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직행동 [외전外傳], 제페토 · ZEPETO

3D · 5G · AI · VR · AR 총 집결지 제페토

 

어느 해 이런 말을 들었다. 유튜브는 초등학생이 장악했다. 그럴 수 있다 싶었다. 한참 뛰어놀 나이에 학원과 집을 오가는 일 말고는 딱히 추억 만들기를 할 수 없는 아이들이 나름의 탈출구라고 여겼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시간이 오래가지 못했다. 다양한 유튜브 방송국이 속속 문을 열었고, 누가 얼마 벌었다는 뉴스가 화제가 되면서 애들은 사라졌다. 그 많던 우리 애들은 어디에 간 것일까.

 

메타버스가 2021 정거장에 도착하면서 새로운 일상이 열렸다. 이를 세상이라고 부르지 않았다. 월드라고 한다. 제페토 월드 말이다. 전 세계 2억 명이 이 월드에서 현실 세계와는 다른 일과를 시작한다. 이 월드 일과 주인공은 초등학생을 포함한 10대가 대략 80 ~ 90%라는 것이다. 유튜브를 떠난 그 아이들이 제페토로 몰려온 느낌이다.

 

얼마나 혈기 왕성한지 걷는 애는 없었다. 뛰어다니거나 점프를 하거나 춤을 추거나 한다. 또한 자신을 맘껏 있는 힘껏 표현한다. 거리낌도 없다. “우리 반모(반말) 할까?” “그래!” 하는 순간 그냥 말을 놓는 친구가 된다. 그 자리에서 “너, 몇 살이니?” 되물으면 일고의 여지없이 아바타는 돌아선다. 이를 옳다 그르다 논할 마음은 추호도 없다. 이 제페토 월드 문화를 만들고 있는 이 아이들이 현실 세계로 돌아왔을 때 그들이 만드는 미래 사회를 상상해 볼 뿐이다.

 

제페토 월드 체험은 아바타를 선정하고 꾸미는 일부터가 시작이다. 이렇게 꾸민 아바타를 포스팅하면, 여러 사람이 좋아요를 누르고 덧글도 남기곤 한다. 마치 페이스 북과 인스타그램을 연상하게 했다. 또한 몇몇 기업의 마케팅을 위한 월드, 아이돌 가수를 만날 수 있는 월드 외에도 수많은 회원이 저마다 개성을 뽐내며 만드는 방이 우주의 별처럼 많다. 여러 사람을 팔로우 할 수도 있다.

 

내친김에 유경철 소통과 공감 대표, 백선영 마음톡연구소 소장, 이병훈 쇼밸류 소장과 팔로우를 맺고, 방을 만들고 한곳에 모였다. 카페에 앉아서 얘기를 나누고 기념사진도 찍었다. 제페토 월드 곳곳을 이곳 애들이 사는 방식대로 뛰어다녀도 봤다. 다리가 아프지는 않았지만 손가락에 경련이 일 것만 같다. 마이크로 얘기하면 웬만한 말은 채팅창에 텍스트로 올라온다. 음성인식 기술이다.

 

그러고 보니 제페토는 그냥 단순한 월드가 아니었다. 3D 그래픽 기술은 물론 이 월드를 지탱하는 서버 · 네트워크, 5G 등 최첨단 기술이 총망라한 경연장이었다. 또한 여기에서 활동한 모든 것은 빅 데이터가 되어 AI 비즈니스를 가속화할 것이다. 이는 훗날 이 월드에 AR · VR 기기로까지 발전을 거듭할 것 같았다. 최첨단 기술로 초등학생 놀이터를 만든 셈이다. 해서 이 놀이터는 곧 비즈니스 각축장이 될 공산이 크다. 그때쯤 애들은 또 사라질까. 아니면 이번에는 배수의 진을 치고 이 월드를 꿋꿋이 지키는 지킴이로 거듭날까. 새 문명을 연 이 애들에게 우리 미래가 있는 것만은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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