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으로만 버틸 수 없었다, 공격 개시

코로나가 2년을 다 채울 분위기네요. 그간 당신의 몸과 마음은 어떻게 변했나요? 더 건강해졌나요? 어떤가요? 저는 코로나가 오기 전부터 몸이 심상치 않았어요. 종합검진 결과에는 내 몸이 안 좋은 쪽으로 가고 있다는 시그널이 잔뜩 들어 있었습니다. 믿을 건 몸뚱이뿐이었는데, 어쩌면 좋나요. 한 숨만 쉬다, 약을 먹어야 하나? 해서 약을 챙겨 먹기 시작했습니다. 일단 방어를 시작했으니, 그다음은 공격이죠. 전열을 가다듬었습니다.

골프를 해 볼까?

어떤 걸 해 볼까? 지인들이 하고 있는 운동을 살펴봤죠. 나이가 나이라 유독 골프가 많았습니다. 그런데 이건 돈도 많아야 하지 않나요? 슬프지만 패스. 테니스도 꽤 있더라고요. 무릎이 쌩쌩하던 시절, 스쿼시 했던 기억이 떠올랐습니다. 어디에서 테니스를 치지? 하며 이리 보고 저리 보니, 우리 동네에서는 테니스장을 찾을 수 없었습니다. 차를 타고 한 참을 가야 했습니다. 테니스를 치자고, 이사를 할 순 없는 노릇이니 이것도 패스. 우리나라 국민들이 참 좋아하는 생활체육 배드민턴. 요것도 눈에 들어왔습니다. 친구가 이걸로 살을 확실히 뺐다며, 다이어트엔 배드민턴이라고 추켜 세웠죠. 에이 설마? 했는데, 그 친구랑 웃으며 시작한 게임은 울면서 끝이 났습니다. 진짜 죽을 맛이던데요. 그렇다면 몸은 살맛이겠네? 오호~ 이걸 해 봐야지. 마음이 급히 기울었습니다. 그런데 이건 혼자서 할 수 없는 운동이지 않나요? 모임에 나가거나, 누군가와 함께 해야 했습니다. 모임에 나가는 건 부담이고, 동네엔 배드민턴 클래스가 따로 없고, 그 친구는 멀리 있으니 이것도 참 만만치 않았습니다. 곁에 있는 누군가는 마님과 자식뿐인데. 마님은 밖보다 안에서 머물기 좋아하고, 아이들은 운동 파트너로 하기엔 어려도 너무 어렸습니다. 중학생만 돼도 좋을 텐데 말이죠(아, 중학생이 되면 그들이 저랑 안 놀겠죠? 이것 또한 슬픈 일이군요) 아. 뭘 하지? 또 뭐가 없나? 열심히 찾았습니다.

 

사람은 요가를 해야지!

그때 눈에 들어온 게 요가였습니다. 오래전부터 요가를 선망해 왔었죠. 친구들 중에는 요가 선생님을 하는 이들도 있고, 오래전 인도 여행이 ‘요가’에 대한 마음을 잃지 않게 만들었습니다. 아마 갠지스강이 있는 바라나시 어느 요가원에서 세계에서 온 여행객들과 어설프지만 온 몸을 비틀며(다른 분들은 요가였고, 나는 몸 비틀기 수준이었죠) 온갖 해괴한 자세를 취했던 경험은 웃기지만 오래오래 잔향이 남아 있습니다. 그래! 요가다. 마음도 너덜너덜해졌으니, 요가로 몸도 바로 잡고 마음도 챙길 수 있겠단 계산이 바로 섰습니다. 어른이 되어 이렇게 계산이 빨랐던 적이 또 있을까 싶네요. 아파트 단지를 한 바퀴 돌며 요가 학원을 찾았습니다. 시내에서 그렇게나 자주 보였던 요가학원이 생각보다 동네에선 찾기 어렵더라고요. 대신 태권도 학원은 골목마다 있었습니다. 마치 교회처럼요. 아이들에겐 태권도가 하나의 종교일 수 있겠단 생각이 들었습니다. 다행히 한 곳을 발견하고 전화번호를 저장했습니다. 검색해보니, 평도 나쁘지 않았어요.

“그래! 저곳으로 가자.”

