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가 모든 것을 바꾸어 놓았다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시대이다. 비대면 재택근무가 일반화되고, 삼성, 현대차, SK, LG 등 대기업 중심의 취업시장이 네카라쿠배로 대표되는 IT/플랫폼 기반의 스타트업 기업들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다. 기존 대기업들이 연공서열을 타파하기 위해 직급을 통합하고 승진 연한을 폐지한다는 뉴스도 최근 크게 보도되기도 하였다. 또한 스타트업들이 주로 활용하는 주식형 보상제도를 도입하는 대기업들 또한 등장하고 있다. 5년 전만 하더라도, 상상하기 어려운 변화들이지만, 이제는 이러한 변화가 뉴노말이 되고 있다. 취업시장의 중심축이 다수의 스타트업 및 플랫폼기업로 이동하면서, 이들이 만들어내고 있고는 이직 시장의 규모 또한 이전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커졌다. 그래서 이직을 바라보는 우리의 시각 또한 재정의 되어야 한다고 생각하며, 그러한 관점에서 2022년 대한민국에서 이직이 가지는 의미와 이를 어떻게 준비하고 활용해야 하는지에 대한 나의 생각을 공유해보고자 한다.
먼저 평생 직장이라는 개념이 더 이상 존재하는 세상이 아니기 때문에 이직은 더 이상 선택의 문제가 아니다. 개인의 커리어 개발이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이직을 개인의 경력 개발을 위해 적극적 그리고 필수적으로 활용하고 그것의 활용 빈도 또한 점점 높여갈 수 있다. 또한 이직을 활용함 있어, 사람들은 더 이상 현재 회사와 이직 대상 회사를 단순히 비교하지 않는다. 다양한 이직 가능 회사들을 단기적 그리고 동시에 장기적인 관점에서 비교 분석한다. 그리고 개인의 중장기 경력 목표를 달성함에 있어 현재 개인에게 가장 필요하고 적합한 곳을 이직 대상 회사로 선정하기도 한다. 다시 말해 이직을 하는 목적이 또 다른 이직일 수도 있다는 얘기다. 또한 좋은 조건에 최종 합격 통보를 받았다 할지라도 여기서 의사 결정을 종결 짓기 보다는 이를 현재의 회사에서 수행하는 역할의 조정 또는 보상 조정 협상에 활용하기도 한다. 이렇듯 이직은 단순히 회사를 옮기는 과정이 아니라, 개인의 경력 개발에 있어서 전략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아주 매력적인 경력개발 도구이다. 현재의 회사에 만족하기 때문에 나는 이직에 관심이 없다라는 말은 본인의 장기적인 경력 목표를 특정 회사에 한정하면서 스스로의 경력개발 기회를 매우 좁고 제한적으로 잡고 있다고 말하는 것이나 다름이 없는데, 빠르게 변하고 있는 취업시장과 이직을 생각하면서 취할 수 있는 다양한 정보들을 고려했을 때, 추천하고 싶은 방향은 아니다.
실제로 2021년 11월 취업정보 사이트 진학사 캐치가 국내 직장인 1467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직 경험이 있다”고 답한 응답자가 전체의 47.1%(691명)에 달했으며, 아직 이직 경험이 없는 직장인이라도 10명 중 8명이 “이직 의사가 있다”고 답했다.
최근 미국의 경우에도 이직의 바람이 뜨겁다. 특히 팬데믹 이후 새 직장을 찾는 것이 유행이 되다 시피하고 있다. 재택근무가 팬데믹 이후 자리를 잡으면서 추세가 지속되고 있는데다 강한 경제회복세 속에 미국내 구인난이 심화하면서 일자리가 넘쳐나고 있어 구직자들의 운신의 폭이 넓어졌다. ‘대대적인 퇴사(The Great Resignation)’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구직자들은 말그대로 새로운 취업 환경 속에서 더 높은 임금과 더 유연한 근무 환경을 좇아 이직에 나서고 있다. 미국 노동부의 2021년 11월 취업·이직보고서 (Job Openings and Labor Turnover Survey) 를 보면 총 450만명의 근로자가 퇴직했다는 것을 알 수 있고 이는 미국 정부가 집계한 20년간의 통계 중 최대치다.
한국 또한 예외가 아니다. 갈수록 많은 이들이 이직 시장을 통해 본인의 경력을 개발하고 있으며, 이는 네카라쿠배로 재편된 취업시장에서도 여실히 들어나고 있다. 그렇다면 이직은 어떻게 준비해야 하면 어떠한 기준을 가지고 선택해야 할까? 모든 직군, 연차 그리고 각각의 경력목표에 맞는 이직 전략은 존재할 수 없지만, 약 15년 간의 HR 경험 그리고 외국계기업, 삼성, SK, 쿠팡 등 다수의 기업에서 근무하면서 이직한 경험을 바탕으로 다수의 사람들에게 적용 가능한 3가지 원칙을 아래와 같이 제시하고자 한다. (*단, 현재 재직하고 있는 회사, 수행하고 있는 직무 그리고 경력 수준에 따라 아래 3가지 원칙이 모두 적용되지 않을 수도 있음을 밝힌다.)
- 현재 직장에 집중하면서 최선의 성과를 달성한다.
