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Intro : HRA가 성장할 수 있는 토대
최근 몇 년사이 HR은 다양한 변화를 나타내고 있다. 세계적인 코로나19 위기로 인하여 리모트 워크(Remote-Work)의 도입과 구성원들의 조직 및 직무몰입의 필요, MZ세대의 등장으로 협업·수평적 커뮤니케이션의 강조, 노동시장에서의 높은 인건비 인상에 따른 성과관리 방안의 마련의 필요, 세대/성별/직무 등 다양성 관리 등 굵직한 외부환경에 발 맞춰 HR은 계속해서 시대의 흐름과 함께 변화하고 있다.
앞으로 예측할 수 없는 수많은 변화가 우리 앞에 나타나겠지만 필자는 HRA(HR Analytics)가 하나의 시대 흐름으로 자리잡을 것으로 생각한다.
사실 HRA는 새롭거나 특별한 개념은 아니다. 과거 HRA는 독자적으로 기능과 역할을 수행하기 보다 채용, 보상, 교육훈련 등과 같은 전통적인 인사기능을 지원하는 역할에 그치고 HR에 정확히 기여하는 바가 무엇인가에 대한 성과 불확실성에 대한 이슈가 지속적으로 제기되어 왔었다.
그러나 눈에 띄지는 않지만 HRA는 HR Index, HR ROI, 데이터 기반 경영 등 다양한 이름으로 소개되어 왔었으며, 최근 머신러닝, 인공지능 등 분석기술이 계속해서 발전하고 구성원의 행동이 데이터나 텍스트 데이터 같은 비정형 데이터의 활용이 가능해지면서 HRA에 대한 연구와 관심이 점차 증가하고 있는 추세이다. 나아가 최근 일부 대기업 등에서 HR Analytics에 대한 관심과 투자가 이뤄지고 있으며 실증연구도 함께 이뤄지고 있다.
참고로 나는 통계학 전공자도 아니며, HRA와 관련된 연구 실적도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제 넘게 이 주제를 다루는 이유는 통계적·기술적인 접근이 아닌 실무적인 관점에서 고민하는 바가 무엇인지, 그 과정에서 무엇이 중요하다고 느꼈는지 그리고 인사 담당자가 앞으로 해 나가야 할 과제가 무엇인지를 객관적으로 기술할 수 있다고 생각하여, 사내에서 짧게나마 HRA의 경험을 바탕으로 몇 차례에 걸쳐 HRA에 대한 아티클을 기재하고자 한다.
2. HR Analytics의 개념
최근 운이 좋게 사내에서 HRA와 관련된 업무를 수행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다. 이 업무는 우리가 HR의 효과로서 흔히 이야기할 수 있는 몰입도, 만족도 증가 등의 정성적이고 추상적인 관점에서 벗어나 매출액, 영업이익 및 인건비 등 재무적 관점에서 비즈니스를 이해하고 중·장기적 관점에서 데이터를 기반으로 증거기반의 의사결정의 풍토를 만들어야 했으며, 과거 수행했던 인사관리 업무 방식과 다른 사고방식을 필요로 했다.
이를 위해 각 부서의 다양한 구성원들과 함께 작업을 하였는데 시작부터 난관에 부딪혔다. 도대체 HRA가 뭔지? 이걸 왜 해야 하는지? 그리고 이를 통해 만들어 낼 수 있는 결과가 무엇인지? 등 논의를 하면 할수록 나아가야 할 방향과 점점 멀어졌다. 이 중에서 가장 큰 난관은 바로 개념과 목적에 대한 이해였다. 그리고 부서장 및 임원과의 의사소통시에도 가장 큰 난관도 개념과 목적에 대한 이해였다.
그렇다면 HRA의 개념은 무엇일까. 국내외 유수의 학자와 연구자료에 따른 HRA의 개념은 아래 표와 같다.