뭔가를 시작한다고 생각하니, 마음은 이미 콩밭에서 콩닥콩닥. 맞다. 요가를 하려면 옷이 필요할 텐데, 어디 보자. 룰루레몬? 운동은 장비빨이라 들었습니다(장비가 좋아야, 잔부상도 없다는 묘한 합리화 아닐까). 요가엔 장비가 없으니 옷이라도. 그런 마음으로 룰루레몬 사이트를 동네 편의점 오가듯 들락거리며 남자 요가복과 옷을 바구니에 척척 담았습니다. 자, 시작하면 너네는 바로 우리 집으로 와야 해! 하며 인사를 전했죠.

마음 먹으면, 바로 시작을

그런데 이게 웬일인가요. 운동을 하려는 마음과 그중에 요가를 하고자 하는 마음까지 정했는데. 그놈의 발길이 생각보다 쉽게 떨어지지 않았습니다. 도대체 언제 가냐?를 정하지 못했습니다. 일이 들쑥날쑥인데 일주일 중 정해진 시간에 간다는 게 쉽지 않았던 거죠. 등록만 하고, 못 가는 날이 많으면 (돈을 버리는 셈이니) 또 얼마나 속상한 일인가요. 그렇게 시간이 이래저래 저래이래 흐르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다, 코로나의 기습을 받았고 짧게 끝날 것만 같았던 그 (나쁜)녀석은 미련 많은 유령처럼 오래오래 우리 곁을 떠나지 않고 있네요. 코로나 시기, 실내 운동은 위험한 일로 비쳤고, 그렇게 요가에 대한 의지는 꺾이고 주저앉아 버렸죠. 아, 이제 어쩐다. 진작 시작할 껄. 코로나 전에 전문가의 도움을 받고 자세를 조금 잡을 수 있었다면 유튜브 보면서 혼자서도 이어갈 수 있었을텐데.

 

후달릴 것인가, 달릴 것인가?

마음만큼은 부푼 풍선처럼 빵빵했던 요가, 그걸 내려놓으니 이제 만사 귀찮아졌습니다. 긴장이 풀려 버린 거죠. 될 대로 되란 마음이 컸습니다. 그런데 몸은 그 시기를 통과하며 더 안 좋아지는 느낌이었습니다. 뭘 해야만 하지? 아니 뭘 할 수 있지? 혼자서 해야 하고, 실외에서 할 수 있는 걸 찾았습니다. 전문가의 도움을 받지 않아도 될 만한, 쉬운 운동을 찾아야 했습니다. 이런 조건에 해당되는 게 뭐가 있을까요? 네. 몇 가지가 떠오르죠? 등산, 걷기, 달리기 등이 있습니다. 이 가운데 저는 ‘달리기’를 택했습니다. 등산은 주말에만 가능한 것이고, 더군다나 시간이 많이 필요한 운동입니다. 저에게 주어진 운동시간은 고작 하루 2시간 이내입니다. 주말엔 육아를 해야죠. 혼자 운동한다고 반나절이나 하루 종일 어딘가에 간다면, 운동하려다 죽음에 가까운 상황을 직면하게 된다는 걸 다들 아시죠? 네. 주말은 가족과 함께죠. 걷기도 좋은 운동이긴 하지만, 제겐 조금 미약한 느낌이었습니다. 뚜벅이 생활 십수 년. 하루에도 기본 만보 이상은 걷습니다. 그러니 굳이 시간을 내서 또 걷기를 한다는 건 또 안 될 말이었죠. 그렇게 후보들 가운데, 하나하나 지워가니 남는 건 하나. 바로 달리기. 요가의 실패(생각난 김에 바로 하지 못한)를 거울삼아, 집구석에 있던 반바지와 반팔 셔츠 입고, 일단 나가 뛰었죠. 마음만 앞선 요가와 달리 달리기는 일단 행동을 취했습니다.  지난해 9월, 그렇게 저는 달리기를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달리기를 시작한 지 이제 1년이 되었네요. 오늘은 제 삶에 거의 존재하지 않았던 ‘달리기’란 운동을 어떻게 시작하게 되었는지 소개를 해 드렸습니다. 다음 달 글에는 달리기 초보가 어떻게 1년동안 꾸준하게 달리기를 해 왔는지 소개하려 해요. 살짝 힌트를 드리자면 이걸 사이드 프로젝트로 만들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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