Reference Check가 일반화되고 있는 요즘, 이직을 위해 현재 직장에서 최선을 다하지 않는 모습은, 다음의 이직이 도움이 되지 않을 뿐만 아니라,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도 있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성공적으로 본인의 커리어를 개발하고자 한다면 현재 직장에서 최선을 다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성공적인 이직을 바란다면, 현재 직장에서 함께 일하는 동료 그리고 상사와 긴밀하게 협조하고 공동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진심을 다해 노력해야 한다. 그리고 이를 통해 함께 일하고 싶은 그리고 일을 매우 잘하는 동료라는 이미지를 스스로 만들어 두어야 한다. 현재 직장에서의 우수한 평판이야 말로 성공적인 이직을 위한 가장 강력한 무기이기 때문이다. 함께 일하고 싶은 동료가 이직 한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기분이 어떨까? 진심을 다해 축하해 줄 수도 있지만, 회사 차원의 Counter Offer를 제안하는 진정 어린 스폰서가 되어 줄 수도 있다. Counter Offer가 매력적일 경우, 대상자가 현재 직장에서 보다 좋은 조건으로 업무를 수행할 수 있는 기회로 활용할 수도 있다는 것을 고려해 보면, 이직을 하지 않고도 이직의 효과를 누리는 매우 재미난 경우가 아닐 수 없다. 그리고 이러한 상황이 자주 발생하지 않을 거라고 생각하지만 성장하는 회사의 경우, 매우 빈번하게 발생하는 Event인 만큼, Counter Offer를 받아본 경험이 없다면 이를 한번 받기 위해서라도 이직에 도전해 보는 것도 추천한다.
- 이직이 필요하지 않더라도 취업 시장에 대해 늘 탐색한고 고민한다.
지속적으로 마켓의 인력 동향, 니즈 그리고 현재 내가 수행하고 있는 직무의 적정 보상 수준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공부하자. 관련 정보를 가지고 업무를 하는 것과 하지 않는 것은 매우 큰 차이를 가지고 오기 때문에 본인의 경력관리를 소중히 여긴다면 정기적으로 관련 내용에 대해 시장 상황을 모니터링하고 동종 업계 사람들과 지속적인 네트워킹 가질 것을 추천한다. 현재의 Job 시장에 대해 충분한 정보를 가지고 있을 경우, 새로운 업무 기회가 왔을 때 이를 어떻게 활용할지 등과 관련해 보다 효과적인 의사 결정을 내릴 수 있다. 또한 취업 시장의 동향은 앞으로 내가 추구해야 하는 경력 개발의 방향을 알려주는 지표로도 활용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내가 수행하고 있는 직무의 적정한 보상 수준에 대해 알고 매년 연봉 협상을 하는 것과 모르고 진행하는 것에는 많은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기 때문에, 나의 직무값이 Market에서 가지는 가치가 어느 정도이고 어떻게 변화하고 있는지 정도는 정기적으로 Check하는 것을 추천한다.
- 이직의 준비는 이직 직후부터 시작한다.
이직을 해야겠다고 마음 먹은 순간부터 이직을 준비한다면 이것은 이미 매우 늦은 이직 준비가 될 수 밖에 없다. 현재의 직무와 연결되면서, 현재의 직장 대비 부족함이 없는 회사에서 보다 상향된 역할, 보다 경쟁력 있는 보상을 받고자 한다면, 이직은 1년 전부터 준비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 또한 경우에 따라서는 충분하다고 할 수 없기 때문에 이직을 위한 최선을 환경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이직을 한 순간부터 다음 이직을 준비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 단순히 이직을 위해 이직을 준비한다는 생각은 버려야 한다. 이직이 필요한 순간이 왔을 때 또는 이직을 활용하여 자신의 Value를 높일 수 있는 순간이 왔을 때, 이를 활용하여 현재 직장에서의 역할 또는 보상을 조정할 수 있는 기회로 활용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는 매우 많은 고성과자들이 실제로 활용하는 방법이기도 하다. 매력적인 이직 기회가 왔을 때 그 기회를 취할 수 있는 것 또한 준비된 자만이 할 수가 있다. 이직을 오랫동안 준비한 사람의 경우 경력 관점에서 자신의 강점과 개선 필요 영역을 그 누구보다도 더 잘 인지하고 있고 해당 직무 시장에 대한 혜안 또한 갖추고 있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 면접에 대한 준비 또한 말할 필요가 없다. 이직의 기회에 열린 마인드를 가진 사람은 본인의 업무 성과를 정기적으로 업데이트 하면서, 다양한 형태의 면접에 대한 준비도 이미 완료가 된 사람들이다. 내가 원하는 회사/직무에서 면접의 기회가 왔을 때, 그 누구보다 면접을 잘 볼 수 있는 자신감과 실질적인 경쟁력은 그것을 오랫동안 준비한 사람에게만 주어진다고 생각한다.
이직에는 명확한 정답이 없다. 그리고 개인이 추구하는 경력목표, 경력수준 그리고 직무별 취업 환경에 따라 고려해야 하는 변수 또한 매우 다양하여 모든 사람에게 적용 가능한 Solution 은 존재하기 어려울 것이다. 따라서 위 3가지 원칙 외에도 고려할 수 있는 원칙 또한 존재할 것이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취업시장이 공채 중심에서 경력 중심으로 전환되면서 이직 시장이 이전보다 엄청나게 커졌다는 사실이고, 충분히 매력적인 경력개발 도구로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VUCA의 시대이다. 이 글이 새로운 환경에 맞는 여러분의 이직전략을 구상하는데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
와. 팀장님. 인사이트 있는 글 잘보았습니다. 너무 와닿는 내용들입니다 🙂
너무 재밌게 읽었어요. 단순히 이직을 위해서 이직준비를 하는 게 아니라는 말이 상당히 인상 깊네요. 사실 지금까지 이직이라는 주제에 있어서 많이 게을렀는데, 제 상태를 돌아보게 됩니다. 통찰있는 글 감사합니다 🙂