표1. HR Analytics의 정의
구분 | 저자 |
정의 |
해외 |
Bassi(2011) | 개인, 조직성과의 향상을 위해 사람과 관련된 의사결정의 질을 높이는 방법론 및 통합적 프로세스 |
Heuvel&Bondarouk(2016) | 더 나은 의사결정을 내리기 위한 목적으로 사업성과에 대한 인적 요인을 체계적으로 확인 및 정량화 하는 것 | |
Marler&Bondarouk(2016) | 조직성과 및 데이터 기반 의사결정 형성을 위해 기술적, 시각적, 통계적 분석을 활용함으로써 HR 프로세스, 인적자본, 조직성과에 대한 데이터를 분석하는 프로세스 | |
국내 |
김용근(2016) | HR차원의 효율성을 넘어 사업에 영향을 주는 인력 활용을 극대화하고, 사업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인적자원 관련 데이터 기반 의사결정 체계를 의미 |
양재완·박우성(2020) | 사업 성공을 위해 HR 관련 정보를 통계적 추론과 예측모형을 통해 분석하고 해석하여 의사결정에 도움을 주는 활동 |
Bassi(2011. Raging Debates in HR Analytics)에서 HRA는 “증거기반의 접근방식으로서 개인, 조직성과의 향상을 위해 사람과 관련된 의사결정의 질을 높이는 방법론 및 통합적 프로세스”라고 밝히고 있고, Heuvel&Bondarouk(2016, The rise (and fall) of HR analytics)에서 HRA는 “혁신적인 통찰력을 제공하고, 더 나은 의사결정을 내리기 위한 목적으로 사업성과에 대한 인적 요인을 체계적으로 확인 및 정량화 하는 것” 이라고 밝히고 있다.
우리가 눈 여겨 보아야 할 것은 ‘의사결정’ 이라는 단어이다. 다수의 HRA의 개념에서 ‘의사결정’이라는 단어를 발견할 수 있고, 이를 실무적인 관점에서 정의하자면 HRA는 “데이터를 바탕으로 증거기반의 의사결정 풍토를 조성하고, 의사결정을 질을 높이기 위한 활동”으로 개념을 정리할 수 있다. 나아가 HRA의 활용은 그간의 HR 정책과 관행의 효율성을 개선하고 HR의 가치를 스스로 입증함으로써 HR의 전략적 기능의 강화와 조직의 경쟁우위에 기여할 수 있다.
3. HR Analytics에 대한 오해와 실무자의 역할
HRA에 가질 수 있는 대표적인 오해는 화려한 통계적 기법을 활용하여 수식을 만들어 변수를 조정해 즉시 답을 내릴 수 있는 수단이라는 오해가 있다. 이런 오해를 전제로 HRA를 접근하게 되면 즉시 답을 찾아내기 위해 변수와 가정을 고려하지 않고 단기적인 결과에만 집중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최근 퇴직률이 높게 나타난다고 가정했을 때 특정 시기에 퇴직률이 높은 이유를 찾아 해당 변수를 제거하려고 하거나 다양한 변수와의 관계를 고려하지 않고 특정 데이터를 기준으로 성급한 결론을 내리게 될 경우 우연히 접근방식이 옳게 보일 수 있으나 시간이 지날수록 접근방식의 오류가 발생하게 될 것이다.
이 경우에는 퇴직률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다양한 변수를 유형화하고 데이터 수집 원칙을 수립한 뒤 각각의 상관관계를 따져본 뒤 가설을 수립하여야 한다. 이 가설을 바탕으로 직원 인터뷰, 현업 의견 반영 등 끊임없이 가설을 검증하여야 하고 수립된 가설이 지속적으로 유의하다는 점을 밝히기 위해 데이터 관리 프레임 워크를 형성해야 할 것이다.
HRA는 단순히 버튼 하나만 누르면 가치 있는 인사이트를 도출하는 도구가 아니라 하나의 프로세스임을 명심해야 하고, 결과만을 쫓아 답을 찾거나 단기적인 시각만을 가진다면 HRA는 출발할 수 없을 것이다.
이를 위해 실무자는 도입 단계에서 두가지 역할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첫번째 HRA의 개념과 도입목적을 명확히 인지해야 한다. HRA의 도입 시 주위에서 숱한 챌린지를 받을 것이다. 이때 HRA의 명확한 개념과 목적을 가지고 있다면 진행하는 과정에서 흔들리지 않을 것이다.
두번째 자유로운 사고와 도전정신을 갖추어야 한다. 수 많은 데이터를 다루다 보면 세울 수 있는 가설들이 상당히 많다. 탄탄한 가설수립을 위해서는 반드시 자유로운 사고와 도전정신이 필요할 것이다.
시작이 반이라 하지만 그 시작은 우리를 매우 힘들게 할 것이다. 흔들림 없이 나아가기 위해 HRA의 개념을 반드시 이해하고 시작하자.
* 참고문헌
– Raging Debates in HR Analytics(Laurie Bassi, 2011)
– The rise and fall of HR analytics(Heuvel&Bondarouk, 2016)
– HR 애널리틱스 활용사례 연구(서정오, 최우재, 김용근, 2020, 기업경영연구 제27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