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에서 채용이 차지하는 중요성은 굳이 강조할 필요가 없을 것 같습니다.
지난주 HR 네트워킹 모임에 참석했는데 서로의 직무를 소개하다 보니
스타트업에서 오신 분들 중 거의 대부분이 채용 담당자였던 걸 보고
대기업에서 오신 분이 놀랐던 일이 있었습니다.
사실 내부적으로 채용에 관한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스타트업에서의 채용이란
‘브랜드를 잘 모르는 후기가 없는 상품을 구매의사가 높지 않은 고객에게 파는 일’이라고
비유한 적이 있습니다.
실제로 올해만 하더라도 OOO명을 채용 프로세스 상에서 경험하면서
채용프로세스 단계별로 다이내믹한 일들을 겪은지라
정말이지 사람을 만나고 들인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가 새삼 깨닫고 있습니다.
사실 사람을 뽑는 것에 대한 고민을 하는 것도 행복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채용을 한다는 것은 회사가 성장한다는 의미이고
채용이 잘 안 된다는 것은 그만큼 내부적으로 기준이 더 높아지고
한 번 뽑을 때 우수한 사람을 뽑고 싶은 니즈가 강해졌다는 뜻일 테니까요.
간혹 채용을 회사와 지원자 간의 소개팅으로 비유하기도 합니다.
마음에 드는 이성을 만나기 위해 소개팅을 할 때와 비슷한 경험을 하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지인들을 통해 소개팅을 받는 경우도 있고
친구의 지인들 중 내가 마음에 드는 스타일을 골라 소개해달라고 조를 수도 있고
업무를 같이 한 인연으로 연락하고 지내다가 ‘자만추’가 되는 겅우도 있듯이
채용에서도 채용공고를 보고 지원하는 사람
여러 플랫폼에서 다이렉트 소싱을 통해 커피챗을 시작하는 사람
예전에 같이 일했던 인연으로 우연히 채용을 하게 되는 사람도 생기는 것 같습니다.
소개팅에서 서로의 첫인상과 외모 그리고 내면을 확인하는 과정처럼
채용과정에서 회사와 지원자 모두 서로의 니즈와 상태를 알아보기 위해 여러 가지 질문을 던지고
과연 이 사람이, 이 회사가 지금 내가 선택할 수 있는 최적의 옵션인지 고민하는 것이
마치 연애의 상대 혹은 더 나아가 결혼의 상대를 선정하는 일만큼
매우 치열한 고민을 곱씹어서 하게 되는 과정과 비슷한 것 같습니다.
실제로 이 과정에서 내가 마음에 들었던 사람에게 고백을 해서 성사되는 경우도 있지만
몇 번의 만남을 통해 썸을 타던 관계도 마지막으로 결정적인 순간에
다른 이성에게 뺏기거나 혹은 다른 연유로 만남을 이어갈 수 없게 되기도 합니다.
또는 100% 만족은 할 수 없어 어찌어찌 관계를 유지하는 상태로
더 좋은 사람을 만나려고 노력하는 과정에서 결국 그 사람이 가장 좋은 사람임을 깨닫는 순간
이미 그 사람은 나에 대한 감정이 사라지거나 다른 사람을 만나게 됐다는 소식을 듣기도 합니다.
결국 사랑도 그러하듯 채용도 타이밍이라
회사가 원하는 시점에 원하는 인재를 만난다는 것은
어찌 보면 내가 솔로가 된 시점에 내가 좋아하는 이상형의 이성이
마침 소개팅을 할 수 있는 상태가 되어 있는 데다가
나와 연결되는 무엇인가가 있는 사람이어야만 가능한 확률처럼 매우 희박한 것일 겁니다.
그래서 처음에는 정말로 마음에 드는 사람만을 채용하겠다는 생각으로 임하지만
결국 모든 사람이 본인의 이상형에 100% 부합하는 사람을 만날 수 없듯이,
회사의 자격요건과 우대사항들을 충족하는 우수한 사람이
우리가 제시할 수 있는 한도 내의 조건으로 채용되길 원하지만
결국엔 회사가 원하는 경력과 최대한 비슷한 경력을 가진 사람을 뽑아
서로의 장점을 바라보며 부족한 점을 보완해서 일을 하게 됩니다.
백년가약을 맺고 함께 사는 부부의 단계가 연애의 결실이라고 하지만
실제로 부부가 함께 살면서 연애할 때의 설렘이나 배려를 지속할 수 없는터라
초반의 설렘보다는 서로의 부족한 점을 이해하고 보듬으며 살 때 행복해지듯이
우리 또한 지원자와 회사가 처음 만나 면접과 처우협의를 거쳐 입사를 하게 되었더라도
실제로 함께 일하며 서로의 민낯을 드러내기도 하고 기대하던 것들이 무너지기도 하면서
그 과정을 극복해 나가는 것이 결국 회사와 구성원이 오래가는 과정의 일부이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결국 좋은 사람을 뽑기 위해 회사는 더욱 성장하고 그 와중에 채용브랜딩을 지속해서
채용시장에서 멋진 회사로 인식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사람을 뽑은 뒤에 함께 일하고 호흡하는 과정에서
채용과정에서 이야기했던 많은 것들이 실제로 구현되고 적용되며 더 좋아지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회사의 구성원들이 큰 용기를 내어 입사하시는 분들에게
함께 일하게 될 이 회사의 현황과 장점들을 잘 전달해 주고
신규 입사하시는 분들이 더욱 빠르게 적응할 수 있도록
회사의 온보딩 프로그램 역시 함께 개선해야 합니다.
프리온보딩 – 온보딩 과정 – 각종 퀘스트 수행 – 웰컴파티 등을 통해
회사의 다양한 조직의 구조와 하는 일뿐만 아니라
회사의 다양한 사람들과의 접점과 소통을 늘리고 나만의 온보딩 버디와 주기적으로
소통하는 시간을 통해 회사를 조금 더 빠르게 이해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같은 분기에 입사하신 분들과 온보딩의 소회를 나누고 회사에 대한 퀴즈를 풀며
진정으로 회사의 일원이 되는 순간까지 함께 하는 온보딩을 말이죠
오늘도 한 걸음 더 성장하는 회사에서는
언제나 신규입사자 분들을 열렬히 환영합니다.
우리 회사랑 결혼하실 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