향과 가치를 내재화하고 한 방향 정렬을 하는 조직문화를 원한다.
본인은 회사의 지속성장과 미래를 위해 방향을 정하고 최종 의사결정을 하며, 조직과 임직원이 악착 같이 실행하고 성과를 창출하게 하는 역할로 노력과 책임을 다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임직원 개개인과 조직은 맡은 바 역할을 다하고, 솔선수범으로 서로 신뢰하고 팀워크를 갖춰 성과를 창출하는 강한 조직문화를 가져가길 바란다.

 

직원들이 원하는 조직문화
IT실에서 프로그램 개발자인 A과장은 최근 심각하게 이직을 고려하고 있다. 직무 경력 11년차로 프로그램 개발 업무만 했다. 작년에 늦게 아들을 얻었는데, 매일 야근이기 때문에 아내가 출산과 육아휴직을 마치고 회사 복귀를 해야 하지만 엄두가 나지 않는다. 아내는 회사에 복귀하지 않으면 경력 단절이 올 것이라고 걱정이다. 아이는 이제 기어 다니는 수준으로 말도 못하는데 양가 부모에게 맡길 수 있는 입장이 되지 않는다. 결혼 전까지는 IT개발자는 야근하고 주말에 일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아이가 태어나 아내 혼자 그 힘든 일을 다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드니 야근과 주말 근무가 부담이 되었다.
최대한 팀장에게 요청을 하지만, 한계가 있다. 팀원들 모두 같은 입장인데, 나만 아기 봐야 한다고 정시 퇴근과 주말에 출근하지 않는 것은 불가능하다. A과장은 워라밸이 보장되는 회사를 열심히 검색 중이다.
몇 곳 원서를 넣었으나, 나이가 많고 프로그램 개발 역량 이외의 기타 직무를 한 일이 없어 서류에서 탈락이다.
이제는 눈높이를 낮춰서라도 워라밸이 되는 회사를 찾고 있다.

직원들이 원하는 조직문화의 1순위는 어느 순간부터 워라밸이 되었다.
회사를 선정하는 기준도 보상이나 일의 성취감도 중요하지만, 워라밸, 근무 위치, 근무 분위기이다.
직원들은 수도권 교통이 편리한 곳에 위치한 회사에서 주변의 간섭을 받지 않는 편안하고 즐거운 분위기에서 일을 하길 원한다. 일을 통한 자부심 고취도 중요하지만, 빨리 일을 배워 더 좋은 곳으로 이직하기를 희망한다.
자신의 일이 아니면 무관심하고, 특별한 일이 아니면 간섭 받는 것을 싫어한다.

직원들에게 회사 조직문화가 어떻게 되길 희망하느냐 질문했다
가장 많은 답변은 조직 분위기였다.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을 격려하고 지원하며 인정하고 칭찬하는 열린 문화,
자신의 의견이나 주장을 자유롭게 할 수 있고, 어떠한 말을 해도 불이익을 받지 않는 문화, 정체되지 않고 성장하는 문화, 회사 출근하며 근무하면서 즐겁다는 생각을 갖게 하는 문화를 강조한다.
하지만, 구체적으로 들어가면 유연한 근무, 조금 더 편한 환경, 재택 근무, 보상과 복리후생 등을 말한다.

근무 형태, 작업 환경, 보상과 복리후생과 같은 요인은 사업과 회사의 재무 여건에 따라 결정될 수 밖에 없다.
사실 이러한 이슈들은 조직문화 측면에서 검토할 것이 아닌 총무나 인사/ 복리후생 차원에서 검토되어야 할 내용들이다. 조직문화 측면에서는 조직과 구성원의 생각과 행동의 기준이 되는 생각의 전환, 일하는 방식의 혁신,
진정성을 갖고 소통하는 열린 문화, 회사의 병폐가 되는 관행을 제거, 기존 성공 DNA는 계승하고 새로운 가치를
도입하는 진단과 처방 등을 통해 한 방향 정렬이 매우 중요하다.

어느 순간, 조직문화는 동네 구멍가게와 만병 통치약이 되었다.
모든 사람들이 시시콜콜한 문제를 조직문화 부서에 문의하고 해결해 주길 원한다.
조직문화가 아닌 일은 없을 정도로 모든 원인을 조직문화 탓을 한다. 조직문화부서가 뭔가 대단한 혁신을 이끌고,
변혁시킬 것이라는 환상도 있다. 회사와 구성원의 생각과 행동은 극단적 상황이 아니면 그렇게 쉽게 바뀌지 않는다.

조직문화는 중장기 목표와 계획을 가지고 일관성과 지속적으로 추진해가야 한다.
바람직한 조직문화의 모습을 정하고, 적어도 3년 이상의 계획 하에 CEO부터 솔선수범하며 신뢰를 쌓고 나아갈 때, 조직과 구성원은 마음을 열고 따르게 된다. 구호만 거창하게 외치고, 액자 속 가치를 수 없이 바라본다고
조직과 구성원의 변화와 혁신은 결코 실행되지 않는다.
나부터, 작고 쉬운 것부터, 혼자가 아닌 함께 실행하는 신뢰 기반의 조직문화가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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